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방영된 tvN '업글인간'의 한 장면. 코요태 김종민의 솔로 음원 제작기가 소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지난 27일 방영된 tvN '업글인간'의 한 장면. 코요태 김종민의 솔로 음원 제작기가 소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 CJ ENM

 
'오늘보다 업그레이드된 내일을 위한 나와의 정면승부'라는 슬로건을 내건 tvN <업글인간> 27일 방송에선 김종민의 '가수 도전기'(?)가 소개됐다. 인기 그룹 코요태의 리더이자 메인댄서, 보컬로 활동하면서 가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왕성한 예능 출연으로 인해 이제는 개그맨으로 소개될 만큼 김종민의 정체성은 20여 년 전과 많이 달라진 상태다.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주고 있는 예능이지만 그 이전에 김종민은 분명 가수였다. 당사자 역시 이 부분에 있어 고민이 많았던 모양이다. 변화를 추구하고 나선 그의 선택은 솔로 음원 제작이었다. 

김종민 요청에 난감함 표한 양동근
 
 지난 27일 방영된 tvN '업글인간'의 한 장면. 코요태 김종민의 솔로 음원 제작기가 소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지난 27일 방영된 tvN '업글인간'의 한 장면. 코요태 김종민의 솔로 음원 제작기가 소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 CJ ENM

 
지난 4월 17일 방영된 '업글인간' 3회분에서 김종민은 절친 후배 딘딘에게 신곡 데모 버전을 들려주면서 솔로 가수로서의 구상을 하나씩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가 선택한 곡은 1994년 KBS 드라마 <폴리스>의 주제곡 '내가 선택한 길'(손성훈 원곡)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격정적인 보컬과 일렉트릭 기타 선율이 인상적인 트랙이었지만 시간은 그때로부터 무려 27년이나 지났다.  

​워낙 예전 감성을 담았기에 요즘 음악팬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기에, 결국 김종민과 딘딘은 완성도 높은 음악 완성을 위해 적합한 인물 섭외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등장한 인물은 바로 YDG 양동근이었다. 김종민과 양동근은 한 예능 프로그램 고정멤버로 인연을 맺었지만 아직 서로 낯을 가리는 어정쩡한 관계였다. 

​어색하게 대화를 이어가던 차에 김종민이 먼저 어렵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양동근은 선뜻 이 일을 맡겠다고 나서지 않았다. '록 힙합'이라고 들었지만 실상은 '록 발라드'가 준비돼 있으니 난감할 수밖에. 김종민의 간절한 요청에 확답을 하지 못하던 양동근은 마음을 바꿔 요청을 수락했고, 본격 작업에 돌입했다. 

새로운 노래로 탈바꿈
 
 지난 27일 방영된 tvN '업글인간'의 한 장면. 코요태 김종민의 솔로 음원 제작기가 소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지난 27일 방영된 tvN '업글인간'의 한 장면. 코요태 김종민의 솔로 음원 제작기가 소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 CJ ENM

 
양동근과 작곡가 스토너튠즈의 협업 속에 본격적인 김종민 솔로곡 작업이 개시되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록 발라드 버전은 과감히 버리고 트렌디한 힙합 감성을 입히면서 '내가 선택한 길'은 전혀 다른 노래로 탈바꿈했다. 여전히 음악적 방향에 대한 이견은 존재했지만 김종민은 결국 프로듀서들의 의견에 따라 착실히 작업에 임하기 시작했다.

​프로듀서들이 연일 트랙을 뜯어고치고 악기 소리를 추가하는 등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동안 이번 프로젝트의 당사자인 김종민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서툰 솜씨지만 생애 처음 랩 가사를 직접 쓰고 수정하면서 진짜 음악인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비록 양동근의 수정이 많이 가미됐지만 김종민이 쓴 랩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신곡 후렴구가 채워졌다. 

다시 찾은 가수로서의 자신감​
 
 지난 27일 방영된 tvN '업글인간'의 한 장면. 코요태 김종민의 솔로 음원 제작기가 소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지난 27일 방영된 tvN '업글인간'의 한 장면. 코요태 김종민의 솔로 음원 제작기가 소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 CJ ENM

 
지난 27일 발표된 김종민의 '내가 선택한 길'은 아쉽게도 주요 음원 사이트 순위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김종민은 예능인 이전에 가수였다는 것을 말이다.

​청년 시절 김종민은 그저 철부지 연예인이었겠지만 지금의 김종민은 그때와는 다르다. 웬만한 가창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원곡을 원키 그대로 부르는가 하면 보컬 애드리브까지 무난하게 소화하면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솔로 음원 녹음 과정에서 목격한 김종민은 '진짜' 가수였다.

​"낭떠러지에서 다들 망설이잖아요. 난 거기에서 한 발 내디딘 느낌이에요."​

춤꾼으로 시작해 우연히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던 그의 정체성은 어느 순간 예능인으로 변화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가수로서의 정체성은 물론 자신감도 회복할 수 있었다. 비록 과정 자체는 순탄치 않았지만 조금 늦으면, 어떠랴. 먼 길을 돌아갈지라도 목표로 삼았던 것을 이루면 될 일이다. 김종민이 부른 노래 제목처럼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업글인간 김종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