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라이트급 최강자 올리베이라가 포이리에의 정상도전을 막아 세웠다.

UFC 라이트급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69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1차 방어전에서 라이트급 랭킹 1위 더스틴 포이리에를 3라운드 서브미션으로 제압했다. 지난 5월 마이클 챈들러를 KO로 꺾고 챔피언에 등극했던 올리베이라는 코너 맥그리거에게 두 번이나 승리했던 강력한 도전자 포이리에를 제압하면서 통산 15번째 서브미션과 18번째 피니시 승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격투팬들을 경악시켰던 경기는 코메인이벤트로 열렸던 여성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나왔다. 지난 2014년9월 캣 진가노에게 마지막으로 패한 후 7년 넘게 옥타곤에서 패배를 모르던 역대 최강의 여성파이터 아만다 누네즈가 여성밴텀급 3위 줄리아나 페냐에게 2라운드 서브미션으로 패하며 타이틀을 잃은 것이다. 이는 UFC269 대회는 물론이고 올해 열린 경기 중 가장 큰 이변으로 꼽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큰 충격이었다.
 
 페냐(오른쪽)는 대대수 격투팬들의 예상을 깨고 여성 밴텀급 새 챔피언에 등극했다.

페냐(오른쪽)는 대대수 격투팬들의 예상을 깨고 여성 밴텀급 새 챔피언에 등극했다. ⓒ UFC

 
1980일 동안 챔피언 벨트 지킨 누네즈

UFC에서 2012년에 신설된 여성 밴텀급에는 크게 2명의 지배자가 있었다. 여성 밴텀급을 호령했던 첫 번째 지배자는 바로 초대 챔피언 론다 로우지였다. 스트라이크포스 챔피언 자격으로 UFC 초대 여성밴텀급 챔피언으로 인정 받은 로우지는 2015년 11월 홀리 홈의 하이킥에 무너질 때까지 무려 10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타이틀을 지켰다. 특히 6번의 방어전 중 5번을 1라운드에 끝내는 무서운 결정력을 선보였다.

홀리 홈이 가져간 타이틀은 2016년 3월 미샤 테이트를 거쳐 그해 7월 '암사자' 누네즈에게 넘어갔다. 브라질 출신의 타격가 누네즈는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테이트를 3분 16초 만에 서브미션으로 제압하며 가볍게 챔피언 타이틀을 가져와 무려 2000일 가까이 밴텀급 타이틀을 지켰다. 연말 로우지의 복귀전은 48초 만에 누네즈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끝났고 로우지는 누네즈전 패배를 끝으로 종합격투기를 은퇴하고 프로레슬링 단체 WWE에 진출했다.

누네즈는 2017년 9월 가장 힘든 상대였던 킥복싱과 무에타이의 대가 발렌티나 셰브첸코를 상대했다. 두 선수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결과는 누네즈의 2:1 판정승이었다. 경기 후 셰브첸코 측은 물론이고 격투팬들 사이에서도 판정 결과에 대한 불만과 시비가 있었는데 끝내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분명한 사실은 셰브첸코라는 큰 산을 넘으면서 누네즈의 앞날에 탄탄대로가 열렸다는 점이다.

라퀠 페닝턴과의 3차 방어전에서 시종일관 여유 있는 경기를 펼친 끝에 5라운드 KO승을 거둔 누네즈는 2018년 12월 현존하는 최강의 여성파이터로 군림하던 크리스 사이보그와 페더급 타이틀전을 치렀다. 대부분의 격투팬들이 사이보그가 승리할 거라고 전망했지만 누네즈는 단 51초 만에 사이보그를 쓰러트리면서 여성 최초로 두 체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사이보그에게서 '현존하는 최강 여성파이터'라는 타이틀을 빼앗았음은 물론이다.

4차 방어전에서 로우지를 꺾었던 홀리 홈을 1라운드에 하이킥으로 꺾은 누네즈는 2019년 12월 저메인 데 란다메까지 판정으로 제압하며 밴텀급에선 더 이상 적수가 없음을 증명했다. 작년과 올해 두 번의 페더급 방어전을 각각 판정과 KO로 승리한 누네즈는 UFC269에서 줄리아나 페냐를 상대로 밴텀급 6차 방어를 치렀다. 물론 경기를 수락할 때만 해도 이 경기가 누네즈에게 끔찍한 기억으로 남을 거라 예상하진 못했을 것이다.

누네즈 7년 만에 패배, 재경기 성사 가능성 높아

중소단체에서 활동하다가 2013년 UFC의 신인육성 프로그램 TUF18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UFC와 계약한 페냐는 2014년 3월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당해 1년 넘게 옥타곤에 오르지 못했다. 2015년 4월 밀라나 두디에바를 1라운드 KO로 꺾으며 옥타곤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페냐는 제시카 아이와 캣 진가노를 각각 판정으로 제압하며 파죽의 4연승 행진을 달렸다. 하지만 5연승 문턱에서 셰브첸코에게 패하며 UFC 첫 패배를 당했다.

페냐는 니코 몬타뇨를 잡고 다시 승리 행진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작년 10월 저메인 데 란다메에게 서브미션으로 패하면서 승리와 패배를 반복했다. 하지만 극강챔피언 누네즈의 도전자가 마땅치 않았고 지난 1월 사라 맥맨을 서브미션으로 꺾은 페냐가 누네즈의 다음 도전자로 지목됐다. 누네즈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타이틀전은 12월로 미뤄졌지만 페냐는 격투기 데뷔 후 가장 중요했던 이 경기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이변을 만들었다.

1라운드까지만 해도 누네즈가 강력한 타격을 앞세워 경기를 주도했다. 페냐는 누네즈의 킥에 맞고 두 차례나 다운됐고 경기는 예상보다 일찍 끝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페냐는 1라운드를 버텨냈고 2라운드 들어 반격에 성공하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누네즈의 타격에 뒤로 물러나던 1라운드와 달리 누네즈와 맞불을 놓은 페냐는 라운드 후반 누네즈에게 펀치를 적중시킨 후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켜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통해 누네즈의 항복을 받아냈다.

페냐의 극적인 승리로 5년 5개월 만에 밴텀급 타이틀의 주인이 바뀌게 됐지만 두 선수의 대립은 이대로 끝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누네즈는 무려 2000일 가까이 여성 밴텀급 타이틀을 지켜온 극강의 챔피언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네즈가 재경기를 원할 경우 페냐 쪽에서는 거절할 명분이 없다. 분명한 사실은 누네즈의 독주로 인해 다소 시시했던 UFC 여성 밴텀급의 타이틀 전선에 페냐와 누네즈라는 흥미로운 라이벌 구도가 생겼다는 점이다.

한편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를 기록한 후 플라이급으로 체급전향을 단행했던 전 밴텀급 챔피언 코디 가브란트는 플라이급 데뷔전에서 랭킹 6위 카이 카라 프랑스에게 1라운드 KO로 허무하게 패했다. 밴텀급에서 한계를 보이고 플라이급으로 감량한 후 2체급 석권에 도전하겠다고 호기롭게 나선 가브란트는 체급 전향 후 첫 경기에서 1라운드 KO패를 당하면서 플라이급 적응에도 험난한 가시밭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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