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린 부산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15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린 부산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 부산영화제 제공

 
코로나19 대유행 속에도 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방역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했다. 레드카펫을 비롯해 대규모 관객 대화 프로그램 등 기본적이면서 필수적인 행사는 모두 진행됐고, 정상적으로 열리는 영화제를 향한 관객의 호응도 상당해 부산영화제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직 영화상영만 진행했던 지난해와는 다르게 올해 부산영화제가 대부분 행사를 예정대로 치러낸 것은 그동안 쌓인 역량 덕분이다. 1200명이 관람하는 야외상영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상상하기 힘들었던 행사였는데, 문제없이 치러내면서 부산영화제의 저력을 보여줬다.
 
15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용관 이사장은 "코로나19 방역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 폐막식을 맞이하게 됐다"며 "사랑해주시고 응원해 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가 다녀간 사례는 있으나 2차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영화제 폐막 후 자원활동가 등 600명이 넘는 스태프가 PCR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7만 6천 관객, 점유율 80%
 
전체 좌석의 50%만 운용한 가운데 올해 전체 관객 수는 7만6072명으로, 좌석점유율 80%를 기록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전야행사를 비롯해 야외 GV(관객과의 대화) 등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국내영화제의 맏형으로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영화제, 특히 아시아지역에 기운을 불어 넣어주려는 의도가 성공한 셈이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대규모 연회나 파티를 제외한 모든 행사가 큰 문제 없이 열렸다는 것은, 이어지는 영화제들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을 활용한 방식도 지난해처럼 이어졌는데, 일부 상영의 경우 부산 외의 나라에서 동시에 영화를 상영하고 양쪽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갖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아시아지역에서 동시에 영화를 보고 감독과 관객이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더 많은 국가로 넓히겠다며, 온라인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를 관람하는 관객들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를 관람하는 관객들 ⓒ 성하훈

 
특히 최근 수년 동안 '커뮤니티비프'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해운대를 중심으로 정형화된 영화제에서 벗어나 영화제 태동지인 남포동을 중심으로 참여형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커뮤니티비프에도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 시도한 '동네방네비프'가 호평을 받으면 영화제의 공간을 부산 전역으로 더욱 넓혀놨다는 평이다. 관객이 찾아오는 영화제에서, 관객에게 다가가는 영화제로 확장한 것이었다.
 
남포동 커뮤니티비프와 부산 전역에서 진행된 동네방네비프에는 대략 7천 명 정도의 관객이 찾아 코로나19 속에서도 커뮤니티비프가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슷한 관객 수를 유지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4천 명 가까운 시민들이 찾아오셨다"며 "시범사업인데 좋은 성과가 나왔고, 정기적으로 활기찬 프로그램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었으나 시범적인 동네방네비프를 지지하는 구청들이 많이 생겼다"며 "재정적 상황이 좋지 않아도 알차게 지속시킬 수 있을 방안을 고심하겠다"고 덧붙였다.
 
방향전환 필요한 마켓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모습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모습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55개국 853개사 149명이 찾아, 지난해 611개사 885명이 참여했던 것과 비교해 60% 이상 증가했다.
 
다만 기존 방송과 드라마, 웹툰 등을 거래하는 토털마켓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이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궤도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마켓의 경우 영화제의 산업화에 가장 중요한 부분임에도 해외영화제 마켓과의 경쟁에서는 다소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 전략의 변화가 요구되는 분위기다.
 
오석근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위원장은 "세일즈 마켓으로서 기능도 있으나 소재·기획개발 프리 프로덕션, 프로덕션, 세일즈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마켓을 생각하고 있다며 프로젝트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이야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년간 국내외 영화제들의 마켓 기능이 약화됐고 이 틈새를 넷플릭스 등 OTT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창작에 주안점을 둔 마켓의 역할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석근 위원장은 또한 "스토리에 주목하려 한다"며 "콘텐츠의 핵심은 스토리"라고 강조했다. 좋은 기획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기획 중인 영화의 투자자를 찾는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의 비중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부산영화제 프로젝트 마켓이 초창기 부산프로모션플랜(PPP)으로 시작해 경쟁력을 키운 만큼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겠는 것이다.
 
김세인 감독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5관왕
 
 부산영화제 한국영화 수상자들

부산영화제 한국영화 수상자들 ⓒ 부산영화제 제공

 
한편 주요 수상작도 발표됐는데, 부산영화제의 상징인 뉴커런츠 상에는 김세인 감독의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와 중국 왕얼저우 감독의 <안녕, 내고향>이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을 대표한 크리스티나 노르트 베를린영화제 포럼 위원장은 "제 영웅 루이스 브뉘엘 감독에 따르면 '영화가 구체성을 획득하는 순간 보편성을 얻게되는 법'인데, 김세인 감독의 영화는 바로 이 지점에서 정확한 성취를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김세인 감독의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올해의 배우상(임지호 배우), KB뉴커런츠 관객상,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왓챠상을 차지하며 5관왕에 올랐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과정 작품으로 최근 몇해동안 주춤했던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저력을 다시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윤서진 감독의 <초록밤>은 CGV 아트하우스상, 시민평론가상, CGK촬영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고, 오성호 감독 <그 겨울, 나는>도 올해의 배우상(남자),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왓챠상을 수상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다큐멘터리 대상인 비프메세나상은 허철녕 감독의 <206 : 사라지지 않는>과 중국 장멩치 감독의 <자화상: 47KM 마을의 동화>가 선정됐다. 이동우 감독 <셀프-포트레이트 2020>은 특별언급됐다.
 
허철녕 감독의 <206 : 사라지지 않는>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학살피해자들의 유해발굴현장을 비춘 다큐멘터리다. 심사위원단은 "20세기 비극으로 희생된 자들의 유해를 카메라로 비추며 위로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밖에 지석상은 고 김지석 부산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이 아꼈던 필리핀의 브리얀테 멘도자 감독 <젠산 펀치>와 인도 아파르나 센 감독 <레이피스트>가 차지했다. 중국 왕기 감독의 <흥정>은 특별언급됐다.
 
- 26회 부산국제영화제 수상작(자) 명단

▲뉴커런츠 상
<안녕, 내고향> 왕얼저우 (중국)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김세인 (대한민국)

▲지석상
<레이피스트> 아파르나 센 (인도)
<젠산 펀치> 브리얀테 멘도자 (필리핀/일본)
*특별언급 <흥정> 왕기 (중국)

▲비프메세나상
<206 : 사라지지 않는> 허철녕 (대한민국/태국)
<자화상: 47KM 마을의 동화> 장멩치 (중국)
*특별언급 <셀프-포트레이트 2020> 이동우 (대한민국)
 
▲선재상
<장갑을 사러> 이햔주 (대한민국)
<바다가 나를 부른다> 툼팔 탐푸볼론 (인도네시아)
*특별언급 <사리> 리밍양 (중국)

▲올해의 배우상
<그 겨울, 나는> 권다함 배우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임지호 배우
 
▲KB 뉴커런츠 관객상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김세인 (대한민국)
 
▲플래시 포워드 관객상
<매스> 프란 크랜즈 (미국)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김세인 (대한민국)

▲국제영화평론가협회(FIRPRESCI)상
<세이레> 박강 (대한민국)
 
▲부산시네필상
<아임 쏘 쏘리> 자오량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그 겨울, 나는> 오성호 (대한민국)
<절해고도> 김미영 (대한민국)
 
▲크리틱b상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박송열 (대한민국)
 
▲CGK촬영상
<초록밤> 추경우 촬영감독 (대한민국)

▲CGV 아트하우스상
<초록밤> 윤서진 (대한민국)

▲왓챠상
<그 겨울, 나는> 오성호 (대한민국)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김세인 (대한민국)

▲KBS 독립영화상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박송열 (대한민국)
 
▲시민평론가상
<초록밤> 윤서진 감독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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