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시고르 경양식'

JTBC '시고르 경양식' ⓒ JTBC

 
이번에는 정통 경양식이다. 연예인들을 중심에 둔 식당 운영 소재 예능이 입맛 자극하는 프랑스 레스토랑으로 발을 넓혔다. 지난 25일 방영된 JTBC <시고르 경양식>은 톱스타 최지우, 차인표, 최강창민(동방신기), 이장우, 이수혁, 조세호 등 6인이 강원도 삼척에서 정통 레스토랑을 개업하고 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신규 프로그램이다.  

최근 가을 개편을 통해 JTBC는 대거 새 예능을 앞세워 위축된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양상이다. 9월 국내 최초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 연예인 요리 대결 <쿡킹 : 요리왕의 탄생>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인 데 이어 이달 들어선 <시고르 경양식>이 가세했다. 이밖에 <아는 형님>, <해방타운>,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 등은 방송 시간대 또는 방영일 변경을 통해 변화를 꾀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개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6명 멤버들
 
 JTBC '시고르 경양식'

JTBC '시고르 경양식' ⓒ JTBC

 
<시고르 경양식> 첫회는 본격적인 개업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 준비 과정을 중심으로 그려졌다. 차인표의 부인 신애라와 오랜 친분을 지닌 최지우를 제외하면 구성원들은 별다른 인연 혹은 접점이 없는 관계였기에 첫 만남에서 어색함이 묻어났다. 이에 분위기 타파에 나선 인물은 '사장님' 최지우였다.   

"레스토랑을 오픈하려고 한다, 임시로 열었다가 없어지는 팝업레스토랑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문을 연 그녀는 나름 생각해둔 멤버들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적절한 인력 배치를 일찌감치 기획해두고 있었다. 이에 반발(?)한 인물은 다름 아닌 조세호.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 출연 경력을 앞세워 "수세프를 하고 싶다"라는 야망을 불태웠지만 최지우는 이에 아랑곳 없이 "헤드셰프는 차인표, 수셰프는 이장우! 그리고 조세호는 깍두기 역할을 해달라"로 못박아 웃음을 제공한다.  

홀팀과 주방팀으로 역할을 부여받은 연예인들은 미슐랭스타의 레스토랑을 찾아 전문적인 지도를 받으면서 착실하게 준비에 몰두했다. 식기 배치, 테이블 차리는 방법부터 코스 요리 도전 등 평소 해보지 않았던 일을 진행하면서 멤버들은 약간의 실수 등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착실히 개업을 위한 수업에 임했다.

개업 전날 시뮬레이션....깜짝 손님 방문에 당황​
 
 JTBC '시고르 경양식'

JTBC '시고르 경양식' ⓒ JTBC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 레스토랑 식구들은 하루 전날 삼척에 모여 사전 예행연습을 진행하는 것으로 정식 개업을 위해 박차를 가했다. 갑작스러운 조세호의 부재로 멤버들은 당황했지만 개인 일정을 마치고 지각 합류한 그는 온갖 메뉴 및 와인 종류를 술술 읊으며 동료들을 안심시켰다.  

나름 탄탄한 준비를 했다고 생각한 그들이었지만 서울과는 다른 작업 환경 및 개업에 대한 긴장감으로 실수를 연발했다. 그동안 이들을 도와준 스승님 셰프와 매니저들의 예고 없던 방문에 놀라 냄비를 떨어뜨리는가 하면, 불 조절 실패로 통을 태우기도 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스승들의 도움으로 주방팀과 홀팀은 점차 안정감을 되찾아갔지만 또 다른 깜짝 손님 등장에 냉정함을 유지하던 사장님 최지우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삼척시장과 면장, 이장님 등 지역 단체장이 실제 손님으로 영업장을 찾아온 것. 그동안 배우고 익힌 내용들을 차분히 복습하면서 제대로 된 요리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소소한 웃음 선사, 중심 잡아줄 인물 부재는 문제​
 
 JTBC '시고르 경양식'

JTBC '시고르 경양식' ⓒ JTBC

 
<시고르 경영식>은 <싱어게인>, <슈퍼밴드>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선전 외엔 확실한 한방을 보여주지 못하는 JTBC 예능의 요즘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첫회만 놓고 본다면 나름 소소한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육아에 전념하다 모처럼 출연으로 시청자들에게 TV 복귀를 신고한 최지우를 중심으로 예능에 익숙한 출연진과 예능에 생소한 출연진을 적절히 안배했다. 

​그럼에도 <시고르 경양식> 만의 특별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한계도 동시에 보여줬다. 이미 <윤식당>, <강식당>, <현지에서 먹힐까?> 등 tvN에서 방영한 일련의 식당 소재 예능과의 차별화는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웠다.

한적한 동네를 터전 삼아 임시 식당을 세우고 사전에 신청된 시청자 손님을 받아 영업에 돌입하는 그림은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기 때문이다. 구성원을 주도하는 특화된 리더 부재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tvN 요리 예능이 각각 윤여정, 강호동, 이연복이라는 확실한 1인자가 프로그램의 중심을 맡아 준 것과 달리 <시고르 경양식>은 사장이 존재하지만 수평적 구조로 인적 구성을 채운 모양새다. 최지우 사장, 차인표 헤드셰프가 있다지만 이들은 강력한 힘으로 식당 구성원을 이끌어간다기 보단 좋은 선배 역할에 머무른다.

더 큰 아쉬움은 JTBC 만의 색깔이 안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시고르 경양식>만의 문제가 아닌, 요즘 JTBC 예능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대목이다. 불과 5~6년전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한끼줍쇼> 등 발상의 전환이 담긴 예능을 속속 등장시켜 신흥 강자로 도약했음을 감안하면 지금의 JTBC는 예능 답보상태에 가깝다. 독창성과 과감함이 결여된 프로그램 제작은 결국 부진한 시청률, 낮은 화제성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i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시고르경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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