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방영 예정인 '신서유기 스프링캠프' 티저 영상.  tvN이 아닌 OTT 플랫폼 티빙에서 방영된다.

5월 방영 예정인 '신서유기 스프링캠프' 티저 영상. tvN이 아닌 OTT 플랫폼 티빙에서 방영된다. ⓒ 티빙


최근 OTT(Over-The-Top Media Service) 관련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요식사업가 겸 방송인 백종원이 출연하는 <백종원의 사계>가 지난 2일 티빙을 통해 첫 공개된 데 이어 내달 7일에는 tvN 인기 예능 <신서유기>의 스페셜편 <신서유기 스프링캠프>를 역시 티빙에서 방영할 예정이란 내용이었다.

​그동안 OTT 속 한국 예능은 기존 TV에서 방영된 인기 프로그램의 '다시 보기' 등 제한된 범위로만 국한돼 있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 역시 드라마나 영화에 비해 예능 오리지널은 그 수가 적다.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많이 시청자 사이에서 회자된 프로그램은 시즌3까지 제작된 <범인은 바로 너>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지난해 말 CJ ENM과 JTBC가 합작 법인으로 설립한 토종 OTT 티빙(TVING)이 스타 방송인 강호동, 백종원 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색다른 시도를 돌입했다. 예능은 OTT 공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오리지널 콘텐츠만이 살길이다

​아직까지 OTT의 주력 상품은 드라마 시리즈와 영화다. 넷플릭스가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신선한 작품들을 오리지널로 속속 선보이면서 이들을 자신들의 테두리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킹덤> <인간수업> <스위트홈> 등 화제작을 쉴 틈 없이 쏟아내면서 기존 TV 드라마와의 차별화를 가져왔다. 또 할라우드 유명 스타 제작진과 배우들이 참여한 영화들이 코로나 시대를 맞아 관객들의 발길이 끊긴 극장 대신 OTT를 선택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예능 프로그램은 OTT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웨이브와 시즌 등 이통사 중심 OTT 전용 예능은 주로 아이돌 그룹이 등장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 조금씩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티빙의 첫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이 좋은 반응 속에 시즌2 제작을 예고한 데 이어 백종원, 강호동+나영석 PD 콤비 등 기존 스타 방송인과 손잡은 신규 예능들이 속속 얼굴을 내밀고 있다.

상점이 고객을 유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OO상품은 오직 이곳에서만 살 수 있어요"라고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좋은 '독점 상품(오리지널 콘텐츠)'을 지니고 있다면 사업자로선 자연히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까진 그 역할을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가 담당해왔지만, 이젠 예능프로그램으로 범위를 넓히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아직 편수는 부족하지만 점차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늘려가면서 시청자들의 욕구를 하나씩 채워가기 시작하겠다는 목적인 듯하다. 

믿을 만한 제작 + 인적 인프라 보유한 CJ​
 
 지난 2일부터 공개된 티빙 '백종원의 사계' 예고편 영상

지난 2일부터 공개된 티빙 '백종원의 사계' 예고편 영상 ⓒ 티빙

 
지난해 10월 법인의 물적독립이 이뤄지기 전까지 티빙의 운영 주체가 바로 CJ ENM이었음을 감안하면 티빙의 독점 예능 제작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tvN, 엠넷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케이블 예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CJ로선 기존 보유중인 인적 및 물적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기리에 시즌1을 마무리한 <여고추리반>만 하더라도 tvN <대탈출> 시리즈를 만든 정종연 PD를 중심으로 제작이 이뤄졌다.  

​나영석 PD와 <신서유기> 사단의 티빙 합류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진행되었다. 지난 3월 티빙 공동대표로 선임된 이명한 전 CJ ENM IP운영본부장 또한 이들과 함께 과거 KBS < 1박2일 >시절부터 호흡을 맞추면서 각종 인기 예능을 성공시킨 장본인이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이미 검증된 <신서유기>라는 콘텐츠와 출연진 및 제작진의 힘을 빌려 OTT 기반 예능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나선 것이라 볼 수 있다.

백종원 역시 <한식대첩> <집밥 백선생>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등 CJ ENM 제작 다수의 음식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인물이다. 더구나 <사계>에는 지난해 연말 CJ ENM과 함께 티빙 합작 법인 설립에 참여한 JTBC의 제작진이 가세하면서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확실한 재미 마련... OTT 예능 성패 좌우​
 
뻔한 이야기지만 기존 TV 예능과 마찬가지로 OTT 예능 역시 성공의 열쇠는 단 한 가지다. 바로 '재미'다. 티빙의 첫 번째 예능 <여고추리반>만 하더라도 기존 <대탈출> 시리즈와는 구별되는 나름의 흥밋거리를 선사하며 열성팬들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경성학교>를 연상케하는 영화적 설정 장치를 도입해 차별화를 마련하는가 하면 본편 내용 중 등장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및 유튜브 채널까지 실제로 제작하는 등 드라마 및 영화 못지않게 치밀하게 구성했다. 

상대적으로 TV에 비해 보다 자유 분방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것도 OTT 예능만의 장점이다. <사계>에선 애주가 백종원답게 맛나는 음식과 더불어 다양한 종류의 술도 함께 화면을 채운다. 만약 기존 미디어였다면 이들의 등장은 극히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여고추리반> 역시 시한폭탄 해제, 정신병원 등 몇몇 설정의 활용은 TV 예능에선 선뜻 사용하기 어려웠을 법한 설정들이었다. 

​물론 OTT 프로그램 몇 편 제작만으로 TV 중심이었던 기존 예능 제작이 단시간에 OTT로 이동할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좋은 결과를 얻고 그 성과가 하나 둘씩 쌓인다면 향후 몇 년 이내 예능 주도권에는 분명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CJ 및 티빙의 과감한 움직임은 시장 선점을 겨냥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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