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CJ ENM


평일 저녁 시간대를 책임지는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리포터다. 어르신들이 즐겨보는 KBS < 6시 내고향 > <생생정보> 등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이들 리포터들이 큰 몫을 맡아주기 마련이다.  

​화면 속 과장된 화법과 행동이 때론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들이 있기에 방송에 익숙치 않은 일반 시민들을 좀 더 편안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해준다. 이번주 <유퀴즈 온 더 블럭> 제125화 팔도리포터 편에선 단순한 감초를 넘어 메인 요리 같은 존재로서 이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리포터들을 만나 다채로운 뒷 이야기를 풀어놓는 시간을 마련했다.

'신비주의 리포터' 이PD... 평일 저녁 시간대의 인기스타
 
 지난 6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CJ ENM

 
<6시 내 고향> 이정용, EBS <한국기행> 조셉 다리오 리, TBC <싱싱고향별곡> 한기웅 리포터와 더불어 출연한 <생생정보> 이PD는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선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스타 리포터로 통한다. 직접 연출, 촬영, 편집 뿐만 아니라 출연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하면서 '이PD가 간다' 코너를 늘 즐겁게 이끌어나가는 만능 재주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요 시청자들인 어르신들 사이에선 남자인지 여자인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독특한 외모 덕분에 본의 아니게 '신비주의 리포터'로 나름의 유명세를 얻고 있다.

"여자라고 해도 안 믿고 남자라고 해도 안 믿다보니..."  

그가 본의 아니게 성별 감추는 콘셉트를 지니게 된 사연은 이렇듯 무척 단순했다. 15년차 PD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PD는 벌써 9년째 <생생정보>에서 일하고 있고 지금의 코너는 6년간 직접 촬영 및 진행을 병행하고 있다. 각자의 업무가 분업화된 지 오래인 방송, 특히 지상파 채널 쪽에서 이처럼 '일당백'으로 일하는 인물은 극히 드문 편이다. 그는 어떻게 진행자 역할까지 맡게 된 것일까?

​약초 캐는 장면을 찍기 위해 무인도 험난한 절벽을 오르던 도중 손이 부족한 나머지 동행한 작가가 카메라 촬영을 병행하는가 하면 말벌에 쏘이는 모습도 화면에 담기는 등 우여곡절 속에 풍성한 볼거리가 방송에 나갔다. 이 내용의 반응이 무척 좋았고 이를 눈여겨 본 담당 부장이 "너는 그냥 출연 해라"고 한 게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즉석 섭외 비법 등 각종 노하우 소개​
 
 지난 6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CJ ENM

   
<생생정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는 각 지역 어르신들의 구수한 입담이다. 연예인 또는 전문 예능인도 아니지만 이PD는 그들을 만나 늘 유쾌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끌며 코너 속 재미를 든든하게 책임져준다. 이를 위한 자신만의 비법이 무엇인지도 이PD는 <유퀴즈>를 통해 소개해줬다.

"일단 외관이 화려한 분을 먼저 찾아 본다.  꽃 무늬 들어가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빨간색으로 치장한..."

​이러한 나름의 기준을 놓고 막상 찾아가면 살짝 뒷걸음 치는 분들도 있기 마련이다.그땐 이PD만의 필살기(?), 바로 노래를 부르면서 그분들의 흥을 밖으로 꺼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비록 어설프고 서툰 창법이지만 이를 통해 어색한 분위기도 해소하면서 마음의 벽도 허무는 것이다. 오랜 기간 방송 진행을 겸하다보니 이젠 평상시 화법조차도 리포터 마냥 과장된 표현이 덧붙여지는 나름의 직업병도 생겼지만 덕분에 안방에서 TV로 <생생정보>를 시청하는 우리들은 언제나 친근한 존재로 이PD를 대할 수 있게 되었다. 

고된 제작 여건... 그래도 손 놓지 못하는 이유는?​
 
 지난 6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CJ ENM

 
늘 즐겁게 제작에 임하는 '이PD가 간다' 팀이지만 PD-작가-조연출, 단 3명으로 구성되어 매주 2박3일 강행군 촬영은 일반 예능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열악한 환경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PD가 직접 모는 차량으로 어느새 수만km 이상을 주행하는 등 팔도를 누비는 동안 휴일도 없다시피 수년의 시간을 보내왔다. 타 프로그램 같았으면 이미 메인 작가를 맡았을 담당 작가는 좋은 제안 모두 마다하고 <생생정보>에 남아 꿋꿋하게 코너를 책임지는가 하면 이PD 또한 예전 같지 않은 체력에 때론 힘겨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도 지금의 일을 놓지 못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애정 덕분이었다.

"현장에 나가면 늘 힘을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많이 좀 먹고 다녀! 건강해야 오래 하지."

<유퀴즈>와의 사전 인터뷰 영상을 찍던 도중 이PD는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던 각 지역 이름 모를 어르신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그분들의 성원 덕분에 "힘들었던 시간을 다잡아야겠다"고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게 되는 것이다. "촬영 나가게 되면 오히려 위로 받는다. 그만큼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이PD는 지금의 솔직한 심정을 드러낸다.  

단순히 사명감 하나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를 느끼기에 지금의 <생생정보> 그리고 이PD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루도 쉴새 없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영상에 담는 과정은 그들의 일상 속에 직접 뛰어드는 일이기도 했다. 늘 정해진 방송 시간을 지기키 위한 약속을 어김없이 수행하는 리포터 및 제작진에게 다시 한번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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