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에게 겨울은 말 그대로 '혹한기'나 다름없다. 모기업의 예산 감축으로 인해 이적시장 때마다 주축 선수들을 떠나보내는 행보를 보이면서 기대보단 선수가 떠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실정이다.

그럼에도 포항을 지키고 있는 건 김기동 감독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선수단 장악, 능동적인 전술운영을 통해 없는 살림에서도 포항을 지킨 덕에 포항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김기동 감독과 함께 성장한 포항
 
포항스틸러스 신진호, 김기동 감독 '파이팅'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포항스틸러스 신진호(왼쪽), 김기동 감독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포항스틸러스 신진호, 김기동 감독 '파이팅'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포항스틸러스 신진호(왼쪽), 김기동 감독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연합뉴스

 
2015년 3위를 끝으로 포항은 지속적인 내리막길 행보를 이어왔다. 최진철-최순호 감독으로 이어지는 3년여의 시간동안 포항을 상징하는 팀 컬러 '스틸타카'는 사라졌고 성적 역시 2018시즌 4위를 제외하곤 2016년 9위, 2017년 7위를 기록하는 등 중하위권을 멤도는 팀이 됐다.

이런 포항을 구한 건 김기동 감독이었다. 부천 SK에서 활약했던 1993년부터 2002년까지를 제외하곤 모두 포항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던 김기동 감독은 2012년 은퇴 이후 대한민국 U-23 대표팀 코치를 지낸 뒤 2016년 수석코치로 포항에 복귀했다.

이후 2019년 4월 성적부진으로 최순호 감독이 사퇴하자 감독대행으로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은 무너져 가던 팀을 완벽히 살려냈다. 능동적인 전술운영과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단 장악에 성공한 김기동 감독은 한동안 사라졌던 공격축구를 다시한번 선보이면서 '기동 타격대'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러면서 포항은 반등했다. 8라운드까지 2승 1무 5패를 기록하고 있던 팀을 16승 8무 14패의 성적을 기록해 4위에 올린 것. 무엇보다 김기동 감독이 지휘한 30경기에서 42득점을 기록하는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2020시즌에도 포항의 성장세는 계속됐다. 일류첸코-팔로세비치 콤비에 송민규, 강상우 등이 주축을 이룬 포항의 공격진은 27경기에서 56득점을 기록해 팀 최다득점 1위와 함께 리그 3위로 2021시즌 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획득했다. 여기에 FA컵에서도 준결승까지 오르는 등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지난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공격을 이끌었던 일류첸코, 팔로세비치, 최영준(임대복귀), 김광석이 팀을 떠난 가운데 공격진의 유일한 희망 송민규 마저 여름에 전북 현대로 이적하고 말었다.

이에 반해 전력보강은 신통치 않었다. 임상협과 신광훈, 신진호는 베테랑으로서 팀에 큰 역할을 했지만 새롭게 영입된 용병 크베시치, 타쉬는 팀 전력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면서 포항의 공격력은 이전과 같은 파괴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이로인해 김기동 감독은 이승모를 제로톱으로 출전시키는 전술변화로 돌파구를 찾기에 이른다.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포항은 ACL 준우승이란 성과를 냈다. 조별리그에서의 졸전과 턱걸이로 16강에 진출한 탓에 팬들의 관심을 이끌지 못했지만 세레소 오사카(16강), 나고야 그램퍼스(8강), 울산 현대(4강)를 모두 물리치고 2009년 이후 12년 만에 ACL 결승에 진출한 것. 팀 전력은 세 팀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지만 김기동 감독의 맞춤형 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나고야는 포항이 조별리그 2경기에서 1무 1패의 열세를 보였던 팀이었다는 점에서 승리의 의미가 더욱 컸다. 비록 아쉽게 결승에선 알 힐랄에 패해 우승에 실패했지만 포항이 한 걸음 더 성장하는 밑바탕이 되기엔 충분했다.

다만 리그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장기 레이스로 치뤄지는 리그에선 포항의 얇은 선수층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고 이는 베테랑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포항에겐 치명타로 다가오게 된다. 결국 마지막 10경기에서 단 2승에 그치는 부진속에 9위에 머문 포항은 2016년 이후 가장 나쁜 리그 순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추운 겨울 보내는 포항

지난시즌 리그 9위를 기록해 올시즌 ACL에 출전하지 못하는 포항의 입장에선 리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를 통해 포항은 올시즌 리그 순위를 올리는데 중점을 둘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올 겨울도 추운 겨울이다. 기존 전력이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윤평국, 박찬용을 영입한 것을 비롯해 허용준, 심상민, 김용환이 군 제대후 팀에 복귀한 것은 반가운 부분이다. 다만 아직 완벽히 전력이 갖춰지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용병들의 뒤늦은 합류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시즌 포항은 크베시치, 타쉬가 뒤늦게 합류하면서 손발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과적으로 두 선수 모두 실패한채 시즌을 마치고 팀을 떠났다. 이 자리를 2019년 포항에서 맹활약을 펼친 완델손 재영입과 중국 갑급리그에서 활약한 오그부를 영입해 메웠지만 두 선수 역시 개막에 맞춰 팀에 합류하지 못함에 따라 시즌초 전력구성에 차질을 빚게 됐다.

수비의 이탈 역시 아쉽다. 지난시즌 포항은 김광석과 하창래가 각각 인천과 군 입대를 위해 팀을 떠나면서 수비진에 큰 균열이 일어났다. 이 자리를 용병 그랜트와 권완규가 잘 메워줬지만 문제는 권완규 마저 올시즌 성남FC로 이적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팀의 스타플레이어인 강상우 역시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하면서 포항은 수비진 구성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포항이 희망을 걸 수 있는 부분은 미드필더 포지션이다. 주장 신진호를 중심으로 이수빈, 신광훈이 구축하는 미드필더는 노련미와 패기가 돋보이는 가운데 지난시즌 제로톱으로 출전했던 이승모는 본래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돌아와 포항의 공격을 극대화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지난시즌 K리그 1 영플레이어 상 후보에 들며 기량을 인정받은 고영준을 비롯해 김기동 감독의 아들로 유명세를 탔던 김준호도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측면자원 역시 기대가 크다. 지난시즌 K리그 1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며 완벽하게 부활한 임상협을 중심으로 전남 드래곤즈의 FA컵 우승을 이끈 정재희가 좌우 측면에서 포항의 공격을 이끌것으로 예상된다.

올시즌 포항은 김기동 감독이 치르는 4번째 시즌이다. 매 시즌 열악한 조건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며 눈에 띄는 결과물을 가져다 준 김기동 감독이 올시즌엔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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