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백선생'이 대한민국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출장요리사로 돌아왔다. 5월 26일 방송된 tvN의 새 예능 <백패커>에서는 백종원이 이끄는 출장요리단이 출범하여 첫 의뢰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프로그램 제목인 '백패커(백종원+백팩+여행자)'는 백종원의 이름과 등에 매는 가방을 의미하는 백팩을 합친 중의적 표현이다. 백종원이 백팩에 짐을 담아 전국을 누비며 출장요리를 수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배우 안보현, 오대환, 가수 딘딘이 백종원을 보좌할 출장요리단에 합류했다.
 
첫 창단식에 모인 백패커 4인은 출장요리를 위하여 각기 성향과 특기에 맞춰 특화된 백팩 4개를 분담했다. 백종원은 조미료, 오대환은 조리도구, 안보현은 맥시멀리스트, 딘딘은 보냉(보온-냉동) 담당용 백팩을 각각 선택했다.
 
<백패커>의 첫 의뢰는 22명의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패스트푸드 음식이었다. 정확한 출장 장소와 대상은 비밀이고, 백패커들은 현장에서 의뢰인들의 요청을 즉흥적으로 대처해야 했다. 백패커들은 다양한 추측을 내놓으며 궁금증을 드러냈다. 백패커들은 스케쥴 틈틈이 영상 줌미팅과 카톡으로 소통하며 다양한 돌발상황을 가정하여 출장요리를 준비했다.
 
촬영 당일 한 자리에 모인 백패커들이 도착한 출장요리 장소는 바로 전북 정읍에 위치한 칠보 고등학교 씨름부였다. 초중고 22명의 학생들로 이루어진 씨름부는 방과후 활동으로 시작했지만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정식 씨름단 창단으로 이어진 케이스다. 권도회 감독은 마을 근처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가 없다며 "아이들을 위하여 색다른 선물을 하고 싶어서" 출장요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아이들이 추가한 특별 요구사항이 공개됐다. 바로 '무제한' 패스트푸드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건에 백패커들은 멘붕에 빠졌다. 멤버들은 미리 준비해 온 재료가 턱없이 부족할 것을 짐작하고 걱정했다. 씨름부답게 먹성이 좋은 아이들은 정육식당에서 단체회식을 할때는 한끼 식사로 200만 원이 나갔다고. 고기로 치면 한끼에 약 30kg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을 먹어치운 것.
 
백종원은 다급히 현장의 요리 환경을 점검했다. 다행이 교내에 넓은 주방과 창고가 있어서 충분한 화구를 확보할 수 있는데 만족했다. 딘딘은 학생들의 희망사항을 설문했는데 치즈와 패티, 감자 튀김을 추가해달라는 요구에서부터, 파스타, 랍스터, 과일 디저트까지 상상을 뛰어넘는 주문들이 속출했다. 
 
고심 끝에 붹붹버거, 로제파스타, 감자튀김과 닭갈비-닭날개 튀김, 한라봉 에이드 등이 이날의 메뉴로 결정됐다. 백패커는 두 팀으로 나누어 백종원과 안보현이 시장팀을, 딘딘과 오대환이 재료손질팀을 맡았다.
 
아쉽게도 방문시간이 늦어 시장은 닫은 상태였다. 백종원과 안보현은 결국 마트에서 꼭 필요한 식재료만 구입하여 돌아와야 했다. 장을 보고 다시 뭉친 백패커들은 각자 분업화로 본격적인 요리에 돌입했지만, 저녁 식사시간인 6시까지는 시간이 촉박했다. 
 
안보현은 에이드를 만들기 위하여 60여 개의 한라봉을 일일이 손으로 까야하는 한라봉 지옥에 빠졌다. 햄버거를 담당한 딘딘이 조리 중 식용유에 불이 붙어 빵을 태우는 실수를 저지르자, 백종원이 수건을 덮어 단숨에 불을 진압했다.
 
약속시간이 불과 15분 남은 상황에서 이번엔 오대환이 기름에 넣은 감자가 빨리 익기를 바라는 마음에 냄비 휘휘 젓다가 감자를 모두 으깨는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재빨리 수습에 나선 백종원은 바스러진 감자튀김에 치즈와 양파를 섞어서 즉석에서 치즈감자크로켓이라는 신메뉴를 개발했다.
 
아이들이 운동을 마치고 드디어 식당에 모였다. 백패커는 결국 약속했던 시간보다는 조금 늦기는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요리를 완성하고 배식을 시작했다. 수제버거와 등갈비-닭날개 튀김, 감자크로켓과 한라봉에이드로 이어지는 세트 메뉴에 이어, 로제파스타와 후식 과일이 이어졌다. 다행히 아이들은 음식에 매우 만족하며 맛있게 식사를 즐겼다. 무제한이라는 조건답게 아이들은 엄청난 먹성을 선보이며 빠른 스피드로 음식을 먹어치웠다. 
 
준비한 모든 메뉴가 나가고 기진맥진한 백패커들이 겨우 한숨을 돌리려는 찰나,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아이들이 남아 있었다. 잠시 당황했던 백종원은 베이컨과 즉석밥, 파스타 소스 등을 남은 재료들을 활용하여 철판 오므라이스를 완성했다. 아이들은 마지막 메뉴인 오므라이스까지 맛있게 비웠다. 이날 아이들이 소화한 음식은 총 75인분에 이르렀다.
 
백종원은 오대환을 위하여 감자튀김 조리법을 강의했다. 추가로 제작한 감자튀김은 아이들을 위하여 테이크아웃까지 해줬다. 백종원은 "아이들이 기특하다. 다들 외국에서 인기 있는 운동들을 하려고 하는데, 우리 전통 스포츠를 하는 것이 얼마나 예쁘냐"며 아이들을 칭찬했다.
 
또한 복싱선수 출신인 안보현은 운동하는 아이들의 심경에 유독 깊이 공감했다. 소년체전을 앞두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서 "선발되지 않는 친구들의 마음도 잘 이해한다. (선발과 비선발은) 같이 공존하는 공기도 다르다. 그런 마음을 잘 아니까 이럴 때 먹고 싶은 걸 잘 먹는 것도 영향이 크다. 저는 찡한 마음이 컸다"라며 애정을 드드러냈다. 
 
첫 출장요리를 성공적으로 마친 백종원은 멤버들의 활약을 칭찬했다. "정말 잘한 거다. 나는 예능이니까 실패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시작했다. 솔직히 멤버들에게 크게 기대를 안 했다. 방송을 많이 해봐서 초보들하고 해봐야 안 된다는 거 뻔히 아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다음 출장에서는 산으로 올라가 짜장면 등 중국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의 이름이 곧 장르이자 브랜드가 되는 인물은 그리 흔하지 않다. 외식사업자 겸 요리연구가인 백종원은 국내 방송가에서 이른바 음식 관련 방송의 패러다임을 바꾼 독보적인 인물이다. <골목식당>,<푸드트럭>,<삼대천왕>,<집밥 백선생> 등은 하나같이 백종원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수년간 백종원은 먹방과 쿡방, CEO에서 멘토에 이르기까지 '방송감각을 갖춘 음식전문가'로서의 입체적인 매력을 드러내며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브랜드이자 흥행보증수표로 확립시켰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백종원 신드롬은 방송가에서 한풀 꺾인듯한 분위기였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던 <골목식당>의 갑작스러운 종영을 전후하여 백종원의 출연작들은 더 이상 이전 같은 화제성이나 시청률을 끌어오지 못했다. 방송에서 유튜브까지 빈번한 출연으로 인한 과도한 이미지 소비는 식상함을 불러왔다. 일각에서는 높아진 방송 인지도를 본인의 외식사업에 이용한다며 비판의 시선을 보이기도 했다. 
 
<백패커>는 '출장요리'라는 특화된 미션을 통하여 여전히 백종원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송 첫 회부터 백종원에게 '무제한'이라는 미션을 현장에서 제시한다. 하지만 백종원은 "최대한 다해보자"며 아이들의 소망을 이루어주려고 노력한다. 
 
심지어 오대환이 튀김재료인 감자를 으깨는 대형사고를 쳤을 때는 어떻게든 문제를 수습하고 "이런 게 재밌다. 실패하거나 망친 거 살리는 게 재밌지 않나"라며 미소까지 보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준비된 고수'의 이미지야말로, 백종원이 식상하다는 지적에도 대체불가한 존재감으로 자리잡은 이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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