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의 사망자가 125명으로 수정됐다. 

인도네시아 경찰청은 2일(현지시각) 사망자 일부가 중복 집계된 것을 확인했다며 기존 174명이라고 발표했던 사망자 수를 125명으로 최종 수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태가 위독한 부상자도 있어 사망자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의 에밀 엘레스티안토 다르닥 부지사는 현재 100여 명의 부상자가 8개 병원으로 나뉘어져 치료받고 있으며, 최소 11명이 위독하다고 전했다. 

이번 참사는 전날 밤 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열린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프로축구 경기가 끝나고 벌어졌다. 

인니 경찰, FIFA 규정 어기고 최루탄 쐈나 

아레마 FC가 홈경기에서 라이벌인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에 23년 만의 패배를 당하자 화가 난 수천 명의 관중이 아레마 FC 선수와 구단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난입했다.

진압에 나선 경찰은 최루탄을 쐈고, 관중들이 최루탄을 피하기 위해 한꺼번에 출구 쪽으로 달려가다가 뒤엉키고 깔리면서 참사로 이어졌다. 현장에서만 34명이 숨졌고, 다른 피해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 사망했다. 

또한 수용 인원이 3만8000명인 경기장에 이날 4만2000여 명이 넘는 관중이 입장한 것도 참사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며 철저한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프로축구 경기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찰이 최루탄 사용을 금지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을 어기고 과잉 진압에 나섰다가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FIFA의 '경기장 안전·보안 규정' 제19조에 따르면 선수 및 관계자 보호와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경기장과 주변에 경찰을 배치할 수 있지만, 총포류나 최루탄을 소지하거나 사용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320명이 숨지며 축구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1964년 페루 리마 국립경기장 사고도 경찰의 최루탄 사용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경찰이 관중들 구타" 주장도... FIFA 회장 "믿을 수 없는 사고"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또한 경찰이 관중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휘둘렀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장에 있던 한 축구팬은 "몽둥이와 방패를 든 경찰이 나타나 관중을 구타했다"라며 "최루탄을 발사하는 소리도 최소 20차례 들었다"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사무총장 우스만 하미드는 "광범위한 폭력이 발생하고, 다른 방법이 실패했을 때만 미리 경고한 뒤 최루탄을 사용해야 한다"라며 "축구 경기장에서 누구도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된다"라고 경찰을 비판했다. 

반면에 니코 아핀타 자바주 경찰청장은 "무정부 상태 속에서 관중들이 경찰을 공격했고 차량도 훼손했다"라며 "최루탄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발포한 것"이라고 그라운드에 난입한 관중에게 참사의 책임을 돌렸다.

한편,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성명을 내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고로 축구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라며 "축구인 모두에게 슬픈 날이자, 비극"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찰의 최루탄 사용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인도네시아는 2023년 5월 전 세계 24개국이 참가하는 2023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을 개최할 예정이며, 개최국은 자동으로 본선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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