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구기종목 '빅매치 데이'가 찾아왔다. 야구, 배구, 축구 등 국내 스포츠를 대표하는 인기 구기종목이 31일 차례로 출격을 앞두고 있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로 고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인기 구기종목들이 '황금 토요일'을 선물하며 작은 위안이 되어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후 7시 '야구 종주국' 미국과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29일 열린 1차전에서 이스라엘을 연장접전 끝에 6-5로 제압하고 짜릿한 첫 승을 신고했다.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김경문호가 미국마저 따돌리면 조 1위를 확보하여 결승 진출에 대한 희망이 높아진다.

미국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국가중 일본과 함께 가장 전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림픽특성상 40인 로스터 소속의 현역 메이저리거 선수들은 나서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경력자만 14명에 이르는 데다, KBO리그보다 수준이 높다는 일본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들도 3명이나 포함됐다. 미국은 한국이 고전했던 이스라엘을 8-1로 대파하며 한 수위의 전력을 과시했다.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타일러 오스틴이 홈런과 2루타 2개를 터뜨리며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전에서도 경계대상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은 가급적 미국을 누르고 조 1위를 차지하는 게 유리하다. 도쿄 올림픽 야구 종목 대진 방식은 6개국이 2개조로 나뉘어 예선을 치른다. 한국이 미국을 이겨 조 1위가 된다면, 하루 쉬고 8월 2일 오후 7시에 경기를 치른다. 반대로 2위로 조별리그를 마친다면, 미국전을 마친 바로 다음날인 8월 1일 오후 7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조 1위로 올라가게 되면 A조 1위와 맞붙는다. 여기서 이기면 곧바로 준결승에 직행할 수 있고, 설사 패하더라도, 패자부활전으로 올라오는 팀들과 맞대결을 통해 결승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조 2위가 되면 진출하면 A조 2위와 경기를 펼치고, 각조 3위 팀들과의 대결에서 올라오는 팀과 승부를 거쳐 각조 1위팀 대결 승자와 준결승에서 만나는 구조다. 휴식일과 경기수가 차이가 나는만큼, 편하게 녹아웃 스테이지 일정을 치르기 위해서는 조 1위를 노려야한다.

김경문 감독은 미국전에서 잠수함 투수 고영표를 선발로 낙점했다. 미국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우완 닉 마르티네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마르티네스는 2018시즌부터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활약했고, 올해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고 7승2패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한 뛰어난 투수다.

이스라엘전에서 3개의 홈런을 쏘아올렸으나 역시 피홈런도 3개를 내준 한국은 막강한 장타력을 갖춘 미국을 상대로 '홈런'이 승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전은 이스라엘전에서 이어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꼽히는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북중미의 강자 멕시코와 준결승 길목에서 격돌한다. 멕시코는 유독 한국축구와 인연이 깊다. 한국 축구는 멕시코와 A대표팀간 맞대결에서는 역대 전적 4승 2무 8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가장 최근 국제대회 맞대결인 3년 전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1-2),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에서 펼쳐진 친선경기(2-3)에서도 모두 패했다.

하지만 23세 이하 올림픽팀 간의 역사는 정반대다. 7번 맞붙어 3승 4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특히 올림픽 본선에서만 가장 많은 5차례나 맞붙어 한국이 3승 2무로 압도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만나 한국이 1-0으로 승리한 바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뉴질랜드와 첫경기에서 0-1 충격패 했으나 이후 루마니아와 온두라스를 상대로 각각 4골, 6골을 폭발시키는 화력쇼를 선보이며 당당히 조별리그 1위를 차지했다. 2012 런던대회(동메달), 2016 리우대회(8강)에 이어 역대 최초로 3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내친김에 런던대회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성적을 노리는 김학범호에게는 메달권 진입을 위한 중요한 고비다. 조별리그 첫 2경기에 침묵했으나 온두라스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황의조(보르도)의 부활은 토너먼트 승부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이 멕시코를 넘어선다면 브라질-이집트전의 승자와 준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승부사' 김학범 감독은 멕시코전에서 승부차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7시 40분에는 여자 배구가 조별리그 4차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구기종목 첫 한일전을 치른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브라질에게 0-3으로 완패했으나 케냐와 도미니카공화국을 잇달아 격파하고 2승 1패(승점5)의 상승세를 탔다. 한국은 일본마저 물리치면 각 조 상위 4개 팀에 돌아가는 8강 출전 티켓을 확정하게 된다. 일본도 1승 2패로 우리나라를 반드시 꺾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 총력전이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 2012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에 패하여 올림픽 메달의 꿈을 놓쳤던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5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도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적지 한복판에서 설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일본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배구여제' 김연경은 일본 언론에서도 경계하는 슈퍼스타다. 일본이 자랑하는 2000년생의 유망주 이시카와 마유(174cm)를 앞세워 포지션이 같은 김연경과의 레프트 주포 대결, 빠른 속공과 지능적인 플레이를 활용한 일본의 스피드 배구를 어떻게 저지할지가 승부의 관건으로 꼽힌다.

한편으로 인기 종목들의 경기 시간이 겹치게 되면서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의 다양성이 또다시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공중파 3사는 그동안 소수의 인기종목에 지나치게 편중된 중계 편성으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KBS는 야구 한-미전을 1TV에서, 축구 멕시코전을 2TV에서 생중계하기로 결정했고, MBC와 SBS는 축구를 선택한 대신 자사 스포츠채널에서 여자배구 한일전 중계를 배분하는 식으로 조율에 나섰다.

그나마 중계라도 편성이 된 종목들은 다행이지만 인기 구기종목과 같은 시간대에 경기가 열리는 펜싱(여자 샤브르 결승) 등 다른 종목들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종목을 즐기고 싶은 스포츠 팬들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스포츠 종목이 그나마 주목받을 수 있는 올림픽마저 축구-야구등 인기 종목에 편중되는 현실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구기종목들의 선전을 기원하면서도 빈익빈 부익부에 가까운 올림픽 방송 중계의 현실을 생각하면 마냥 마음이 편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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