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리그 최연소 통역사 박준성씨(오른쪽)

2022 K리그 최연소 통역사 박준성씨(오른쪽) ⓒ 인천유나이티드FC

 
'잔류왕' 인천 유나이티드가 2022 K리그1 파이널A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인천은 시즌 초반 스테판 무고사와 해리슨 델브리지 등 용병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더이상 약팀이 아님을 증명했는데, 비록 국내 진출 이후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준 무고사가 시즌 도중 일본으로 떠났지만 이후에도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정규시즌 4위에 안착했다.

이러한 용병들의 활약은 국내 선수들 및 코칭스태프들과 용병 사이의 원할한 소통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번 시즌 인천의 영어 통역을 담당한 통역사의 이력이 특이하다. 그의 이름은 리그 최연소인 2002년생 통역사 박준성씨. 고등학생의 앳된 얼굴이 아직 남아있는 그는 과연 어떤 배경으로 인천의 통역사로 활동하게 되었을까?

다음은 지난 27일, 인천 유나이티드 영어 통역사 박준성씨와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21세 박준성 통역사 "원래 인천팬, 설레는 마음으로 최선 다해"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영어 통역을 담당하고 있는 스물한 살 박준성이라고 합니다."

- 정규시즌이 빠르게 흘러갔네요. 소감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제가 이곳으로 온 뒤 팀의 성적이 더 좋아진 것 같다는 말씀을 종종 해주십니다(웃음). 물론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기에 팀의 성적이 좋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끼며 행복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천을 응원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인천이 이제는 ACL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 현재 리그 최연소 통역사라고 들었습니다. 그럼 대학생이신건가요?
"네, 저는 어렸을 적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가 국내로 돌아온 뒤 축구를 접하고 독일과 한국에서 엘리트 선수생활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축구선수로서의 한계를 스스로 느꼈고, 그럼에도 언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감사하게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공부(현재는 휴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축구라는 꿈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 많은 분들께서 현재 활동을 하게 되신 계기에 대해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인천 유나이티드의 팬이었기 때문에 구단 소셜 미디어를 팔로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구단 통역사 채용공고를 보았고, 학업과 새로운 도전 등을 놓고 고민을 하다가 아버지께서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셔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면접 때도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아무래도 오랫동안 인천을 응원했던 저의 마음과 열정을 구단에서 좋게 봐주셔서 이렇게 활동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 원래부터 인천의 팬이셨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응원하던 팀의 스태프가 되셔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아무래도 초반에는 공과 사를 가리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선수들이 이제는 형, 동생이 되어버려 설레는 마음이 앞섰는데, 그런 마음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업무에 빨리 녹아들기 위해서 오랫동안 통역 업무를 해오신 구단 주무님께 조언을 많이 구하는 등의 노력을 하여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덧 모든 환경에 익숙해졌다는 박준성씨.

어느덧 모든 환경에 익숙해졌다는 박준성씨. ⓒ 인천유나이티드FC

 
- 최연소 통역사라는 말은 다르게 해석하면 타통역사들에 비해 경험이 적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겠어요. 분명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저희 구단 일을 즐기고 있다보니 부담을 느낄 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상황은, 수원전이 끝나고 무고사 선수와 인터뷰 존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는데, 처음에는 긴장도 되었지만 막상 통역을 하다보니 그런 환경조차 즐겁고 익숙하게 느껴졌습니다. 굳이 부담이라고 한다면 가끔 축구팬분들께서 통역사인 제게도 관심을 가져주실 때 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한편으로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용병 선수들의 좋은 활약에는 통역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역을 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조성환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부분이 바로 감독님의 말투와 표정, 그리고 세세한 감정 모두 온전히 용병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저도 그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분들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제 업무의 범위는 단순 통역 뿐만이 아니라 해외 선수들이 이곳에서 즐겁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최대한 스트레스 없이 이곳에서 잘 생활할 수 있게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 통역사는 경기장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의 업무도 있을 것 같은데요. 주로 경기 외에는 용병 선수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아무래도 저는 한국에 들어온 이후 계속 인천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선수들과 함께 맛집 탐방 등, 인천 사람으로서 선수들이 이곳에서의 생활을 최대한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선수들과 함께 나가지 않아도 선수들의 매니저 역할을 제가 해주고 있습니다(웃음)."
 
 미국 대학리그에서 활동해보고 싶다는 박준성씨.

미국 대학리그에서 활동해보고 싶다는 박준성씨. ⓒ 인천유나이티드FC

 
- 앞으로의 미래가 정말 기대됩니다. 인생의 최종적인 목표가 있으신가요?
"우선 당장은 이곳 인천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너무 늦기 전에 미국에서 공부를 하며 대학리그에서 학생 선수로 다시 축구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를 해보고 싶고, 축구와 관련이 있든 그렇지 않든, 겁내지 않고 많은 것들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선 제가 축구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 글로벌 선진고등학교 배성진 코치님께 가장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코치님 덕분에 지금까지 축구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이곳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모님과 기회를 주신 구단,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