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국제경기 개최 및 국가명, 국기, 국가 사용을 불허했다.

FIFA는 28일(한국시각) "러시아에서 FIFA가 주관하는 국제 경기를 개최할 수 없고, 러시아의 홈 경기는 중립 지역에서 무관중으로 진행한다"라며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국가명 대신 러시아축구협회(RFU) 소속으로 뛰어야 한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RFU가 출전하는 경기에서 러시아 국기 사용과 국가 연주를 금지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6개 대륙 축구연맹 회장들과 만장일치로 이 같은 내용의 징계를 결의했다.

그러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럽축구연맹(UEFA) 등과 협력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축구 안 한다"... 보이콧 선언 줄이어 

FIF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다"라며 "폭력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에게 깊은 연대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는 중립 지역에서 열리게 됐다. 그러나 러시아와 같은 조에 묶인 폴란드, 스웨덴, 체코는 경기 자체를 보이콧 선언하면서 실제로 경기가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세자리 쿨레자 폴란드축구협회 회장은 성명을 통해 "FIFA의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러시아가 어떤 국가명을 쓰는지 상관없이 무조건 경기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라고 반발했다.

스웨덴축구협회도 "우리는 훨씬 날카로운 징계를 예상했기에 이번 결정에 만족할 수 없다"라며 "폴란드, 체코의 축구협회와 대화하고 우리의 의견을 정리해서 FIFA에 거듭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FIFA는 러시아와의 경기를 거부한 세 국가의 축구협회와 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적절하고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퇴출은 아직... FIFA, 러시아·중국 눈치보나 
   
일부 국가들은 아예 러시아의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프랑스축구협회는 "러시아를 카타르 월드컵에서 퇴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도 더 이상 러시아와 경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잉글랜드는 오는 7월 UEFA 여자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러시아는 이 대회 출전 자격을 획득한 상태여서 추가적인 갈등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FIFA는 러시아 퇴출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인 중국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타르 월드컵 후원사 11개 가운데 4개가 중국 기업일 정도로 '큰손'이기 때문이다.
 
앞서 FIFA는 1994 미국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당시 발칸반도에서 전쟁을 일으켜 유엔 제재를 받은 유고슬라비아의 출전을 금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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