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10' The Origina이니까! 그레이-마이노, 개코-코드쿤스트, 염따-토일, 자이언티-슬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1일 오전 비대면으로 열린 Mnet <쇼미더머니10> 온라인 스트리밍 제작발표회에서 위에서 떨어지는 장난감 돈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쇼미더머니10>은 'The Original'이라는 콘셉트 아래 힙합과 랩 본질에 집중, 한층 더 강력해진 서바이벌을 선보일 프로그램이다. 1일 금요일 밤 11시 첫방송.

▲ '쇼미더머니10' The Origina이니까! 그레이-마이노, 개코-코드쿤스트, 염따-토일, 자이언티-슬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1일 오전 비대면으로 열린 Mnet <쇼미더머니10> 온라인 스트리밍 제작발표회에서 위에서 떨어지는 장난감 돈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쇼미더머니10>은 'The Original'이라는 콘셉트 아래 힙합과 랩 본질에 집중, 한층 더 강력해진 서바이벌을 선보일 프로그램이다. 1일 금요일 밤 11시 첫방송. ⓒ Mnet

 
한국 힙합/랩 서바이벌의 자존심 <쇼미더머니>의 10번째 시즌이 베일을 벗었다. 1일 오후 방송된 Mnet(엠넷)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10>(이하 쇼미)에서는 1차 예선 '무반주 랩 심사'가 펼쳐졌다.

프로듀서로 팀 개코·코드 쿤스트, 팀 자이언티·슬롬, 팀 그레이·마이노, 팀 염따·토일 등이 등장했다. 여기에 소코도모, 산이, 베이식, 던밀스, 육지담, 최환희 등 화제의 출연자들이 대거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프로듀서들과 참가자들의 캐릭터가 돋보였다. 자이언티는 냉철한 독설과 까다로운 심사기준으로 인하여 참가자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심사위원으로 꼽혔다. 자이언티는 예상대로 쉽게 합격을 주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참가자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구체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는 훈훈한 모습도 보여줬다.

개코·코드 쿤스트 콤비는 '투머치 토커' 심사로 눈길을 끌었다. 진지한 심사를 공언했던 코쿤은 잠시의 정적을 참지 못하고 참가자들에게 각종 드립을 날리며 웃음을 자아냈다. 개코는 일일이 참가자들의 랩보다 더 긴 심사평을 남기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개코는 "음악에서 조언을 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잘들었습니다'하고 그냥 지나쳐버리기에는 우리(참가자와 심사위원)가 여기에서 만나게 된 시간이 아깝지 않냐"며 음악과 참가자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드러냈다.

속사포 랩으로 유명한 조광일과 최근 그를 상대로 디스전을 펼친 키츠요지가 동반출연하며 라이벌 구도도 기대하게 했다. 두 사람 모두 뛰어난 랩 실력으로 1차 예선에 합격했다. 키츠요지는 "(조광일에 대한) 시기, 질투? 틀린 말 아니다. 어쨌든 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이해가 안 되니까. 나랑 한번 해보자 랩으로"하며 승부욕을 드러냈고, 조광일도 "그분이랑 붙게 된다면 생각해놓은 것들이 있다. 랩으로 겨루고 싶다면 그때 피터지게 붙으면 되지 않겠냐"며 여유로운 자신감을 보였다.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염따와 토일은 의외로 칼같이 냉정한 심사를 보이며 참가자들을 인정사정없이 탈락시켰다. 염따는 "날도 더운데 서로 빨리빨리 헤어지는게 낫."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초등학생 지원자 송민영은 어린이들의 삶을 주제로 한 패기넘치는 랩을 선보이며 철옹성같던 염따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첫 회에는 인지도 있는 유명 래퍼들이 대거 등장하여 방송 분량을 가져갔다. 던밀스를 비롯하여 리듬파워의 지구인, 임플란티드 키드, 산이, 노스페이스갓, 머드더 스튜던트, 여성 래퍼 신스 등의 출연은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대부분의 유명 래퍼들이 1차를 통과하며 명불허전을 증명했다. 하지만 구독자 130만을 자랑하는 인기 유튜버 출신 랩퍼 꽈뚜룹, <언프리티 랩스타> 출신의 여성 래퍼 육지담 등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자기만의 세계가 강한 개성파 래퍼들의 등장도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매번 1차에서 탈락하고도 <쇼미>에서 끊임없이 도전하여 9전 10기에 성공한 10수생 참가자, 유도복에서 비트코인까지 기상천외한 코스프레 출연자들, 정체불명의 외계인 랩에서 외국인 참가자에 이르기까지, 특이하고 난해한 콘셉트로 무장한 인물들이 잇달아 등장하여 심사위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코드 쿤스트는 "2080년쯤 되면 우리가 그들을 너무 몰라봤구나 생각할 수도 있다"며 농반진반의 뼈있는 평가를 남겼다.

배우 고 최진실의 아들이자 래퍼 지플랫으로 활동중인 최환희의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 최환희는 본래 연기자를 꿈꿨지만 10대 후반에 친구들과 함께한 힙합 공연에서 전율을 느낀 이후 음악의 길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에 대해서는 "어떤 분이셨는지는 기억이 나는데, 목소리같은 건 영상을 찾아봐야지 다시 기억이 나는 단계가 됐다. 그럴 때 많이 그립다. 조금조금씩 계속 슬퍼했던 것 같다"고 고백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이제는 최진실의 아들보다 그냥 최환희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심사를 맡은 개코는 최환희의 자전적인 랩을 듣고 한참 고민하다가 최환희를 합격시켰다. 개코는 인터뷰에서 "랩은 둘째치고 가사를 듣고 그 감정이 전달이 돼서 힘들었다. 래퍼로서는 부족함이 있지만 진정성에 있어서는 압도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쇼미4>의 우승 프로듀서 출신인 산이는 오랜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며 그동안 우울증을 앓았던 사실을 고백했다. "요즘 뭐하냐, 왜 아무것도 안 하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계속 활동은 하고 있었다. 정말 과분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자만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내가 원래 좋아하는 건 좋은 음악 만들어서 많은 분들과 같이 교감하는 건데 언제부터인가 내가 마음의 문을 닫고 자기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있었다. 나중에는 이게 정신적으로 오더라. 의지도 없고, 희망도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자존심을 접고 <쇼미10>에 지원자로 응모하게 된 동기에 대하여 '잊혀지고 싶지 않아서'라고 답한 산이의 고백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공교롭게도 악연이 있었던 산이와 그레이-마이노가 참가자와 심사위원으로 재회했다. 과거 비프리와 산이가 디스곡을 주고받던 상황에서 그레이가 만든 노래를 언급하며 두 사람은 불편한 관계가 됐다. 마이노와는 시즌4에서 프로듀서와 참가자로 만났고 팀 디스배틀중 마이노가 산이를 대놓고 디스한 전력이 있었다.

역할이 180도 바뀐 상황에서 재회한 그레이와 산이는 서로 웃으며 정중하게 인사를 나눴다. 산이는 자신의 근황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내용으로 녹슬지 않은 랩실력을 선보이며 출연자들의 박수갈채가 받았고, 그레이도 "역시는 역시다"라며 합격시켰다. 그레이는 인터뷰에서 과거의 앙금에 대하여 "6년이나 지난 일이다. 다시 보면 그냥 잘지내셨냐고 안부인사를 하고 싶다"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고, 산이도 합격 후 "그레이의 비트에 랩을 해보고 싶다"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다른 화제의 출연자인 시즌 4에서 프로듀서 산이와 콤비를 이뤄 우승을 차지했던 베이식이었다. 당시 베이식에 밀려 준우승을 기록했던 마이노와는 심사위원과 참가자 신분으로 재회하게 됐다. 베이식은 "쇼미 우승 이후 래퍼로 활동하며 바쁘게 살았지만, 그 기간이 길지 않았다. 새로 냈는 음악들은 잘되지 않고 처참했다"고 고백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지난 시즌에 프로듀서였던 스윙스가 참가자로 지원한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며 "나도 나가서 좋은 랩로 들어보고 싶고 축제의 현장에 있고 싶었다"며 재출연 동기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베이식의 심사는 마이노가 맡았다. 마이노는 "베이식 형이 제가 심사를 보고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침착하게 랩을 선보이던 베이식은 잠시 가사를 잊은 듯 랩을 멈췄다. 하지만 베이식은 돌연 미소를 짓더니 "지금 제작진 표정 미쳐. 내가 잡아줬지 편집점"이라며 의도한 퍼포먼스였음을 밝히는 반전으로 랩을 이어갔다. 출연자들의 박수갈채 속에 베이식은 합격 목걸이를 손에 쥐었다. 마이노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베이식 형이 역시 잘해서 다행이다"라며 극찬했다.
 
 엠넷 <쇼미더머니10>

엠넷 <쇼미더머니10> ⓒ 엠넷

 
대규모 프로젝트와 역대 최강 출연진

총 지원자 2만7천 명 중 1차예선에서 합격 목걸이를 받은 사람은 132명이었다. 그레이는 "프로그램이 10년이 되니까 지원자들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진 2차예선'60초 비트랩 심사'에서는 래퍼 쿤타가 첫 지원자로 등장하여 심사위원인 염따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으로 마감하며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쇼미더머니> 시리즈는 랩/힙합씬의 트렌드를 선도하며 한국 대중 음악의 주류 문화로 이끌어낸 주역으로 꼽힌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여 더 오리지날(THE ORIGINAL)이라는 부제를 붙이며 초심을 돌아갈 것을 선언한 <쇼미>는, 방송· 온라인·OTT를 넘나드는 대규모 프로젝트와 역대 최강의 출연진을 구성하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우승자에게는 상금과 앨범 제작, 초호화 뮤직 비즈니스 지원 혜택 등을 포함한 총 3억 원의 우승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첫회를 지켜본 시청자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쇼미>의 매력은 그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기회가 없었던 새로운 래퍼들을 발굴하는 데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미 인지도와 화제성에서 압도적인 기성 래퍼의 재출연이나 유명인 출연자들이 대거 등장하여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데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않다.

심사위원과 제작진도 이런 논란을 의식한듯 "인맥 힙합은 없다. 실력만 보겠다"고 강조했으나 심사위원들을 능가하는 경력을 지닌 출연자들, 심지어 전 시즌 프로듀서나 우승자 출신까지 참가하는 것은 그 자체가 다른 무명의 일반 지원자들에게는 불공정한 핸디캡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심지어 출연자들의 복잡하고 어두운 개인사 이야기로 거의 도배된 1회는 유쾌하고 신랄한 <쇼미>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매시즌 <쇼미>의 그림자처럼 따라붙던 출연자들의 인성 논란을 이번에는 피할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역대 <쇼미> 출연자들중 마약, 음주, 폭행 등 각종 구설수에 연루된 인물들이 부지기수다. 방송에서 래퍼들의 개인사까지 일일이 검증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지만, 출연자들을 둘러싼 구설수는 자연히 프로그램과 힙합 문화에 대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화제성만큼이나 수많은 논란과 비판이 공존하는 <쇼미>의 10번째 시즌은 이번에도 무사히 순항할 수 있을까.
쇼미더머니 산이 최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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