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일 수원 FC와의 홈 게임에서 상대 선수 박주호를 따돌리며 치고 나가는 에르난데스

지난 8월 3일 수원 FC와의 홈 게임에서 상대 선수 박주호를 따돌리며 치고 나가는 에르난데스 ⓒ 심재철

 
후반전 추가 시간 2분 7초에 어웨이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짜릿한 결승골이 터졌다. 그 주인공은 왼발잡이 미드필더 김도혁이다. 86분에 동점골을 내준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승점 1점에 만족하지 않고 끝나는 순간까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 덕분에 근래에 보기 드문 펠레 스코어 빅 게임이 완성된 것이다.

김도혁은 게임이 끝난 직후 TV 인터뷰를 통해 멀리까지 응원하러 온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과 세트 피스 준비 과정에서 항상 애써준 박용호 코치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표현했고, 경남 남해에서 아들을 위해 달려와주신 부모님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잊지 않았다. 지난 해 아버지의 생일에 골을 넣어서 더 기뻤던 일을 떠올리며 지난 주에 생일을 맞은 어머니의 격려가 이 결승골을 넣기까지 큰 힘이 되었다는 뜻을 밝혔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7일 오후 7시 30분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대구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한 브라질 출신 새 공격수 에르난데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3-2 펠레 스코어로 이기고 제주 유나이티드를 골 득실차(인천 유나이티드 37점, 31득점 28실점 / 제주 유나이티드 37점, 31득점 30실점)로 밀어내고 오랜만에 4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1골 2도움 에르난데스, 추가 시간 극장 결승골 김도혁 모두 놀랍다
 
일요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DGB 대구은행파크에는 6336명의 비교적 많은 관중들이 찾아와 구슬땀을 흘리며 헌신적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게임 시작 후 10분만에 홈 팀 대구 FC의 첫 골이 터지자 그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홈 팀 골잡이 제카가 왼쪽 끝줄 바로 앞에서 날카롭게 골문 앞으로 찔러준 패스가 수비하던 인천 유나이티드 FC 델브리지의 발에 맞고 굴러들어갔다.

지난 6월 21일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1-0으로 이긴 뒤 두 달 가까이 승리하지 못하고 5무 2패로 부진의 늪에 빠진 대구 FC에게 이 골은 큰 힘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웨이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이대로 주저앉을 팀이 아니었다. 35분에 베테랑 미드필더 이명주의 기막힌 동점골이 반대쪽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정확하게 파고들어간 것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준엽이 낮게 올려준 크로스가 에르난데스 다리에 맞고 흐른 공을 이명주가 놓치지 않은 것이다.

이미 팀의 정신적 지주가 된 이명주의 동점골에 기세가 오른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내친김에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66분, 2선으로 내려온 내려온 아길라르가 왼발로 높게 띄워준 패스를 믿고 달려들어간 에르난데스가 체격 조건 뛰어난 대구 FC 수비수 정태욱을 따돌린 다음 침착하게 오른발 아웃사이드 슛을 성공시킨 것이다. 왼쪽 대각선 슛 타이밍에서 오른발로 골문을 갈랐으니 경험 많은 골키퍼 오승훈도 슛 타이밍과 방향을 잡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여기 역전패의 위기에서 대구 FC를 살려낸 인물은 주장 완장을 찬 김진혁이었다. 86분, 페냐의 패스를 받아 미끄러지며 왼발로 슛을 시도한 공이 바로 앞 인천 유나이티드 FC 수비수들 다리에 맞고 방향이 바뀌어 빨려들어갔다. 

김진혁의 극적인 골만으로도 수많은 홈팬들이 열광했다. 그는 주장으로서 최근 부진한 게임 결과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담아 합장하며 허리를 90도 이상 숙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하지만 남은 시간을 간과할 수 없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이 4분이 표시되었지만 게임은 2-2 점수로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이 마지막 순간 집중력이 뛰어난 팀은 분명 인천 유나이티드 FC였다. 수비쪽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몸 중심을 낮추고 끈질긴 수비 동작에 헌신했고, 그동안 갈고 닦았던 세트 피스 기회를 멋지게 살려낸 것이다. 추가 시간 2분도 지나서 7초만에 믿기 힘든 극장 결승골이 터졌다. 아길라르가 오른쪽에서 왼발로 길게 감아올린 코너킥을 에르난데스가 직접 욕심내지 않고 헤더로 넘겨주었고 김도혁은 골문 바로 앞에서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골문 안으로 방향을 슬쩍 바꿔넣었다.

짜릿한 결승골은 득점에 성공한 주인공도 기쁘지만 무고사(비셀 고베)의 빈 자리에 고심하던 인천 유나이티드 FC 구성원 모두가 에르난데스를 진정한 보물로 받아들이는 순간이 되었기에 더 기뻤다. 경남 FC에서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고 인천 유나이티드 F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지 단 5게임만에 도움 4개(1골)라는 놀라운 공격 포인트를 세웠기 때문이다. 도움 순위표에 11위(도움 4개, 게임 당 0.8개)까지 이름을 올린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도움 9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강원 FC 살림꾼 김대원의 게임 당 도움이 0.38임을 감안하면 0.8개에 이른 에르난데스는 분명히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복덩이다.

믿기 힘든 펠레 스코어 결과를 받아들고 양팀은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대구 FC는 6월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1-0 승리 게임 이후 5무 3패로 휘청거린 상태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코앞으로 닥쳤다. 그 여파로 편성된 강원 FC와의 어웨이 게임(8월 10일 오후 7시 30분, 춘천 송암)도 걱정이다. 반면에 골 득실차(인천 유나이티드 FC +3 / 제주 유니이티드 +1)로 4위에 올라선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오는 13일(토) 오후 7시 30분 2위 전북 현대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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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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