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평창 동계 올림픽의 뜨거웠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평창·정선·횡성에서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이 열립니다. 오늘의 주인공, 청소년 선수들의 감동의 무대가 펼쳐지는, 다시 강원으로 초대합니다.[편집자말]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서 첫 승을 거둔 믹스드 컬링 대표팀. 왼쪽부터 김대현, 이소원, 권준이, 장유빈 선수.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서 첫 승을 거둔 믹스드 컬링 대표팀. 왼쪽부터 김대현, 이소원, 권준이, 장유빈 선수. ⓒ 박장식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 나선 4인조 믹스드 컬링 대표팀이 첫 경기로 만난 브라질을 상대로 압도적인 전력차를 자랑하며 대승을 거뒀다.

20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개막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청소년 대표팀(이소원·장유빈·권준이·김대현)이 브라질을 상대로 17대 1이라는 경이로운 점수차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매 엔드 스틸을 이어가면서 브라질을 압도하는 등, 첫 경기 '몸풀기'를 완벽히 해냈다.

경기 후 만난 선수들은 많은 관중들 앞에서 처음 치른 경기를 무사히 잘 마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선수들은 "응원을 받으며 점점 긴장이 풀렸다"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 역시 드러냈다.

'굿 샷'에 쏟아진 박수... 홈 팬 앞 첫 경기 단추 잘 꿰었다

관중들의 열기로 훈훈한 강릉컬링센터의 모습도, 의성 출신 선수들이 북적북적한 경기장을 일순간 조용하게 만드는 '콜'을 하는 것도, 의성고등학교 김대현·권준이 선수와 의성여자고등학교 이소원·장유빈 선수가 합심한 '연합 대표팀'이 치른 첫 경기는 6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이 생각나는 풍경이었다. 

B조에 속해 첫 경기로 브라질(스킵 페드로 히베이루)을 상대한 대표팀. 드로우 샷 챌린지에서부터 브라질을 이기며 첫 엔드 후공권을 가져온 대표팀은 1엔드부터 공격적인 작전을 펼쳤다. 초반 가드 하나만 세우고 하우스 안에 스톤을 최대한 많이 밀어넣겠다는 전략이었다.

브라질과의 전력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브라질은 하우스 안의 우리 스톤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했다. 첫 엔드부터 기세를 잡은 대한민국은 한 엔드에 할당된 8개의 스톤 중 다섯 개를 하우스 안에 집어넣은 데다, 스킵 김대현의 라스트 샷까지 브라질의 스톤을 빼내고 멈추는 데 성공하며 첫 엔드부터 6점의 다득점을 만들어냈다.

2엔드에도 한 점을 스틸하는 데 성공하며 초반부터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은 대표팀은 이어지는 3엔드에서도 석 점을 얻어내며 10대 0의 스코어를 만들었다.

브라질은 웨이트나 딜리버리, 라인 감각에서도 난조를 보이며 한국과의 여실한 실력차를 보였다. 특히 4엔드에는 한국이 하우스 안에 스톤 여섯 개를 넣은 상태였지만, 하우스 버튼이 비어 있었기에 브라질이 마음만 먹는다면 스킵 샷을 성공시킬 만도 했건만, 던진 스톤은 하우스 근처도 오지 못했다.

4엔드 여섯 점을 만드는 데 성공한 대표팀은 5엔드에도 한 점을 추가, 17대 0으로 경기를 압도했다. 브라질은 6엔드에서야 스킵 샷에서의 버튼 드로우에 성공하며 1점을 만들었고, 브라질 선수들은 목표를 다 한 듯 서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더니 한국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한국의 첫 경기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승리요정'이 된 관중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는가 하면, 좋은 샷이 나올 때는 크게 박수치고 환호하며 대표팀 선수들의 '응원요정'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첫 경기 감각을 잡아야 하는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었던 응원이었다.

"응원 들으니... 국가대표 되길 잘 했구나 싶었습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사람들의 주목 속에 열리는 대회를 처음 치르다보니 긴장이 채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장유빈 선수는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하는 것이 처음이어서 긴장되기는 했었다"면서도, "그래도 다음 경기부터는 긴장 풀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대현 선수도 "많은 관중 분들이 와주셔서 응원하시는 것을 들었을 때에는 가슴이 뜨거워졌다"면서, "국가대표 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고 웃었다.

김대현 선수는 완승의 원동력에 대해서는 "사실 브라질 팀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처음에 생각했었는데, 샷을 성공시키면서 자신감도 얻고, 우리끼리 서로 다독였던 덕분에 우리의 좋은 플레이를 현장에 오신 관중 분들께 보여드린 것 같다"며, "정말 다행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제 첫 발을 뗀 선수들이다. 아직 예선은 여섯 경기가 더 남아있다. 권준이 선수는 "브라질과의 경기도 잘 했지만, 유럽과의 경기가 남아서 어렵다"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플레이를 하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앞으로의 경기에서 좋은 퍼포먼스 보여주겠다"라고 각오했다.

믹스드 컬링 대표팀은 21일 오전 10시부터 이탈리아와 경기를 하고, 같은 날 오후 6시에는 스위스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는 등, 앞으로 남은 여섯 번의 라운드로빈 경기를 치러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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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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