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라마운트 플러스 신작 시리즈 '헤일로' ⓒ 티빙, 파라마운트플러스
16일, 영화 및 미드 마니아와 OTT 애호가들이 기다렸던 파라마운트 플러스(파라마운트+)가 드디어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토종 OTT 플랫폼인 티빙과 손잡고 입점 형식의 브랜드관을 개설하면서 한국 시청자들을 끌어 들이기로 한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할라우드 영상 산업+미국 대자본을 등에 업은 넷플릭스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이에 자극 받은 기존 미디어 업체들 또한 비슷한 형식의 OTT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 'CBS All Access'으로 출범했던 파라마운트 플러스도 그중 한 예이다.
미국 지상파 채널 CBS와 영화사 파라마운트를 기반에 둔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후발 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티빙을 통한 간접 진출 방식을 택했고 1차로 <헤일로> <슈퍼 펌프드> <옐로우재킷> <메이어 오브 킹스타운> 등 화제작을 16일부터 공개키로 했다. 이 중 OTT 시청자들의 관심을 기대작은 아무래도 <헤일로>일 것이다.
헤일로, XBOX 최고 인기 게임 각색
▲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인기 게임 '헤일로 인피니트' ⓒ 마이크로소프트
콘솔 게임 마니아라면 결코 모를 리 없는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XBOX) 전용 최고 인기작으로, 드라마로 옮기면서 비평가들의 찬사 vs. 게임 마니아들의 혹평이라는 극과 극 반응을 얻은 OTT 시리즈물이다.
원작 게임과 드라마 모두 스페이스 오페라('스타워즈')+밀리터리 SF('스타십 트루퍼스') 등 기존 영화물의 영향이 짙게 드리워진 <헤일로>는 26세기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마스터 치프'라고 불리는 강화 인간을 중심에 두고 인류와 외계 진단 커버넌트의 전쟁을 지난 2001년부터 다채로운 게임 타이틀로 그려내면서 폭발적인 사용자 수 및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이렇다보니 윈도우와 오피스로 대표되는 MS에게 엄청만 매출을 안겨준 인기 게임을 할리우드가 그냥 놔둘 리 있겠는가. 올해 첫 방영된 드라마의 경우, 대상 계층에 따른 호불호가 명확히 엇갈렸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한방이 없었던 파라마운트+의 초반 입지를 긍정적으로 형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끄는 제작사 엠블린의 손을 거쳤다는 점 또한 SF 기반 시리즈의 성공 예감을 더욱 밝게 만들었고 결국 시즌2 방영까지 확정지었다. 파라마운트+로선 기존 <스타트랙>과 더불어 장수 시리즈 및 다양한 스핀오프물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마련한 사실 또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실화 기반 오피스물 '슈퍼펌프드'... 범죄 스릴러 '메이어 오브 킹스타운'
▲ '슈퍼 펌프드:우버전쟁' ⓒ 티빙, 파라마운트플러스
<헤일로>가 인기 원작물의 유명세에 크게 의지했다면 <슈퍼 펌프드:우버전쟁> <메이어 오브 킹스타운>은 할리우드 유명 스타 캐스팅과 기존 미드 기반 안정적인 제작 방향을 고스란히 OTT로 이식했다.
<슈퍼 펌프드: 우버전쟁>은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세계적인 공유 교통 서비스 우버를 둘러싼 권력의 암투를 그린 시리즈물이다. 앞서 지난 3월 공개된 애플TV+의 <우린 폭망했다 : 위 크래쉬드>와 마찬가지로 실존하는 기업 및 기업가의 흥망성쇠와 민낯을 과감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회사 및 조직 사회를 다룬 작품을 선호하는 시청자들이라면 충분히 선호할 만한 소재다. < 500일의 썸머 > <다크 나이트 라이즈> 조셉 고든 레빗이 주연을 맡았고 우마 서먼, 카일 챈들러 등이 명연기를 펼친다.
<메이어 오브 킹스타운>은 민영 교도소로 번성한 도시 킹스타운의 부패한 브로커이자 막강한 권력을 가진 맥클러스키 가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마블의 인기 캐릭터 '호크아이'로 친숙한 제레미 레너, 카일 챈들러, 대이앤 위스트 등이 출연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 로컬화 작품 제작 불가피
▲ '메이어 오브 킹스타운' ⓒ 파라마운트플러스
제법 재밌게 볼 만한 작품들이 대거 대기중이긴 하지만 파라마운트+의 앞길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현재 보유중인 시리즈물 상당수는 미국 시청자 취향에 최적화된 작품들이다보니 한국 시청자들이 선뜻 선택하리라곤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파라마운트가 자랑하는 전통의 TV 및 영화 시리즈 <스타트렉>만 하더라도 미국 밖을 벗어나면 그저 흔하디 흔한 SF물로 대접받는 게 현실이다. 가뜩이나 한국에선 열세를 면치 못하는 디즈니 보유 <스타워즈> 시리즈보다 열악한 존재감도 발목을 잡는다. 보유 채널 중 하나인 <코미디 센트럴>의 주요 콘텐츠는 바다 건너 해외 시청자들의 유머와는 동떨어진 내용들이고 CBS의 쏠쏠한 매출원인 스포츠 중계 역시 한국에선 거의 관심 없는 NCAA 대학 농구 같은 종목 위주다.
결국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시청자들을 유혹할 만한 전용 콘텐츠(드라마, 예능) 제작 등 후속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저 찻잔 위의 소용돌이에 머물 수밖에 없다. 파라마운트+로선 기대반 우려반의 심정으로 OTT 후속주자로서의 도전장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