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세 3연전을 내줬다는 결과보다 그 과정이 아쉬웠다. 심지어 '필승카드' 최준용까지 기용했음에도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 컸다.

롯데 자이언츠는 26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정규시즌 8차전에서 4-9로 패배했다. 시리즈 첫날 키움에 승리하고도 연이틀 패배하면서 한주를 2승 4패로 마감했다.

특히 마지막날 양 팀 선발이 타일러 애플러와 찰리 반즈로,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롯데로선 팀 내 선발진에서 가장 믿음직한 반즈가 선발로 나왔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고, 롯데 벤치가 최준용을 호출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26일 키움과 홈 경기에서 9회 구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는 롯데 우완투수 최준용

26일 키움과 홈 경기에서 9회 구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는 롯데 우완투수 최준용 ⓒ 롯데 자이언츠


키움이 잘 쳤지만, 내용이 썩 좋지 못했던 최준용

팀이 한 점 차로 지고 있던 9회초, 최준용이 올라오자마자 일격을 당했다. 선두타자 이정후가 최준용의 2구 체인지업(시속 134km)을 그대로 잡아당겨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지난해보다 담장이 높아지고 구장이 넓어졌음에도 이정후는 그 차이를 극복해냈다.

한방을 얻어맞은 최준용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후속타자 송성문의 중전 안타 때 롯데 중견수 황성빈의 포구 실책으로 무사 2루의 위기가 찾아왔다. 5번타자 김혜성의 내야안타와 6번타자 전병우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고 7번타자 이지영의 1타점 적시타로 키움이 다시 한 점을 추가했다.

특히 최준용이 위기를 자초하는 동안 패스트볼 위주로 타자들을 승부했는데, 노림수를 갖고 들어온 키움 타자들은 자신 있게 최준용의 공을 때려냈다. 이지영에게는 공 4개 모두 패스트볼을 택했으나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이날 처음으로 체인지업을 택한 8번타자 이용규와 맞대결에서는 몸에 맞는 볼을 기록,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준 것도 긍정적인 효과가 없었다. 결국 9번타자 박준태에게 2타점 적시타까지 허용하면서 두 팀의 점수 차는 순식간에 5점 차로 벌어졌다.

22일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 이후 3일을 쉬었기 때문에 힘을 비축할 시간이 충분했다. 지난 달부터 최준용이 조금씩 흔들렸던 것을 롯데도 잘 알고 있었고, 최준용을 무리시킬 생각이 없다. 그러나 선수는 구단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26일 키움과 홈 경기에서 9회 구원 등판해 수비를 하고 있는 롯데 우완투수 최준용

26일 키움과 홈 경기에서 9회 구원 등판해 수비를 하고 있는 롯데 우완투수 최준용 ⓒ 롯데 자이언츠


4월의 최준용은 어디로 갔나

올 시즌 초까지만 해도 최준용은 말 그대로 '언터처블'에 가까웠다. 4월 한 달간 13경기에 등판해 14⅔이닝 동안 1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23으로 지난해 못지않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팀도 상승세를 타면서 최준용의 존재감은 더 크게 부각됐다.

그러나 5월 초부터 이상 조짐이 보였다. 5월 7일~8일 이틀 모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실점을 기록한 게 발단이 됐다. 이후 두 차례의 등판에서는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기는가 싶었지만, 5월 17일 KIA전에서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구종 하나만 던져도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던 최준용의 패스트볼도 어딘가 모르게 달라졌다. 140km대 후반까지 찍히던 평균시속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5월 26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패스트볼 평균시속이 143.2km로 올 시즌 들어 가장 느렸다. 구속이 전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5월 중순을 전후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적절한 등판 간격과 관리가 반등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은 팀과 선수 모두에게 큰 고민이다. 이겨야 하는 경기조차 놓치게 되면 팀도, 선수도 손실이 크기 마련이다. 현시점에서 팀이 더 해 줄 게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7월 이후의 반전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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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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