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살얼음판 경쟁'이다. 중위권에 위치한 팀들의 위치가 자고 일어나면 바뀔 정도로 혼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는 24일 현재 22승 1무 20패 승률 0.524로, 승패 마진이 플러스임에도 불구하고 6위까지 내려와 있다. 5할 승률을 기록하는 것만으로 가을야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특히 최근 롯데의 경우 정훈, 전준우, 한동희 등 주전급 야수들이 연이어 부상으로 이탈해 100%의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은퇴를 앞둔 '베테랑' 이대호와 상위 타선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는 안치홍이 분전하는 가운데, 눈에 띄는 타자가 또 한 명 있다. 4월 내내 침묵으로 일관했던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가 그 주인공이다.
 
 22일 열린 두산과 원정 경기서 홈런을 기록한 이후 덕아웃으로 돌아와 기뻐하는 롯데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

22일 열린 두산과 원정 경기서 홈런을 기록한 이후 덕아웃으로 돌아와 기뻐하는 롯데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 ⓒ 롯데 자이언츠


피터스의 방망이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잠실 원정에서 두산 베어스를 만난 롯데는 2승 1패를 기록, 힘겹게 우세 3연전을 확보했다. 20일에는 선발로 등판해 호투를 펼친 나균안, 22일에는 결정적인 순간에 솔로포를 터뜨린 고승민이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시리즈 전체를 놓고 보면 3경기 연속으로 멀티히트를 기록한 안치홍과 더불어 피터스의 역할이 중요했다. 피터스는 두산과 3연전을 치르는 동안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매일 홈런포를 터뜨렸다. 특히 22일에 기록한 시즌 8호 아치는 비거리가 무려 135m에 달했다.

빅리그에서의 경험뿐만 아니라 공-수 양면에서 충분히 능력을 인정 받은 피터스는 시즌 개막 전부터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타자 중 한 명이다. KBO리그에 별 문제 없이 적응한다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시간 문제나 다름이 없었다.

KBO리그 적응기가 순탄치는 않았다. 4월 한 달간 24경기 94타수 18안타(3홈런) 타율 0.191 11타점으로 OPS는 0.613에 그쳤다. 뒤늦게 터진 선수가 많았기 때문에 롯데로선 서두르지 않고 피터스를 기다렸지만,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모습이었다.

잠잠했던 피터스의 방망이는 5월 중순이 지나면서 뜨거워졌다. 1경기에 무려 4안타를 몰아친 14일 한화 이글스전을 포함해 최근 8경기서 32타수 11안타(4홈런) 타율 0.344 10타점 OPS 1.103을 기록,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원정 경기에 비해 홈 경기에서 아쉬운 기억이 많았던 피터스

원정 경기에 비해 홈 경기에서 아쉬운 기억이 많았던 피터스 ⓒ 롯데 자이언츠

 
불운은 이제 끝? 반전 꿈꾸는 피터스

꽤나 길게 이어졌던 피터스의 부진을 놓고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실제로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전체 타자 가운데 피터스(0.235)는 강민호(0.220), 박세혁(0.223)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를 나타낸다.

월별로 보면 4월 0.246, 5월 0.224로 여전히 피터스는 불운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BABIP만 조금씩 끌어올리면 피터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고, 팀 공격력도 한층 강해질 것이라는 게 롯데의 생각이다.

또 한 가지, 유독 홈 경기 성적이 좋지 않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원정에서는 22경기 동안 79타수 23안타 타율 0.291(8홈런) 20타점을 기록한 반면 홈에서는 21경기 86타수 13안타 타율 0.151 6타점에 그쳐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사직 야구장이 지난해보다 넓어졌다고 해도 지난 주말 잠실에서 홈런쇼를 펼친 점을 고려했을 때, 단순히 구장 크기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 대신 해결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 피터스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수도권 원정길에 오른 롯데는 24일부터 SSG 랜더스와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주중 3연전을 치른다. 주말에는 어느덧 3위까지 치고 올라온 키움 히어로즈와 맞붙는다. 상위권 팀들과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이번주, 롯데와 피터스 모두에게 중요한 일주일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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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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