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전방위시사토크' <김미화의여러분>에 출연한 황상민 교수의 "김연아 교생실습은 쇼" 발언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2일, 황 교수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연아가) 교생 실습을 한번 간다고 쇼를 했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시켰다.

김연아 선수가 졸업 필수과정인 '교생실습'을 하는 것에 대해, '부모가 잘못 가르친다' '자격증을 수집한다'고 비방한 부분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연아 소속사 '법적조치 준비'

 CBS <김미화의여러분> 홈페이지 화면 캡처

CBS <김미화의여러분> 홈페이지 화면 캡처 ⓒ CBS <김미화의여러분> 홈페이지 캡처


황상민 교수의 발언 이후,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냈다. 인터넷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방송이니 사과해야 한다'는 황 교수에 대한 비판과, '(황교수의) 주장의 큰 목적은 맞으니 문제 없다'는 옹호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자는 지난 24일, <교수님, 김연아 선수 교생이 '쇼'라고요?> 기사를 통해, 황상민 교수의 주장이 사실에 기초하지 않았다는 점과, 그 문제점을 다뤘다.

사실에 기초하지 않는 주장이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을까? 시사 방송에 출연한 대학교수가, 사실이 아닌 말을 사실처럼 말하는 것은, 청취자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황 교수의 발언은 김연아 선수 소속사와인 <올댓스포츠>와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김연아 선수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는 황상민 교수의 발언(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김연아 선수 팬 분들의 지적이 들어와 방송을 봤다. (교수님이) 말씀하시 게 어이가 없고, 마치 사실처럼 말씀하시는 데 황당했다. (방송의)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 법적 조치 범위를, 어디까지(황상인 교수와 CBS 여러분 중) 할지는 내부 논의 중에 있다." 

CBS의 입장은 어떨까? 한 관계자는 이번 파문에 대한 CBS의 대책과 관련해서 "김연아씨의 명예를 훼손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밝힐 것이다. 딱 구체적으로, 언제까지라고 밝힐 순 없겠지만 조만간이 될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번 논란의 중심이 당사자인 황상민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24,25일 황상민 교수와 전화 연결을 시도해 의견을 들었다.

황상민 교수, '교생실습 비성실 근거? 취재해서 알려달라!"

 교생실습 중인 김연아

교생실습 중인 김연아 ⓒ 곽진성


24일 오후, 기자는 황상민 교수와의 전화연결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황 교수의 생각을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황 교수는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 방송에서, '김연아 교생실습은 쇼'라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 해명했다.   

"김연아 선수의 교생 실습만을 놓고 '쇼'라고 한 것이 아니다. (김연아 선수의) 4년 동안의 대학 생활을 놓고 봤을 때, 이야기를 한 것이다. 또 김연아 선수를 겨냥한 게 아니라 체육 특기자들의 대입 특혜 문제의 전체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김미화의 여러분> 방송과 인터뷰 전문을 살펴보면, 황상민 교수의 발언 상당 부분이 김연아의 교생실습 문제에 관한 언급이다.

특히 "(중략) 그런데 교생 실습을 성실하게 간 것은 아니고요. '교생 실습을 한번 간다고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죠"라는 문맥은, 청취자들에게 교생실습을 성실히 가지 않았다는 오해할 소지가 충분하다.

기자는 황상민 교수에게 '(김연아가) 교생 실습기간 중 김연아 선수의 '불성실 근거'에 대해 물었다. 황상민 교수는 "모른다"고 답했다. 기자는 황 교수에게 '김연아 선수가 교생실습 동안, 꾸준히 출근'한 사실을 전하고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황상민 교수는 "그런가?"고 답한 뒤, "그럼 몇 시에 출근해서 몇 시에 퇴근하는 지 정확히 아는가?"라고 다시 반문했다. 기자가, "그 부분까진 사실이라고 말할 만큼, 정확히 취재하지 못했다'라고 답하자, 황 교수가 말을 이었다.

"나도 궁금하다. 그러니 다시 취재해서 나한테도 알려 달라."

황상민 교수, "내 제자들이 교생해 봐서 아는데......"

황상민 교수는, 2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연아 선수가) 교생 실습 없이 대학 졸업장을 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지난 22일 <김미화의여러분>에서 했던 본인의 발언(본인(김연아)가 남들보다 스타라고 해서 좋은 거, 자격증 이런 것을 다 수집하려 한다)이 잘못됐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스승의날, 김연아 선수에게 꽃다발을 전해주고 기념사진을 찍는 학생들 (김연아 공식 홈페이지 화면캡처)

스승의날, 김연아 선수에게 꽃다발을 전해주고 기념사진을 찍는 학생들 (김연아 공식 홈페이지 화면캡처) ⓒ 김연아 공식 홈페이지


황교수는 그 근거로 자신의 모 대학 교육학과 교수 경험을 언급했다. 대학마다 학칙이 다를 수는 있지만, 자신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대학에서는 교생실습을 모두 하지는 않는다고주장했다.

"(나는) 교육학과에 교수로 몇 년을 있었다. 내 제자들이 교생을 해봐서 아는데...... 교생 실습 없이 대학 졸업을 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물론, 대학마다 학칙이 다를 순 있지만 대부분 대학에서는 이렇게 한다."

기자가 "김연아가 재학중인 '고려대 사범대학(체육교육학과)'은 교생실습이 졸업 필수코스로 알고 있다"고 답하자, 황상민 교수는 "그럼 한번 알아보라"고 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황상민 교수 "이 나라 사람(인간)들은 '쇼'라고 하는 것에 민감!"

하지만 황상민 교수의 '(김연아가) 교생 실습없이 졸업장을 딸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기자가 고려대 사범대학 체육교육학과 관계자에 문의한 결과, "교생 실습 없이 졸업은 어떤 경우에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다.

비단 고려대 뿐만이 아니다. 전국의 많은 사범 대학에서 교생 실습은 졸업 필수과정으로 행해지고 있다.

25일 황상민 교수와 재차 전화통화를 했다. 기자는 황 교수에게 '고려대에 확인한 결과 김연아 선수의 교생실습은 고려대 졸업 필수과정이 맞다'고 말을 전했다. 기자는 이어, 이번 논란에 대한 황 교수의 입장을 묻고 답변을 들었다. 황 교수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교생 실습중인 김연아 선수

교생 실습중인 김연아 선수 ⓒ 곽진성

"김연아를 비판, 비난 한 것은 아니다. 단지, 김연아와 관련된 내 의견을 표명한 것이고, 그 의견은 (남들과) 다를 수 있다. 만약 그게 (방송에서) 문제가 되거나, 공익을 해하는 부분이라면 방송을 안 나오게 하면 된다.                                            

황상민 교수는 이어, 이번 논란이 불거진 이유에 대해서 의아해했다. 그는 광우병 민간조사단 때의 자신의 발언과 이번 사안을 비교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나라 사람(인간)들은 '쇼'라고 하는 것에 민감해 한다. 그런데 나는 광우병 사태 때도 정부 조사단 행동에 대해 쇼라고 했다. 근데 그때는 조용하더니 이번만(김연아 교생 실습건)왜 이렇게 난리인지 모르겠다."

기자가,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논란이 된 것은 아닌가?'라고 취지로 묻자, 황상민 교수는 '심리학자에게는 '안다'라는 부분에 대해서 의문과 강박증이 있다'고 답변했다.

"심리학자 입장에서 강박증이 있다. '안다'라는 부분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다. (김연아가) 교생 실습에 나온 것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만큼 알 수 있을까? 실제로 팩트(사실)라는게 학교 생활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알기 힘든 것 아닌가? 심리학자가 사람 행동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기사에 보도되는 몇가지 단서를 보고 할 뿐이다."

황상민 교수는 김연아 선수 소속사인 <올댓 스포츠>의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움직임에 대해 "다른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올댓스포츠가)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누구를 향해서 그런 소리를 한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입장이 없다. 내가 이야기한 것을 마음대로 생각하는 게 문제다."

황상민 교수는 "과도한 영웅주의도 문제고,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도 문제다. 영웅주의 때문에 황우석 사태도 났던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황 교수는 "제대로 된 국민들의 판단이 없었다면 그 사람(황우석)이 국회의원 되고 대통령 됐을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기자가 "그런 이유로 무엇보다 정확한 '사실 확인'이 중요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황상민 교수는 또 '말꼬리'를 잡는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대화도중, 자주 말꼬리를 잡는다며 기자를 지적했고, 결국 자신의 생각을 밝힌 뒤 '할 말을 다했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김연아의 교생실습, 이렇게 한다

 교생실습에 임하는 김연아 선수

교생실습에 임하는 김연아 선수 ⓒ 곽진성


김연아 선수는 5월, 고려대 체육교육학과 졸업 필수과정인 '교생실습'을 시작했다. 첫 수업을 위해서는 2주간 가량 준비를 했다. 그리고 현재 교생 실습에 빠짐없이 임하고 있다. 주말을 제외하고 그녀가 교생실습지인 진선여고 출근하지 않은 날은, 진선여고 학생 모두가 쉬는  '개교기념일'(21일)뿐이다.

5월 29일 오전에는 취업박람회에 참여했다가 다시 학교(진선여고)에 돌아오는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선여고에서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좋은 취지라 판단하고 '특별 외출'을 허락했다.

기자는 이런 '사실'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김연아가 학업에 불성실 여부에 대해 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스포츠스타의 입학 특혜'를 비판하는 것은, 사회적 거대 담론이기에 기자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 

김연아 선수는 얼마 전, 졸업시험 합격을 했다. 올댓스포츠 관계자에게 그 사실에 대해 묻자, "합격했냐? (웃음) 모르고 있었다"고 놀라워했다. 만약 시험에 떨어졌다면, 또 한 번 '학업 불성실' 논쟁이 벌어졌을지 모를 일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김연아 선수의 반응을 물었다. 최근, '김연아 선수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타언론의 보도까지 나온 터였다. 정말 그럴까? <올댓스포츠> 관계자가 답했다.

"언론에 김연아 선수의 심경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연아 선수의 반응은 그냥, 참 뭐, (그렇다.)"

김연아 황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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