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만 로맨스> 스틸컷

<장르만 로맨스> 스틸컷 ⓒ (주)NEW

 
<장르만 로맨스>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뻔해 보이는 소재를 펀(FUN)하게 조합해낸 영화다. 신작을 내지 못하는 무기력한 소설가, 깨지고 또 깨진 콩가루 가족, 이혼부부와 비밀커플 그리고 스승과 제자 등 클리셰가 예상되는 요소들을 모두 가져왔지만 예측하지 못하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제목 그대로 작품은 로맨스 한 스푼을 집어넣었을 뿐 웃음과 감동을 주된 코드로 삼은 기발한 영화다. 
 
6명의 주인공 모두에게 확실한 캐릭터가 부여돼 있어 어떻게 짝을 이뤄도 재미를 줄 수 있는 티키타카를 만들어낸다. 그 중심에는 소설가 현 역의 류승룡이 있다. 류승룡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이라 할 만큼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 섬뜩한 악역(최종병기 활), 더티섹시 카사노바(내 아내의 모든 것), 딸바보 아버지(7번방의 선물)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육각형 배우라 할 만큼 다채로운 류승룡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유쾌함이라 할 수 있다.
 
류승룡이 연기한 현은 사면초가 그 자체인 캐릭터다. 계약기간이 다 되어 가는데 글감은 떠오르지 않고, 이혼한 전 아내 미애(오나라)와는 아들 성경(성유빈) 문제로 매일 다툼이다. 여기에 새 가정에서는 기러기 아빠라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런 현 앞에 작가지망생 유진(무진성)이 나타나면서 예기치 못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진과는 뒤바뀐 사제관계로, 미애와 성경 앞에서는 떳떳하지 못한 가장으로, 출판사 사장이자 절친인 순모(김희원)와는 티격태격 케미로 웃음을 유발한다. 
  
 <장르만 로맨스> 스틸컷

<장르만 로맨스> 스틸컷 ⓒ (주)NEW

 
현과 유진의 케미 역시 관람 포인트다. 첫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무진성은 류승용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두 사람의 케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중심플롯을 바탕으로 서브플롯이 힘을 얻었다.
 
현의 전 아내 미애 역의 오나라는 예능 <식스 센스>에서 보여줬던 예능감을 영화에서 마음껏 발산한 듯하다. 남편과 헤어졌지만 막상 남편이 신경쓰이고 또 사춘기 아들은 더 신경 쓰이는 오지랖 넓은 주부를 연기했다. 
 
<살아남은 아이>, <윤희에게> 등에서 침착하고 소년미가 느껴지는 연기를 주로 선보여 왔던 성유빈은 '돌아이' 그 자체의 성경을 연기한다. 여자친구에게 충격적인 이별통보를 받은 뒤 사춘기의 끝을 달리는 성경은 극 중반부 이후부터 벌어지는 모든 사건의 원인을 제공하다. 성경과 호흡을 맞추는 4차원 이웃집 정원 역의 이유영 역시 이렇게 발랄하고 엉뚱한 모습이 있었나 싶을 만큼 코믹옷을 잘 소화했다. 
  
 <장르만 로맨스> 스틸컷

<장르만 로맨스> 스틸컷 ⓒ (주)NEW

 
여기에 순모 역의 김희원 역시 특유의 소심한 코믹연기로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조합해 티키타카를 만들어내는 게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 이를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장르만 로맨스>는 겉으로는 쿨하고 행복해 보이지만 속은 외로움으로 가득 찬 현대인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현 역시 외부에서 보면 잘 나가는 작가에 대학교수지만 기러기 아빠에 더는 글감이 나오지 않는 재능의 한계로 고통 받고 있다. 이 고통은 현의 전 가족 역시 마찬가지다. 미애와 성경의 캐릭터 또한 웃음 이면에는 슬픔이 있다.
 
미애는 현과 헤어진 뒤 더는 사랑에 상처받기 싫다는 마음을 지니고 있고, 성경은 질풍노도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고등학생으로 시한폭탄같은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이들과 엮이게 되는 유진, 순모, 정원은 외로움을 잊게 만들며 일종의 가족과도 같은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현대인에게 필요한 사랑의 온기를 전해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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