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 최종 1,2위를 차지한 김채현, 휴닝바히에 (방송화면 캡쳐)

지난 22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 최종 1,2위를 차지한 김채현, 휴닝바히에 (방송화면 캡쳐) ⓒ CJ ENM

 
Mnet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걸스플래닛 999>가 22일 생방송 무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총 12회에 걸쳐 한국, 중국, 일본 연습생들의 치열한 경쟁을 비롯해 전 세계 170여 개국 팬들이 투표에 참여할 만큼 <걸스플래닛 999>는 해외 케이팝 팬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새로운 9인조 걸그룹 케플러(Kep1er)를 탄생시켰다.

앞선 방송을 통해 공개되었던 세 번의 순위 발표식과 다르게 최종 데뷔 멤버 순위에서는 말 그대로 대이변이 펼쳐졌다. 그동안 투표에서 열세를 보였던 한국인 참가자들이 대거 상위권에 진입, 최종 데뷔의 꿈을 이룬 반면 5~6명 이상 Top9에 이름을 올렸던 중국과 일본 연습생들은 무더기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22일 최종 생방송을 통해 발표된 <걸스플래닛 999> 최종 데뷔조이자 케플러 멤버는 다음과 같다.

9위 션샤오팅(중국)
8위 사카모토 마시로(일본)
7위 에자키 히카루(일본)
6위 강예서(한국)
5위 서영은(한국)
4위 김다연(한국)
3위 최유진(한국)
2위 휴닝바히에(한국)
1위 김채현(한국)


그동안 Top 9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김채현, 휴닝바히에 등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등 대이변을 연출했다. 한국 6명, 일본 2명, 중국 1명이라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마지막회에 드러난 것이다.

달라진 방식의 마지막 투표... 한국인 참가자 대약진​
 
 지난 22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의 한 장면. ⓒ CJ ENM

 
그동안 3-3-3 구성으로 이뤄졌던 균형이 깨지면서 케이팝 종주국(?) 한국 참가자들 중심으로 데뷔 멤버가 정해졌는데 여기엔 마지막 투표 방식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셀투표 및 3인 투표 등 여러 명을 동시에 선택해야 하는 방식 대신 이제는 무조건 1명만 고르는 온라인 투표로 이뤄졌다.  

​이로 인해 그동안 일부 일본, 중국 참가자들에 대한 인기 거품이 걷히면서 대폭적인 순위 하락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첫번째 순위 발표식 1위를 차지했던 카외구치 유리나(일본)을 비롯해서 수수루이치, 푸야닝, 황씽치아오 (이상 중국) 등 상위권에 자주 이름을 올렸던 외국인 연습생들은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멤버로 발탁되긴 했지만 두 차례나 앞선 순위 발표식 1위에 이름을 올렸던 션샤오팅(중국)이 생방송에선 최종 9위 후보까지 밀릴 정도로 마지막 투표에선 예상 밖 고전을 겪기도 한다.

프로그램 화제성은 미미... <스우파>와 극명한 대조​
 
 지난 22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의 한 장면. ⓒ CJ ENM

 
일단 케플러라는 팀을 탄생시키면서 <걸스플래닛 999>은 자신의 임무를 마감하고 종영을 맞이했다. NC소프트의 글로벌 팬덤 서비스 '유니버스'와 손잡고 해외 시장 공략에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했지만 국내에선 0%대의 미미한 시청률이 말해주듯, <프로듀스101> 시리즈 대비 큰 주목도를 이끌지 못했다는 점은 이 프로그램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손꼽을 만 하다. 총 4시즌에 걸쳐 방영된 기존 오디션과의 차별점을 전혀 제시하지 못했고 익숙한 방식을 아직까지 고수하다 보니 국내 방영에선 화제조차 되지 못했다.

​과거 전소미, 김세정, 강다니엘, 박지훈 등이 방송과 동시에 일찌감치 스타로 떠오르는가 하면 방송 속에서 보여준 각종 언행이 마치 유행어 마냥 대중들에게 전파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걸스플래닛 999>는 그저 그들만의 잔치에 머물렀을 뿐이다. "Pick Me Pick Me Pick Me Up",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 등의 가사를 흥얼거리게 만든 <프로듀스101>의 주제곡들은 기억해도 <걸스플래닛999>의 "O.O.O"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단순히 시청자 폭이 넓지 못한 프로그램 특성을 핑계 삼기엔 안이한 제작 방식이 <걸스플래닛 999>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역시 Mnet에서 방영 중인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가 일반 시청자들에겐 생소했던 댄스 크루를 소재로 삼았지만,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안겨주는가 하면 다수의 출연자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 놓은 사실을 고려하면 너무나 초라한 현실일 따름이다.

끊이지 않는 아이돌 오디션... 그들만의 리그로만 머무를까​
 
 지난 22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의 한 장면. ⓒ CJ ENM

 
그럼에도 불구하고 Mnet의 아이돌 오디션은 앞으로도 쉼없이 가동될 예정이다. 지난해 역시 저조한 시청률에 막을 내리긴 했지만 지난주 초동 판매량(발매 첫 일주일 간의 음반 판매량) 무려 80만 장을 돌파한 엔하이픈을 탄생시킨 <아이랜드(i-Land)>가 내년에는 걸그룹 버전으로 시즌2로 이어질 예정이다.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를 배출한 하이브(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의 합작에 힘입어 해외 시장에서만큼은 큰 반향을 얻었으니, 걸그룹 버전으로 변화를 준 차기 시즌 또한 비슷한 글로벌 인기팀 배출을 기대하고 있다.

​불과 몇년 사이 케이팝 인기를 주도하는 아이돌 그룹의 활동 반경이 철저히 고정 팬덤 중심으로만 구성되면서 음반 판매량은 CD 시절 못잖게 폭등했고 비대면 환경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온라인 공연 활성화 및 각종 굿즈 판매 급증 등 새로운 방식으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폭넓은 대중과의 만남은 줄어들었다. TV 예능 및 라디오 등 기존 레거시 미디어 대신 온라인 및 SNS 기반 서비스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마니아 문화로 흘러가는 케이팝 그룹들에 대한 걱정도 함께 커지고 있다. "국내 시청률 낮아도 해외 쪽 열성팬만 마련하면 된다" 식의 프로그램 제작 또한 이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모양새다. 팬덤 기반 비즈니스의 단맛에만 사로 잡힌다면 단 한 번의 파도에 무너져 버린 <프로듀스 101>의 모래성이 다시 만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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