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관련 이미지.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관련 이미지. ⓒ 영화사 메이플러스


 
인동초, 헌정 사상 처음으로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룬 인물 등 정치인 김대중을 수식하는 말은 여러 가지다. 평전을 비롯해 그간 영상과 출판물로 그의 삶을 조명한 콘텐츠들이 꽤 있었고, 오는 27일 개봉하는 이 다큐멘터리 또한 그 연장선상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란 제목은 평소 김대중이 연설 때 가장 먼저 꺼낸 말에서 비롯했다. 소작농의 아들에서 해운회사 대표를 지내다가 현실 정치에 눈을 뜨며 출사표를 던진 이후 그의 삶의 궤적을 쫓은 여러 영상물이 있었는데 이 영화는 전두환 정권 당시인 1980년 이른바 '내란 음모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전후를 중심으로 내용이 구성돼 있다.
 
20년이 지나서야 관련 인물들의 재심이 이뤄졌고, 퇴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인들이 무죄를 받았지만 상처는 고스란히 당사자를 비롯해 한국 현대사에 아프게 새겨져 있다. 영화는 거대 야당 모두 비주류 인사들의 약진으로 향방을 전혀 알 수 없는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을 소환했다.
 
영화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5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4번의 대권에 도전한 김대중의 뚝심과 끝까지 저버릴 수 없었던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그의 신의다. 사형 선고 이후 국제 사회의 연대로 받은 사면 결정, 그리고 미국 망명과 재귀국의 흐름을 짚으며 군데군데 김대중의 수행비서, 민주화 재야인사, 유시민 작가 및 언론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거나 평가한다.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관련 이미지.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관련 이미지. ⓒ 영화사 메이플러스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관련 이미지.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관련 이미지. ⓒ 영화사 메이플러스


 
대부분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에 영화를 통해 새롭게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이나 사실은 적은 편이다. 다만 알고 있다고 믿었던 혹은 지난 과거로 치부했던 김대중의 선택과 행보를 새삼 생생하게 복기함으로써 지금 시대에 대한 질문은 충분히 던질 수 있다.
 
거대 양당이 내놓은 대선 후보들이 당내 비주류거나 정치와는 아주 관계가 없던 검사 출신의 인물들이다. 국민의 힘으로 독재 정권을 몰아내고 대통령 직선제를 이뤄낸 지 24년이 지나고 있는 시점에 김대중의 행보를 되새기는 게 의미있겠다.
 
지역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 김대중은 유일하게 통합을 외치며 선거유세를 하던 이였고, 사형을 면한 후 미국에서 나름 편안하게 생을 보낼 수도 있었지만 다시 귀국해 끝내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영화 속 유시민은 "거리에 사람들이 나와 구걸하지 않아도 되도록 제도를 만든 분"이라며 "전두환이라면 형제복지원으로 다 집어넣었겠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를 최초로 만들었다. 이 사실을 다들 잘 모르지만 정말 대단한 것"이라 평가한다.
 
김영삼 정부로부터 비롯된 IMF 금융 상태를 인수받은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다. 축하할 자리지만 그 어느 때 보다 침통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취임의 변을 남기던 김 대통령은 약 5초간 침묵하며 눈물을 삼키는 듯 보인다. 25년 만에 대권을 잡은 승리감 때문이 아니었다. 부도 위기에 몰린 나라, 도탄에 빠진 국민을 떠올리며 슬픔을 삼키고 있다는 걸 그의 표정에서 알 수 있다.
 
요즘 다큐멘터리 답지 않게 전형적 구성에 군데군데 자막 오류도 눈에 띄지만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은 미처 우리가 가슴 한쪽에 넣어두었던 민주 정신과 자유, 국민 주권을 누구보다 지지하고 실천하려 한 사람을 되새기게 하기 충분하다. 더욱이 그는 공식석상에서 "어려울 때 국민들이 제 등을 밟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다리가 되겠다"고 공언해왔다.
 
누가 국민을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요즘이다. 역사적 위기마다 국민이 직접 나서 시위도 하고 정권까지 교체시켰다지만 그 사회적 비용을 되풀이 할 수는 없는 것 아닐까. 깨어있는 시민, 그리고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한 그의 말을 다시 기억해야 할 시점이다.
 
 
한줄평: 이 시대에 되새겨 보는 김대중 정신
평점: ★★★(3/5)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관련 정보

감독: 김진홍
출연: 김대중, 이재정, 유시민, 문성근, 이동형 외
제작: ㈜영화사 메이플러스
공동제작: 광주 MBC / ㈜대호Ent.
배급: 블루필름웍스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82분
개봉: 2022년 1월 27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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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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