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 전북 이동국의 모습.

2019년 6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 전북 이동국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하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이동국, 경기 후 인터뷰)

산전수전 다 겪은 이동국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장면이 23일 오후 7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7라운드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대결에서 나왔다.
 
전반 1분 사건이 발생했다. 수원의 골키퍼 노동건이 멀리 걷어내려고 찬 공이 전북 이동국의 얼굴을 맞고 굴절돼 빈 골대로 그대로 들어갔다. 프로 무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다소 황당한 골이었다. K리그에서만 200골을 넘게 넣은 이동국도, 경기를 중계하는 중계진도,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도 쉽게 볼 수 없는 진기한 골이었다.

이동국의 이번 득점처럼 축구에서는 '손'을 제외한 신체 모든 부위로 골을 넣는 것이 가능하다. K리그에서 터졌던 특이부위(?) 득점에 대해 돌아본다.

오스마르의 '골반 골'

이번 시즌 친정팀 FC 서울로 복귀한 오스마르는 모든 게 술술 풀리고 있다. 장점이었던 패싱력과 수비력은 여전하고, 결정적인 상황마다 득점을 잡아내며 팀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이전까지 K리그에서 한 시즌 최다 4골이 최다 기록이었던 오스마르는 올 시즌 벌써 4골을 넣으며 '커리어 하이'를 예약한 상태다.
 
 2019년 5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성남 FC의 경기. 서울 오스마르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5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성남 FC의 경기. 서울 오스마르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오스마르의 향상된 득점력을 14라운드 성남 FC와 경기에서 증명했다. 후반 10분 알리바예프가 올린 코너킥을 황현수가 머리로 따냈고, 이 공을 오스마르가 그대로 '골반'으로 밀어넣었다.

황현수의 헤더 패스가 애매한 곳으로 날아오자 오스마르는 골반을 틀어 공을 골대 안으로 집어넣었다. 강력한 왼발을 가진 오스마르의 K리그 복귀골로는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었지만, 경기의 승기를 잡는 추가골을 넣은 오스마르는 환하게 웃으며 기뻐했다.

박기동, 집념 끝에 득점에 성공한 '급소 골'

2017년 K리그1 28라운드 수원과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에서 터진 박기동의 골은 근래 K리그에서 나온 골 중 가장 팬들을 웃게(?) 만든 득점이다.

전반 25분 수원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김민우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로빙슛을 시도했다. 절묘한 궤적의 슈팅은 아쉽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그 순간 빈 골대로 쇄도하던 박기동이 기회를 잡아 득점에 성공했다.
 
 2017년 9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 수원 박기동이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7년 9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 수원 박기동이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박기동의 집념이 돋보인 골이었다.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공은 박기동이 머리 혹은 다리로 해결할 수 없는 위치로 떨어졌고, 박기동은 급한 마음에 자신의 '급소'로 공을 밀어넣었다. 2017년 수원 입단 이후 득점이 없어 속앓이를 하던 박기동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득점이었다.

당시 K리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축구 팬들은 이 득점을 '남자의 골'로 명명하고 박기동의 의지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샤샤의 '신의 손' 사건

1999년 수원과 부산 대우 로얄즈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발생한 '신의 손' 사건은 K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특이한 득점이다.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부산을 2-1로 누른 수원은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도 1-1로 90분 정규시간을 끝마쳤다. 하지만 경기는 계속됐다. 당시 '무승부'를 폐지하고 스코어가 동률이면 무조건 연장전에 돌입했던 K리그의 규정 때문에, 지금과 달리 수원과 부산의 2차전 경기는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이 경기의 팽팽한 긴장감은 수원의 공격수 샤샤의 손에 의해 끊어졌다. 정말 샤샤의 '손'에 의해 승부가 결정났다.

연장 전반 8분 샤샤는 좌측면에서 슈팅처럼 강하게 올라온 크로스를 머리가 아닌 왼팔로 방향을 틀어 골망을 갈랐다. 샤샤의 명백한 핸드볼 파울임에도 득점이 인정됐고, 부산 선수들은 이 '골든 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심판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1986년 월드컵에서 마라도나가 '손'으로 득점한 후 "내 머리와 신의 손이 넣은 골"이라고 말한 것처럼 샤샤는 "손에 맞았을 수도 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라며 자신의 반칙을 에둘러 표현했다. VAR 시스템이 있는 K리그에서는 이제 보기 힘들어진 방식의 득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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