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촛불> 관련 이미지.

영화 <나의 촛불> 관련 이미지. ⓒ 리틀빅픽쳐스

 
대한민국의 2017년은 그야말로 역사의 현장이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을 탄핵시킨 나라. 그것도 유혈 사태 하나 없는 비폭력 시위 방식으로 이뤄낸 일이라는 사실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의 찬사와 부러움을 받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국가적으로 다사다난했던 그 역동성을 내세운 다큐멘터리가 곧 개봉을 예고했다. 배우 김의성, 그리고 전 <시사인> 기자 출신인 주진우가 함께 연출자로 이름을 올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추적한 게 아닌 말 그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르짖으며 기꺼이 행동에 나선 촛불 시민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영화의 첫 장면은 손석희 JTBC 사장 인터뷰다. 그를 시작으로 유시민, 고 정두언, 심상정, 추미애 등 국내 유력 정치인 및 작가가 박근혜 정권 당시를 회고하고 촛불집회와 시민들의 행동에 대해 말을 보탠다. 초반부는 박근혜 정권을 바라보며 이들이 갖고 있던 우려, 개인적 의견으로 채워져 있으며 중반부로 갈수록 일반 시민들이 출연해 촛불을 들었던 당시 소회를 전하는 형식이다.
 
<나의 촛불>이 우선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건 그간 언론 보도를 통해 단편적으로 접하거나 간접적으로 접했던 논란의 인물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비선 실세라는 오명을 쓰며 박근혜 탄핵의 불씨가 된 최순실씨 관련 인물인 고영태씨가 직접 출연했다. 여기에 더해 당시 특검을 지휘한 박영수 검사와 수사의 중심 역할을 했던 윤석열 현 국민의힘 대선 후보까지 카메라 앞에 섰다. 이 밖에도 당시 여당이었던 김성태·이혜훈 전 의원 등이 나름 솔직한 속내를 밝히며 영화 내용을 풍부하게 만든다.

영화의 약점
  
 영화 <나의 촛불> 관련 이미지.

영화 <나의 촛불> 관련 이미지. ⓒ 리틀빅픽쳐스

  
 영화 <나의 촛불> 관련 이미지.

영화 <나의 촛불> 관련 이미지. ⓒ 리틀빅픽쳐스

 
그간 언론사나 언론인이 중심에 선 여러 저널리즘 다큐멘터리가 등장한 가운데 <나의 촛불>은 아마 조금은 독특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전 기자와 현업 배우가 협력했다는 사실도 그렇거니와, 영화가 추구하는 방향성 면에서 저널리즘 다큐들이 갖던 추적, 탐사의 흐름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록 다큐멘터리로써 당시 촛불 정국을 회고하고 돌아보는 정도로 갈음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적으로 보면 약점이 몇 군데 있는 편이다. 우선 구성이 단순 나열에 가깝기에 주제 의식에 공감하면서도 당시 상황이나 사건을 보다 입체적으로 받아들이게끔 하는 데엔 힘이 부족하다. 박근혜 정권이 저지른 여러 실책들, 세월호 참사부터 국정 농단까지 한 번에 훑으려는 시도를 했는데 그 사건 각자가 갖고 있는 엄중함에 비해 따라오는 장면은 일종의 오피니언(opinion) 수준의 말들이다. 자칫 그 무게감이 희석될 여지를 준다는 게 아쉽다.
 
주진우 전 기자는 과거에 <저수지 게임> 같은 작품에선 저널리스트의 날카로움을 나름 발휘했다. 물론 확실한 물증이나 분명한 연결고리 여부에서 비판받을 여지는 있지만 저널리즘 다큐의 성격은 분명하게 했다는 평은 가능했다.

<나의 촛불>은 물론 그와는 소재도 주제 의식도 많이 다르고, '기록 다큐'라고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탐사나 고발성 다큐는 아니라지만 시사 프로를 함께 진행한 바 있는 주진우 기자와 김의성 배우가 만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이상의 어떤 성취를 기대하는 관객에겐 아쉬울 수도 있다.

기술적으로는 인터뷰이(interviewee)를 잡는 카메라 구도가 어색한 지점이 많다. 왜곡된 루킹룸(Looking-room, 인물 시선 방향으로 여유 공간을 두는 것)이나 다소 부족한 헤드룸(Head-room, 화면 속 인물 머리 위로 빈 공간을 두는 것)은 의도한 것이었는지 궁금증이 든다. 음악 또한 인물의 대사와 겹치는 지점이 있어서 집중력을 다소 흩뜨리게 한다.
 
한줄평: 꾸준히 그리고 제대로 기록되어야 할 촛불시민의 힘
평점: ★★★(3/5)

 
영화 <나의 촛불> 관련 정보

감독: 김의성, 주진우
출연: 촛불 시민, 고영태, 김성태, 박영수, 손석희, 심상정, 유시민, 윤석열, 추미애, 이혜훈, 박지원, 정세현, 안민석, 하태경, 우상호, 필립 메스메로, 박주민, 정세균 등
기획 및 제작: (유)주기자
배급: 리틀빅픽처스
공동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
개봉: 2022년 2월 10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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