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체협약 합의를 발표하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새 단체협약 합의를 발표하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메이저리그

 
조금은 늦었지만, 그래도 2022년에 메이저리그를 볼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선수노조(MLBPA)는 3월 11일(이하 한국 시각) 그동안 밀렸던 새로운 단체 협약(아래 CBA)을 체결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새로운 CBA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유효하며, 2022년의 정규 시즌도 팀당 162경기씩 2430경기를 모두 치르기로 했다. FA 시장은 다시 열렸고 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스프링 캠프를 14일에 시작한다. 시즌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규 시즌 개막은 4월 8일로 조금 늦춰졌다.

메이저리그 시즌 운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간다. 방역 차원으로 경기 단축을 위하여 시행했던 7이닝 더블헤더 및 연장전 승부치기가 폐지된다. 방역 차원으로 기자들의 출입이 제한되었던 클럽하우스 취재도 정해진 시간에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다시 개방됐다.

국내에서 훈련하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조만간 각 팀의 스프링 캠프장으로 향할 예정이다. 다만 메이저리그 FA 신분이었던 김광현은 직장 폐쇄가 풀리기 3일 전이었던 8일 고향 팀 SSG 랜더스와 계약하고 KBO리그 정규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팀당 162경기, 더블헤더 편성으로 시즌 지연 최소화

늦었지만 3월에 CBA가 체결되면서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경기는 팀당 162경기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이 몸을 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14일부터 스프링 캠프를 시작하고 19일부터 시범경기를 진행하여 4월 8일에 개막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팀당 162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은 선수들의 시즌 연봉이 100% 보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첫 해였던 2020년에는 7월 말에 개막하여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을 치렀는데, 이에 비례하여 선수들의 연봉이 대폭 차감된 적이 있었다.

대신 시즌이 너무 늦게 끝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경기 편성 일정을 조금 바꾼다. 보통 기상 악화로 예정된 경기를 치르지 못했을 때만 더블헤더를 편성하거나 예비일에 경기를 진행하는데, 4월 초에 치르지 못하는 경기들을 다른 적절한 시기에 더블헤더로 처음부터 편성을 한 뒤 시즌을 개막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더블헤더로 편성하여 일정을 너무 꽉 조이는 것도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따른다. 이 때문에 시즌 중 3번 정도 모든 팀이 더블헤더를 치르는 날을 편성하고, 정규 시즌의 마지막 날이 3일 정도 늦춰진다.

더블헤더 데이가 시즌 계획에 정식으로 포함되었기 때문에 각 팀에서는 시즌 중 투수 운영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변수가 생겼다. 5명으로 운영하는 선발 로테이션이지만 한시적으로 6선발을 운영해야 하는 시기가 몇 차례 생기기 때문에 투수 자원이 풍부한 팀이 시즌 운영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내셔널리그도 지명타자 제도 시행, 투수의 홈런 볼 수 없어

지명타자(Disignated Hitter)는 수비에 나서지 않고 타석에만 서는 선수다. 대신 투수가 타석에 서지 않고 투구에만 집중하게 된다. 쉽게 설명하면 투수가 나서야 할 타석에 별도의 타자를 대신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73년 아메리칸리그에서 먼저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구단주였던 찰리 핀리가 제안했는데, 공격력이 강해져야 경기가 재밌어진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지명타자 제도의 장점을 꼽자면 투수는 타석에서의 부담을 덜고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혹시나 타석에서 생길 수 있는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타자들 중에서도 노쇠화나 부상 등으로 수비에 제한이 있거나 수비 능력이 부족한 선수들이 타격에만 집중하여 선수 수명을 연장할 길이 생겼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지난해까지 경기 후반에 투수 타석에 대타를 투입하여 공격 흐름을 이어가는 작전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대신 이럴 경우 잘 던지고 있는 투수를 교체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운 작전이었다.

내셔널리그는 처음에 야구는 9명이 하는 스포츠라는 전통주의적 견해에 입각하여 2019년까지 지명타자 제도를 시행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월드 시리즈에서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팀의 홈 경기에서만 지명타자 제도를 시행했다. 인터리그 경기에서도 아메리칸리그 팀의 홈 경기에서만 지명타자 제도를 시행했다.

올스타 게임에서는 1989년부터 아메리칸리그 경기장에서만 지명타자 제도를 사용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올스타 게임에 한정하여 내셔널리그 경기장에서도 지명타자 제도를 시행했으며,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 같은 투타 겸업 선수는 예외로 올스타 게임에서 투수가 타석에 설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시즌을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으로 치르게 됐다. 이때 선수노조와 사무국이 임시로 합의하여 2020년에만 내셔널리그도 지명타자 제도를 실시했다. 이후 2022년부터는 내셔널리그도 정규 시즌에 지명타자 제도를 확대 시행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메이저리그가 지명타자 제도를 전면 시행하게 되면서 이제 지명타자 제도 없이 투수가 타석에 서는 리그는 일본의 센트럴리그만 남게 됐다. 역사가 짧은 퍼시픽리그는 1975년에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했고, 대한민국 KBO리그는 첫 시즌부터 지명타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지명타자 제도 전면 시행으로 인하여 야구에서 볼 수 있던 특이한 장면을 보기 힘들게 됐다. 투수의 보내기 번트 작전은 물론이고, 적시타나 볼넷 또는 홈런으로 상대 투수에게 충격을 주는 경우들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포스트 시즌 10팀에서 12팀으로 확대, 와일드 카드 3위까지 참여

메이저리그의 포스트 시즌은 초창기에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정규 시즌 우승 팀끼리 만나는 월드 시리즈(현재는 7전 4선승제)만 있었다. 1969년 각 리그가 동부지구와 서부지구로 나뉘면서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7전 4선승제)가 신설됐다.

1994년 각 리그에 중부지구가 신설되었고, 1995년부터 디비전 챔피언들을 제외하고 승률이 가장 높은 팀도 와일드 카드로 합류하는 디비전 시리즈가 신설됐다. 2012년부터는 와일드 카드 1위 팀과 2위 팀이 단판 승부를 벌이는 와일드 카드 게임이 생겼다.

이때부터 디비전 챔피언들 중 리그 1위 팀에게는 와일드 카드 게임에서 승리한 팀과 디비전 시리즈를 치르는 어드밴티지가 주어졌다. 와일드 카드 팀이 단판 승부에서 1선발을 소모하고 올라오기 때문에 디비전 시리즈 투수 운영에서 큰 이점을 얻는 것이었다.

2020년 시즌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규 시즌이 줄어든 대신 포스트 시즌을 대폭 확대했다. 2020년에 한하여 각 지구의 2위 팀들도 포스트 시즌 진출권을 모두 부여하고 지구 3위들 중 승률이 좋은 2팀을 추가하여 총 16팀이 포스트 시즌에 참가한 것이다. 이때는 모든 팀이 3전 2선승제의 와일드 카드 시리즈를 치렀다.

2022년부터 이 3전 2선승제의 와일드 카드 시리즈가 부활한다. 디비전 챔피언들을 제외한 나머지 12팀 중 승률이 좋은 3팀에게 와일드 카드를 부여하는 것이다. 디비전 챔피언들에게 주어지던 디비전 시리즈 직행 어드밴티지는 3팀에서 2팀으로 줄어든다.

와일드 카드 시리즈는 와일드 카드 1위와 2위가 시리즈를 치르며, 여기서 승리한 팀은 리그 1위 팀과 디비전 시리즈를 치른다. 디비전 챔피언 3위 팀은 와일드 카드 3위와 시리즈를 치르고, 여기서 승리한 팀이 디비전 챔피언 2위를 차지한 팀과 디비전 시리즈를 치르는 방식이다. 3전 2선승제의 와일드 카드 시리즈는 디비전 챔피언 3위 팀과 와일드 카드 1위 팀의 경기장에서만 열린다.

와일드 카드 시리즈를 치르게 될 경우 그 팀은 3명의 선발투수를 한 바퀴 소모한 뒤 디비전 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디비전 챔피언들 중 승률이 높은 2팀이 디비전 시리즈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에 정규 시즌 리그 전체 순위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저 연봉, 선수 보상 제도 등 변화... 규칙 변경 위원회 신설

선수들의 최저 연봉은 기존 57만 5000달러에서 70만 달러로 크게 올랐다. 12만 5000달러의 인상 폭은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폭의 인상이었다. 2022년 70만 달러를 지급하게 될 최저 연봉은 이후 해마다 2만 달러 씩 꾸준히 올리기로 합의했다.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는 18개 팀들은 별도 추첨을 통해 드래프트 1~6순위 지명권을 선정한다. 이들 중 승률의 역순으로 하위 3개 팀은 16.5%의 확률로 드래프트 로터리를 받는다. 수익 공유 여부에 따라 로터리 자격 제한도 있다.

올해의 신인상 투표에서 1위와 2위를 기록한 선수들에게는 출전 경기 수가 적더라도 그 시즌에 서비스 타임 1년을 채운 것으로 인정된다. 팀에서 최고 유망주가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어 신인상 투표에서 3위 안에 들거나 MVP 또는 사이 영 상 투표에서 5위 안에 들게 된다면 그 팀에게는 드래프트 추가 지명권을 부여한다.

신인이나 유망주가 주요 투표 순위권에 들 경우 드래프트 추가 지명권을 주게 된 사연은 고의적 탱킹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시즌 성적이 실망스러운 팀들이 다음 시즌의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받기 위해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 승률을 깎는 것을 탱킹이라 하는데, 탱킹을 통하여 경기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다.

물론 선수 개인의 성적에 따라 주어지는 추가 보상도 있다. MVP, 사이 영 상, 신인상 등의 각종 시상과 개인 성적 등을 바탕으로 연봉 조정 자격을 얻기 전인 유망주 선수들 중 상위 100명에게 도합 5000만 달러의 보너스 풀을 나눠 지급할 예정이다.

유망주 선수들에게 최대 3번의 시즌을 적용할 수 있는 마이너리그 옵션은 5번까지 늘어난다. 마이너리그 옵션을 소진한 다음 기량이 완전히 성장하지 못한 선수들에 대하여 구단이 양도 지명(Designed for Assignment)을 거치는 동안 보유권을 다른 팀에 빼앗기기 때문에 유망주에 대한 보유권을 늘려주는 취지다.

2023년부터는 규칙 변경 위원회가 구성된다. 현역 선수 4명, 사무국이 임명한 위원 6명, 심판 1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며 이들은 각종 규칙의 변경에 대하여 논의하게 된다. 투구 시간 제한, 베이스 크기 변경, 시프트 금지 규정, 로봇 심판 도입 등에 대한 내용을 이 위원회에서 의논하게 된다.

국제 드래프트 문제 때문에 늦어진 합의... 커미셔너의 사과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CBA 합의가 늦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국제 드래프트 문제였다. 미국과 캐나다, 푸에르토리코 이외의 다른 나라 출신 선수들과는 드래프트와 별개로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외국인 선수들도 2024년부터 국제 드래프트를 시행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중남미 선수들은 드래프트보다 자유 계약이 더 큰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를 크게 반발했다. 이에 대한 양보가 늦어서 시즌 개막이 늦어졌는데, 선수 측이 구단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고 사무국이 7월 26일까지 협상 여유를 두면서 시즌 개막에 합의 할 수 있었다. 대신 구단 측에서 양보한 것이 사치세 기준이었던 것이다.

팀 연봉이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지불해야 하는 사치세 한도는 2022년 2억 3000만 달러로 책정됐다. 2023년은 2억 3300만 달러, 2024년은 2억 3700만 달러, 2025년은 2억 4100만 달러 그리고 2026년은 2억 4400만 달러를 넘기면 사치세를 지불해야 한다. 사치세에 대한 벌칙 규정은 이전까지 3단계였지만 4단계로 늘어났다.

메이저리그의 커미셔너인 롭 만프레드는 11일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면서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해 11월부터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하고 12월 3일에 직장 폐쇄에 돌입했고, 협상은 재개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협상이 늦어지면서 만프레드는 3월부터 정규 시즌을 1주 씩 취소하면서 직장 폐쇄를 장기화했다. 그러나 이후 선수노조 위원장인 토니 클락과 통화하며 향후 협력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고, 더 이상 시즌을 파행으로 이끌면 안 된다는 판단 하에 사무국과 구단, 선수노조가 조금씩 양보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만프레드는 지난 몇 달의 상황에 대하여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아직 불씨가 남았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 시즌이 개막하게 됐다. 지명타자 전면 도입, 포스트 시즌 확대, 고의적 탱킹 방지 대책 등 경기에 대한 큰 변화도 있는 만큼 메이저리그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