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에서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는 유격수는 단연 박성한(SSG 랜더스)이다. 이 정도만 해 줘도 팀으로선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듯하다.

SSG는 22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3-1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세 3연전을 차지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29승(2무13패)째를 기록한 SSG는 30승 고지 선점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2회초 오지환의 1타점 적시타 이후 1점 차의 균형은 경기 중반이 지나서도 이어졌다. 케이시 켈리와 이반 노바, 두 팀 선발 투수의 팽팽한 기싸움이 좀처럼 끝나지 않았고 본격적으로 불펜 싸움이 시작된 8회에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박성한도 있었다.
 
 22일 LG와 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SSG 유격수 박성한

22일 LG와 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SSG 유격수 박성한 ⓒ SSG 랜더스


중요할 때 투혼 발휘... 박수 받아 마땅했던 박성한

이날 박성한의 출발은 썩 좋지 못했다. 2회말 첫 타석에서 병살타로 무사 1루의 기회를 무산시킨 데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7회말 무사 1루에서는 켈리의 초구를 건드렸지만 결과는 좌익수 뜬공이었다. 박성한이 못했다기보다는 상대 선발 켈리가 경기 내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경기다.

흐름이 바뀐 것은 8회말, LG가 선발 켈리를 교체한 이후였다. 두 번째 투수 진해수가 올라와서 하재훈과 이재원을 차례로 범타 처리했는데, 류지현 감독이 다시 한 번 움직이더니 추신수와 승부를 앞두고 김진성을 마운드에 올렸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악수'가 됐다. 추신수가 김진성의 5구(패스트볼)을 그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터뜨리며 SSG가 순식간에 균형을 맞췄다. LG는 급하게 정우영을 호출했으나 흐름을 탄 SSG는 크론의 1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2사 1, 2루서 등장한 선수는 세 타석 연속으로 무안타에 그친 박성한이었다. 그는 풀카운트까지 끌고 가면서 정우영을 괴롭힌 끝에 시속 153km 투심을 때려냈고, 1루수 쪽으로 느리게 타구가 굴러간 사이 전력질주한 박성한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 도달했다. 이 틈을 타서 2루주자 최정은 홈까지 쇄도해 승리에 쐐기를 박는 점수를 만들었다.

1루 쪽 SSG 관중석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고 내야안타를 얻어낸 박성한을 향해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박성한 역시 환한 미소로 세레머니를 선보이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그 쐐기 득점으로 추격 의지가 꺾인 LG는 9회초 득점을 뽑지 못한 채 경기를 내줘야 했다.

아쉽게 놓친 황금장갑, 올해 박성한은 더 성장했다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늘 야수진의 최대 과제는 유격수였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김성현이 있기는 했지만, 공수겸장 유격수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느껴진 게 사실이었다. 오지환(LG 트윈스)이나 김하성(現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그저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했다.

SSG에게도 희망이 생긴 것은 지난해였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박성한은 당당하게 주전 유격수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더니 풀타임 시즌 첫해 3할이 넘는 타율로 합격점을 받았다. 덕분에 SSG의 센터라인도 한층 탄탄해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골든글러브 수상에는 실패했다.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을 펼친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때문이었다. 수비에서의 실책은 박성한(23개)보다 김혜성(35개)이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팀 성적, 전 경기 출장, 무려 46개의 도루를 기록해 도루 부문 타이틀 홀더가 된 점 등 김혜성이 더 많은 표를 획득했다.

오히려 한 시즌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시작한 2022년, 박성한은 타 팀 주전 유격수와 비교해봐도 전혀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중이다. 타율 5위(0.325), 최다안타 공동 11위(50개), 출루율 6위(0.406) 등 각종 공격 지표서도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주에는 24타수 13안타 타율 0.542 5타점으로, 주간 성적만 놓고 보면 리그 전체 타자 중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18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는 11회말 1사 만루의 위기서 센스를 발휘해 더블 아웃을 만들어내며 극적인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2000년과 2001년 틸슨 브리또, 2007년 정근우, 2017년 나주환 정도를 제외하면 SSG 랜더스필드를 누빈 선수들 가운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유격수를 찾기 힘들었다. 기량뿐만 아니라 아직 20대 중반이라는 점에서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박성한의 상승세에 2위와 거리가 좁혀지던 SSG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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