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여는 데 제격인 영화가 오는 22일 국내 개봉했다. 프랑스 영화 <노트르담>이 그 주인공이다. '프랑스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발레리 돈젤리가 각본, 감독, 배우 1인 3역을 모두 소화한 작품이다. 특히 여성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다.

프랑스 영화 특유의 위트 있고 과감하며 독특한 스토리와 화면으로 가득한 <노트르담>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걸맞게 시종일관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만년 유망주 건축가의 일과 사랑
 
 영화 <노트르담>

영화 <노트르담> ⓒ 엣나인필름

 
이 영화의 주인공은 만년 유망주 건축가이자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인 모드 크레용(발레리 돈젤리 분)이다. 툭하면 애인과 싸우고 찾아오는 전남편과는 여전히 오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중 잊고 있던 옛사랑까지 나타나 혼란스러운 가운데, 노트르담 성당 산책로 복원 사업에 덜컥 당선돼 나라의 중대한 프로젝트까지 맡게 된다.

뜻밖에 찾아온 부담스러운 대형 프로젝트 업무와 달달한 옛사랑, 그리고 역시나 뜻밖에 찾아온 전남편 사이에 생긴 아이 소식까지. 극중 모드 크레용이 "어떻게 이렇게 한꺼번에 찾아오는지"라는 대사를 뱉을 정도로 모드의 삶은 다이내믹하게 변화를 맞이한다.

모드가 일과 사랑, 육아 세 가지를 다 씩씩하게 일궈나가는 모습이 영화의 주된 줄기를 이루는데, 이 과정을 유쾌하게 따라가다 보면 '나도 해낼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에너지가 생긴다. 새해를 앞두고 용기와 힘이 필요한 관객에게, 특히 여성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분전환과 영향을 줄 영화다. 
 
 영화 <노트르담>

영화 <노트르담> ⓒ 엣나인필름


파리 시민들과 언론의 하이라이트를 받는 노트르담 성당 복원사업 하나만으로도 벅찬 일일 텐데 애인과 잘 풀리지 않아 투정부리는 전남편도 받아주고, 아이들도 키우고, 옛사랑과의 로맨스도 새롭게 펼치면서, 뱃속의 아이까지 돌보는 모드 크레용은 그야말로 워킹맘 중의 워킹맘이다. 아니, 그보다 '슈퍼우먼'이라는 말이 더 어울려 보인다. 

멀리 프랑스에 사는 한 여성의 이야기지만 묘하게 대한민국 워킹맘들의 삶과 겹쳐 보인다. 국적도 다르고 처한 환경도 다르지만 여성이 감당해야할 많은 일들을 기적처럼 감당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습에서 공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복잡한 상황들 속에서도 불평 하나 없이 경쾌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내는 모드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의 상황은 별 거 아니네' 하는 생각마저 들고, '일과 사랑, 육아 모든 건 닥치면 다 하게 돼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가운데서도 여성에게만 살림과 육아의 짐이 당연한 듯 부과되는 현실에 대해선 프랑스 여성들도 문제의식을 지닌 듯 보였다. 모드가 일에 치여 열 살 된 딸아이를 늦게 데리러 갔을 때 딸은 엄마 모드에게 이렇게 말한다. 

"왜 여자가 다 해야 해?" 

프랑스 영화는 낭만적이고 독특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낭만과 독특함 가운데 이런 생활적인 면면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 영화는 우리네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로 보이지 않는다. 내 삶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발레리 돈젤리의 매력에 푹 빠지다
 
 영화 <노트르담>

영화 <노트르담>의 발레리 돈젤리 감독. ⓒ 엣나인필름

 
주연 모드 크레용 역을 맡은 발레리 돈젤리는 이 영화의 감독이기도 하다. 6번째 장편 영화인 <노트르담>을 선보인 그는 여성의 주체적인 삶을 작품에 담아냈다. 감독, 각본, 배우까지 소화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고스란히 이 영화에 담아냈다. 칸영화제를 비롯하여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노트르담>으로 그는 언론과 평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발레리 돈젤리 감독은 극중 모드 크레용처럼 건축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후 배우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해 감독에까지 발을 넓히며 이름을 알렸다. 첫 장편 영화 <사랑의 여왕>에서부터 <사랑은 마법처럼> <어떤 사랑>등 꾸준히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나갔다. 그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 <마가렛앤 줄리앙: 금지된 사랑>은 제68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후보에 올라 명실상부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이자 배우로 그를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번 여섯 번째 장편 <노트르담>은 발레리 돈젤리 감독의 작품세계가 가장 잘 드러난 영화로 평가받는다. 뻔하고 지루해질 수 있는 연애담 속에 판타지 요소와 뮤지컬적인 요소들을 가미해 독특한 맛을 낸다. 또한, 정통 프렌치 로맨틱 코미디에 다양한 장르를 과감하게 섞어서 본인만의 개성을 더했다. 

이 영화는 발레리 돈젤리 본인의, 40대 여성으로서의 자전적인 삶을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통해 그는 다음처럼 말했는데 이는 대한민국 여성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

"항상 너무 이타적인 우리 세대의 여성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내 영화의 주인공은 모든 여성이다."

한 줄 평: 이렇게 매력적인 여성이라니! 
평점: ★★★☆(3.5/5)
 
 
영화 정보

제목          노트르담
원제/영제   Notre Dame
감독         발레리 돈젤리
출연         발레리 돈젤리, 피에르 델라돈챔프스
수입/배급  ㈜엣나인필름
장르         드라마, 로맨스
러닝타임   90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1년 12월 22일
 
 
 영화 <노트르담>

영화 <노트르담> ⓒ 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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