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재즈페스티벌2022 백예린

서울재즈페스티벌2022 백예린 ⓒ 서울재즈페스티벌


"힐링 된다."

이 짧은 한 마디에 많은 말들과 감정들이 농축돼 있는 듯했다. 지난 5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서울재즈페스티벌(서재페)2022>에서 들은 한 관객의 말이다. 옆 돗자리에 앉은 커플의 남자가 이렇게 말하자, 여자는 "처음 들어왔을 때 '이 사람들 대단한데?' 그랬는데 (나도) 마스크 벗고 있으니까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예매 1분 만에 완판된 치열한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에서 승리한 이들은 그야말로 온 몸으로 야외 페스티벌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눈과 귀는 무대 위의 뮤지션을 향했고 동시에 맥주를 곁들인 음식을 먹으면서 일행과 틈틈이 담소도 나눴다. 어디선가 "천국이다"라는 말도 들려왔다. QR체크와 같은 규제도 없으니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완전히 회복한 셈이다.

마스크 벗고 음악 즐겨... "살아 있는 것 같아"
 
 지난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서울재즈페스티벌2022>를 즐기는 관객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서울재즈페스티벌2022>를 즐기는 관객들. ⓒ 손화신


코로나 전에도 큰 페스티벌의 티켓팅은 전쟁 같았지만, 지난 4월 18일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대형 공연들이 3년 만에 대면으로 재개됐다. '피켓팅' 현상은 전보다 격렬해졌다. 서재페 역시 코로나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대면 행사를 연 것이고, 같은 장소에서 지난 13~15일에는 <뷰티풀 민트 라이프(뷰민라)2022>도 화려하게 열렸다.

이날 서재페를 찾은, 분당 사는 박수빈씨는 "재즈페스티벌은 처음이다. 티켓팅이 어려워서 노력해서 친구와 하나씩 얻었다"라며 "오랜만에 라이브 음악을 들어서 좋다. 사람 많은 데 오랜만에 온 것 같은데, 자유로운 분위기가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처럼 덧붙였다.

"날씨도 좋고, 현실 같지 않다."  

강동구에 사는 유수민씨 역시도 "전보다 더 티켓팅이 힘들더라"라고 전하며 "코로나 때문에 거의 못 놀았던 것 같아서 힐링 하려고 왔다. 얼마 전에 대학 축제도 갔는데 평소보다 사람이 훨씬 많아졌더라"라고 말했다. 

"페스티벌도 많이 참여하면서 쌓인 것들을 풀 계획이다. 마스크 벗고 이렇게 있으니 살아 있는 것 같다. 자연과 함께여서 좋고, 사람들이 많이 북적이는 게 싫지 않고 오히려 반갑고 좋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유수민씨) 

한 맥수 판매 부스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말도 들어봤다. 인천 사는 이헌주씨는 "예전에도 이런 페스티벌에서 일을 했는데 전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모인 것 같다"라며 "코로나 끝나고 행사가 재개되면서 사람들도 예전에 비해서 더 신나하는 것 같다"라며 본인이 체감하는 분위기의 변화를 언급했다.

코로나 학번의 '한풀이'
 
 26일 오후 충북 청주대 청주대 캠퍼스에서 이 대학 축제인 '우암대동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가 열린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26일 오후 충북 청주대 청주대 캠퍼스에서 이 대학 축제인 '우암대동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가 열린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 연합뉴스

 
 26일 고려대학교 축제에 참여한 학생과 관람객들이 걸그룹 에스파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6일 고려대학교 축제에 참여한 학생과 관람객들이 걸그룹 에스파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명 코로나 학번인 20, 21학번들은 지금 한풀이에 한창이다. 물론 22학번 새내기들도 즐겁긴 마찬가지다. '3학년까지는 새내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코시국 대학생들'은 대학생이 되면 으레 누릴 수 있을 거라 예상한 흥미로운 행사들을 누리지 못했거나 온라인으로 대체해 경험해야만 했다. 이런 이들이 입학 이후 처음 맛보는 오프라인 축제인 만큼 쌓인 한을 제대로 풀고 있는 것.

3년 만에 돌아온 대학축제 라인업은 연말시상식 못지 않았다. 대학축제 섭외 1순위 싸이는 전국 방방곡곡의 대학을 누비며 학생들을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요즘 핫한 에스파, (여자)아이들, 잔나비, 악동뮤지션, 제시, 스테이씨, 헤이즈, 지코, 기리보이 등 많은 가수들이 대학생들을 만나 열정적인 무대를 펼쳤다.  

한양대 20학번 이재민씨는 "처음 보는 축제인데 너무 재밌다. 이번에 들어온 22학번 새내기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더라"라며, 이어 "1·2학년 때는 온라인으로 거의 혼자서 수업 듣는 거 말고는 다른 활동이 없었다. 그런데 벌써 3학년 반이 지났다고 하니까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학교 22학번 최혜민씨는 "밤 늦게까지 떼창도 하고 몸이 부서질 만큼 너무 재밌게 놀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내며 "22학번이라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음악방송 공개방청 재개
 
 KBS2 <뮤직뱅크>의 방청재개 모습.

KBS2 <뮤직뱅크>의 방청재개 모습. ⓒ KBS2


거리두기 해제 후 바뀐 가요계 풍경은 페스티벌과 대학축제뿐이 아니다. 가수들이 앨범을 발매하고서 이를 알리기 위해 여는 미디어 쇼케이스도 속속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변경됐다. 가요계 한 홍보대행사 대표는 오랜만에 얼굴을 본 기자에게 "버티니까 결국 풀리긴 풀렸다"라며 코로나 시국 동안 사업적으로 많이 힘들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가수들의 콘서트 재개는 물론이고, 해마다 진행됐다가 멈췄던 드림콘서트 등의 대형 공연도 돌아왔다. 또한 대면 팬 사인회와 음악방송 공개방청도 부활했다. KBS <뮤직뱅크>는 음악방송 중 처음으로 공개방청을 재개했는데, 4월 28일 방청신청을 받았고, 533개 좌석에 240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2년 동안 멈췄다 기지개를 켠 이날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몬스타엑스는 "1위를 팬분들이 있는 곳에서 할 수 있어 뜻 깊다. 오랜만에 찾아오셨는데 저희가 트로피 받는 모습을 직접 보여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뮤직뱅크>에 이어 MBC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EBS <스페이스 공감> 등의 TV 음악방송들도 연이어 공개방청을 재개한 상태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던 가수들의 라이브 콘서트도 거리두기 해제 후 확 달라진 분위기란 건 말할 것도 없다. 지난 13일 티켓 예매 플랫폼 인터파크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콘서트 티켓 판매금액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267% 증가했다. 또한 개최가 예정된 콘서트 수는 246개에서 올해는 353개로 43.5% 증가했다. 

티켓 판매 1위를 기록한 콘서트인 <2022 성시경의 축가>의 포스트에는 코로나로 힘들었던 사람들을 위로하는 듯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우리 참 잘 견뎠어요. 드디어 만나게 된 우리만의 봄이에요.'
 
 2022 성시경 콘서트

2022 성시경 콘서트 ⓒ 에스케이재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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