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이 기존 슈퍼리그와 챌린지리그 대신 잠시 색다른 내용을 마련했다.

16일 방영된 <골 때리는 그녀들>에선 한국 축구와 묘한 인연을 갖고 있는 유럽 포르투갈 방문기가 소개됐다. 갑자기 "연예인 팀 끼리의 경기 대신 웬 해외여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번 방송의 발단은 사실 지난 9월 진행된 <골때녀> 올스타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레드팀 대 블루팀으로 나눠 펼친 시합에서 승리한 팀에게 '유럽 축구 탐방'을 부상으로 제공했기 때문.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에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한국과 함께 같은 조에 속한 포르투갈을 가게 됐다. 그리고 이 동행에 박지성도 함께 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색다른 이벤트도 마련되었다. 20년전 한국 수비진에게 꽁꽁 묶였던 당시 포르투갈 대표팀의 주역 루이스 피구도 이번 촬영에 동참했다. <골때녀> 올스타팀 대 포르투갈 여성 축구팀과의 친선 경기에서도 1일 감독을 맡게 되어 관심을 모았다.  

챔피언스리그 관전... 현지의 뜨거운 축구 열기 체감
 
 지난 1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포르투갈은 20년 만에 월드컵 맞대결이 이뤄지는 상대국이면서 여전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권을 유지하는 유럽 축구 강호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장거리 여행의 첫날 <골때녀>가 찾아간 곳은 다름아닌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열리는 리스본 소재 이스타디우 주제 알발라드 경기장이었다. 5만 명 관중을 수용하는 이곳은 포르투갈 프리메이가 리그 소속의 명문 구단 스포르팅 CP의 홈구장이기도 하다.

​루이스 피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몸담았던 스포르팅과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프랑크푸르트의 챔피언스리그를 현장에서 관전하면서 상상 이상의 현지 축구 열기를 몸소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다음날엔 역시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명문 구단 SL 벤피카의 홈구장 이스타디우 다 루스를 찾아가 다채로운 볼거리를 화면에 담았다. 

한편 <골때녀> 선수들보다 하루 먼저 리스본에 도착한 배성재-이수근 콤비는 현지에서 박지성을 만나 식사를 나누면서 과거 멘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동료들의 근황 및 단톡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지성 vs 피구... 20년 만에 예능에서 만나다
 
 지난 1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이번 <골때녀> 포르투갈 방문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 건 다름아닌 박지성과 루이스 피구의 재회였다. 지난 2000년 발롱도르, 2001년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고 포르투갈을 축구 강팀으로 이끈 그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 리그전에서 가장 요주의 인물 중 한명으로 손꼽혔다.  

​그를 막기 위해 당시 한국 대표팀을 이끌던 히딩크 감독은 송종국, 이영표 등 여러 선수들을 교대로 달라 붙이는 '찰거머리 수비'를 선보였고 이는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박지성의 그림 같은 결승골로 포르투갈을 1대0으로 격파한 한국은 이후 4강까지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 리그전 탈락의 고배를 마신 포르투갈에는 현재 한국팀 감독을 맡고 있는 파울루 벤투도 주전 선수로 활약한 바 있다.

피구는 "한국이 너무 잘 싸웠고 조직력이 탄탄하고 위치선정도 좋았다. 공격수들이 빨라서 우리를 힘들게 했고 (포르투갈에겐) 좋은 결과가 따르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에 대해선 "지략적으로 너무 좋았다. 감독을 잘 할거라고 생각했다"고 덕담을 건냈고 "손흥민, 김민재 외에도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다"고 창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존 예능 활용, 월드컵 분위기 조성
 
 지난 1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오는 21일 새벽 1시(한국시간) 카타르 대 에콰도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될 예정이다. 늘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을 전후해 각 방송사들은 이와 관련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마련해 방영하곤 했다. SBS는 그 일환으로 여성 축구 예능 <골때녀>를 통해 '월드컵 모드'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물론 시청자들 반응은 엇갈린다. <골때녀> 리그전을 보기 위해 기다렸던 분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유럽 현지의 축구 문화에 관심 많은 시청자 입장에선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기에 색다른 관전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극과 극 반응이 존재하긴 했지만 스포르팅 CP를 응원하는 현지 팬들의 응원부터 각종 기념품 매장, 시내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는 축구에 대한 그곳 시민들의 애정을 화면을 통해 짧게 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골때녀> 포르투갈 방문 편이 거둔 나름의 수확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유럽이라는 이국적인 풍경, 20년 전 스타플레이어들의 등장 등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골때녀>는 제법 재미난 축구 여행의 기회를 시청자들에게도 마련해줬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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