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전참시)의 한 장면.

지난 3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전참시)의 한 장면. ⓒ MBC

 
최근 MBC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이하 전참시)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2주 연속으로 연예인이 매니저 역할을 맡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 6월 26일에는 '형돈이와 대준이'의 멤버 데프콘이 1일 매니저로 등장하는가 하면 3일 방영분에선 고정 출연자인 송은이가 다비이모(김신영), 그룹 있지(ITZY)를 위해 몸소 매니저로 변신해 관심을 모았다.  

​프로그램 초창기 연예인과 매니저 사이의 찰떡 케미를 앞세워 큰 사랑을 받았던 <전참시>였지만 비연예인 신분인 매니저 출연에 따른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악성 댓글, 과거 전력 시비)이 결과적으로 내용 전개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면서 점차 매니저의 역할은 대폭 축소되었고 <전참시>는 연예인 1인의 평범한 관찰 예능으로 전락했다. 때론 먹방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객전도 상황이 목격되기도 했다. 

예능국장보다 나이 많은 반백살 '핑크 매니저'님 등장
 
  지난 3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전참시)의 한 장면.

지난 3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전참시)의 한 장면. ⓒ MBC

 
​이날 <전참시>는 다비이모와 있지의 컬래버 음원 및 뮤직비디오 제작기가 상당 내용을 채웠다. 다비이모이자 김신영의 매니저로 자주 출연하기도 했던 '규성 매니저'가 갓 태어난 아이의 육아 문제로 잠깐 자리를 비우자 공백을 메우기 위해 송은이 사장이 다비이모·있지의 임시 매니저 역할을 강제로(?) 떠맡게 된 것이다. 

얼떨결에 매니저로 나선 송은이를 두고 다비이모가 "방송국 예능국장이 누나! 누나! 하면서 반겨 주더라"라며 활동 뒷 이야기를 풀어놓자 있지 멤버들과 스튜디오 패널들은 박장대소하기도 했다.

부모님보다 나이 많은 대선배의 호칭을 놓고 고민하던 있지 멤버들은 결국 '핑크 매니저'로 송은이를 부르기로 하자 그는 민망함과 창피함에 몸둘 바 모르는 상황에 빠졌다. 그럼에도 송은이는 다년간의 연예계 경력 및 사장님다운 면모로 매니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JYP 소속 매니저로부터 꼼꼼히 있지 멤버들의 취향, 특징을 파악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미리미리 준비하는 등 일선 매니저 이상의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관찰 예능 1세대' 데프콘도 직접 매니저 자청​
 
  지난달 26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전참시)의 한 장면.

지난달 26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전참시)의 한 장면. ⓒ MBC

 
이보다 한 주 전 소개된 <전참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담겨져 흥미를 배가시켰다. 얼마전 '잭 앤 드미츄리'라는 이름 하에 신곡을 발표한 형돈이와 대준이의 멤버 데프콘(대준, 드미츄리)이 직접 매니저를 맡아 음악방송 출연 당일 정형돈(잭)을 돌보는 화면이 주를 이뤘다.

특히 리얼 상황을 180도 뒤집는 상황극 설정을 통해 기존 관찰 예능의 틀을 완전히 깨버리는 시도가 돋보였다. ​정형돈은 '갑질 연예인'이란 캐릭터에 심취해서 데프콘에게 각종 심부름을 쉴틈 없이 시키는 방식으로 방송 분량을 차곡차곡 확보해 나갔다. 이에 투덜대면서도 자기 맡은 일을 충실히 수행하는 데프콘과의 티격태격 케미는 시트콤을 방불케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신인 그룹 에스파를 만난 두 사람은 "컬래버 하고 싶다"고 뻔뻔하게 요청하는가 하면 조이(레드벨벳)를 만나선 "연습 안 하고 1위 하고 싶다"라는 황당한 바람도 늘어 놓기도 했다. 생방송 출연 도중 가발이 벗겨지고 음이탈도 나는 황당한 실제 장면이 <전참시>를 통해서 소개되면서 뻔할 수 있었던 관찰 예능은 잠시나마 즉흥 코미디물로 변주하면서 색다른 재미 마련에 성공했다.

인위적 설정 도입... 전혀 거부감 없었던 이유​
 
  지난 3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전참시)의 한 장면.

지난 3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전참시)의 한 장면. ⓒ MBC

 
송은이와 데프콘의 매니저 역할극은 가급적 사실적인 촬영을 강조하던 기존 관찰 예능의 틀에서 분명 벗어난 내용이었다. 비즈니스를 위해 소속사와 계약된 연예인이 뜬금없이 매니저로 등장한다는 점은 사실 노골적이면서 인위적인 설정 도입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되려 호의적이었다. 개그맨, 전문 예능인들이 각자 지닌 능력을 200% 이상 발휘하면서 웬만한 코미디물 이상의 웃음을 선사했다. 이러한 호평 속에 형돈이와 대준이는 오는 10일 방송에도 모습을 드러내 또 한 번 요절복통 코믹 상황극을 연출할 예정이다. 

​'역할 바꾸기'가 <전참시>에 더 큰 재미를 가져왔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기존 방영분이 시청자들의 기대치엔 미흡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다수의 카메라를 집과 각종 현장에 즐비하게 배치하고 연예인의 일상을 담지만 때론 자연스럽지 못한 내용으로 실망감을 안겨주는 게 관찰 예능들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참시>의 신선한 시도는 박수받을 만하다. 연예인 1일 매니저들의 등장은 비록 고육지책의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향후 <전참시>를 비롯한 관찰 예능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부분이 많은 선택이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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