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펼쳐졌다. 어린이날을 기념함과 동시에 잠실의 주인을 찾는 라이벌 매치였기 때문에 야구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결과는 LG의 승리였다. 주장 김현수의 맹타와 켈리의 호투에 힘입어 어린이날 라이벌 매치에서 승리를 거뒀고 길었던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LG는 웃을 수만은 없었다. 바로 거포 라모스가 침묵했기 때문이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라모스는 4타수 1안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출발은 좋았다. 로켓과의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나갔다. 그러나 다음 타석부터는 침묵했다. 로켓의 변화구에 대응하지 못하며 두 타석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특히 3회 초의 삼진은 김현수와 채은성의 연속 안타로 추격의 불씨를 살린 상황에서 맥을 끊는 것이었다. 7회 초에는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지만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팀이 승리하긴 했지만, 이날 경기는 굉장히 치열했기 때문에 LG로서는 라모스의 침묵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침묵하고 있는 거포 라모스

침묵하고 있는 거포 라모스 ⓒ LG 트윈스

 
침묵하는 LG의 거포 라모스
 
현재 라모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마치 '2년차 징크스'에 빠진 것만 같은 모습이다. 올 시즌 25경기에 출장한 라모스는 타율 0.213 3홈런 8타점 OPS 0.660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0.360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개막 첫 달에 무려 10개의 홈런을 때렸던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부진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찬스에서 매우 약한 모습이다. 올해의 득점권 타율이 0.133로 클러치 상황에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지난해에도 라모스의 득점권 타율은 0.274로 그리 높지는 않았다. 따라서 중심 타선에서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 시즌 초반에 2번 타순에 배치돼 경기에 출장했다. 찬스를 만들거나 연결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하지만 2번 타순에서도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결국 2번 타순에 안착에 실패했고, 최근까지 주로 중심 타선으로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모스를 지명타자로 출전시켜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공격력을 끌어올리려 했다. 타율이 상승하긴 했지만, 0.250이었고 홈런도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라모스의 치명적인 단점은 높은 공과 떨어지는 변화구에 쉽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KBO리그에 입성한 지 2년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라모스를 공략할 방법을 다른 팀이 파악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보완하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자연스레 컨택 능력도 하락했다. 올 시즌 라모스의 컨택률은 64.3%로 지난해(71.0%)에 비해 약 7%나 낮아졌다.
 
최근 KBO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도 라모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시즌 라모스의 BABIP(인플레이 시 타율)는 0.242다.
 
6일 현재까지 LG의 팀 타율은 0.239로 리그 10위다. 득점도 99점으로 제일 적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타율 3할이 넘는 타자도 김현수와 홍창기뿐이다.
 
 부진하고 있는 라모스는 '2년차 징크스'에 무너질까.

부진하고 있는 라모스는 '2년차 징크스'에 무너질까. ⓒ LG 트윈스

 
 
거포 라모스, '2년차 징크스'에 무너질까
 
라모스가 오기 전까지 LG는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겪었다. 2018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활약하지도 못하고 시즌이 끝나자마자 방출됐다. 이듬해 영입한 토미 조셉도 시즌 도중 부상으로 인해 팀을 떠났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들어온 카를로스 페게로도 확실한 활약을 하지 못해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런 잔혹사를 끊어준 선수가 바로 라모스다.
 
총액 50만달러에 LG와 계약한 라모스는 2020시즌 11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8 38홈런 86타점 OPS 0.959(출루율 0.363, 장타율 0.596)을 기록하며 LG 역대 최고의 외인타자라고 평가됐다. 포스트시즌의 홈런까지 더하면 총 4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홈구장이 잠실구장임을 고려했을 때 엄청난 활약이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1루수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도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랬던 라모스의 모습은 현재 온데간데없다. 류지현 감독은 라모스의 부진 요인을 훈련 부족으로 꼽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라모스의 올 시즌 준비는 조금 늦어졌다. 자가격리로 인해 연습경기 출전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2주 이상이나 늦었다. 이로 인해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은 것이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던 LG가 잠시 주춤하고 있다. 이런 LG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라모스의 뜨거운 방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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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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