▲지난 26일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열린 영화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 정기총회. 주직계열화 해체와 스크린독과점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다. .
성하훈
또한 CJ에서 급여를 받아온 친기업적 관료 출신 인사가 임명되면서 영화산업 독과점 해소를 요구하고 있는 한국영화계와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는 요소다.
대기업의 독과점이 고착화 된 기울어진 운동장인 영화계 현실에서 영화산업의 혁신성장은 불가능하며, 중소배급사, 중소제작사, 영화 창작자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창출, 소득주도성장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 영화계 인사들의 입장이다.
독과점을 제한하는 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통과되지 못하고 묶여 있는 가운데, 독과점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던 인사가 장관 후보자가 되면서 입법은 더욱 어렵게 됐다.
CJ와 롯데 등 영화산업 대기업들이 수직계열화 시킨 영화산업의 폐해는 고질적인 문제다. 투자-제작-배급-상영에서 대기업의 독식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CGV, 메가박스 상영 보이콧 사례처럼 자사 배급 영화에 더 많은 스크린을 배정하는 대기업 상영관의 행태에 분노해 상영을 거부하는 상황도 생겨나고 있다.
특정영화 한 편이 스크린 독과점를 독차지해 시장의 85% 이상을 점유하는 것도 대기업 수직계열화가 초래한 영화산업의 심각한 문제다. 왜곡된 사장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영화계 입장에서 박양우 장관 후보자 내정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영화계는 문화예술계와 연대해 임명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자세다. '공대위' 준비모임의 한 관계자는 "영화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전반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인사라는 입장"이라며 "(국정 운영에) 다소 부담이 있겠지만 내정이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문화예술단체들이 연대해 반드시 부적격 인사의 장관 임명을 저지하겠다"면서 강력한 반대 투쟁을 예고했다.
이에 더해 전국언론노동조합 역시 8일 오후 논평을 통해 "박양우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박 후보자에 대해 "CJ ENM의 사외이사와 감사를 맡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배급협회장, 한국영화산업전략 센터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CJ그룹의 이해만을 충실히 반영해왔다"고 평가하며 "문화대기업의 이해를 대변해 온 인사를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용납할 순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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