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의 정의가 독재에 맞서 싸우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정의는 불평등과 기후 위기에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지난해 9월 17일, 국회 본회의장에 오른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 시대의 치열한 투쟁'에 대해 언급했다. 장 의원은 선배 의원들을 향해 "2020년에 태어난 아기들이 20년, 30년 후 청년이 되어 우리는 알 수 없는 그 시대의 정의로움을 위한 싸움을 지속할 수 있도록 먼저 이 세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일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호소력 짙은 연설이었다. 

실제로 기후 위기는 우리를 훨씬 더 절박한 상황까지 몰아붙이고 있다. 산업화 이후 지구의 온도는 1.1도나 상승했고, 그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지구 곳곳에 이상 기후를 야기하고 있다. 공포에 직면한 인류는 너나없이 '탄소 중립'을 외쳤다. EU와 미국은 2050년까지,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배출 중립을 선언했다. 대한민국도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동참했다. 

지구를 지키는 방법, 올바른 분리 배출
 
 MBN 특집 다큐 <기후 위기대응, 탄소 사회의 종말> 1부 '일상의 도전, 나로부터 탄소 제로'의 한 장면

MBN 특집 다큐 <기후 위기대응, 탄소 사회의 종말> 1부 '일상의 도전, 나로부터 탄소 제로'의 한 장면 ⓒ MBN


과연 탄소 중립은 실현 가능한 목표일까. 그렇다면 어디까지 진척된 걸까. 지난 3일 방송된 MBN 특집 다큐 <기후 위기대응, 탄소 사회의 종말> 1부 '일상의 도전, 나로부터 탄소 제로'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탄소제로(Net-zero)를 소개하며 그 막을 열었다. 탄소제로란 말 그대로 이산화탄소(CO2)의 순 배출을 제로화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저도 일회용품 엄청 좋아했어요. 특히 일회용 행주 같은 것은 저 같은 워킹맘들에게 너무 필요한 거였고, 살림을 깨끗하게는 하고 싶은데 좀 쉽게 하고 싶은 마음에 일회용품들을 많이 사용했었는데 반려동물과 같이 살면서 자연과 동물에 대해서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아이도 태어났고요. (그런데 오염된 환경에) 저희가 많이 노출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관심을 가지다 보니 지금은, 그래도 지금은 많이 배우는 중이긴 한데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탄소를 줄이는 방법부터 찾아보자. 가령, 반찬 가게에서 반찬을 살 때 집에서 빈 용기를 챙겨가는 건 어떨까. 일회용품 사용이 줄어들 것이다.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증한 요즘, 이런 작은 실천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있다. 또, 집안 일에서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의외로 쓰레기를 잘 버리는 것만으로도 탄소를 줄일 수 있다. 

일반 쓰레기인 달걀 껍질을 말린 후 버린다거나 롤케이크 포장지, 치킨 상자, 피자 상자 등 코팅이 되어 있거나 기름이 묻어 있는 종이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서 배출해야 한다. 과일 포장지도 일반 쓰레기다. 올바른 분리 배출이 지구를 지키는 방법이다. 분리수거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 소비자의 분리 수거만큼 생산업체의 친환경제품 생산도 반드시 필요한일이다. 

그밖에도 이메일을 확인 후 삭제하는 것만으로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메일을 데이터 센터에서 오래 보관할수록 전기 사용량이 늘어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뽑아두면 연간 약 150kg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고, 카페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면 연간 약 8kg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 더불어 미세 플라스틱 섭취도 줄일 수 있다.
 
 MBN 특집 다큐 <기후 위기대응, 탄소 사회의 종말> 1부 '일상의 도전, 나로부터 탄소 제로'의 한 장면

MBN 특집 다큐 <기후 위기대응, 탄소 사회의 종말> 1부 '일상의 도전, 나로부터 탄소 제로'의 한 장면 ⓒ MBN

 
사회적 차원의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정부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 도입을 점차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예를 들어 세종시 고운동에 위치한 단독주택 단지는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은 2020년부터 1000제곱미터 이상 공공 건축물에 의무 시행됐고, 2025년부터는 민간 건축물이나 공동 주택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현재 9%인 신재생 에너지 공급 의무 비율을 2022년 이후 10% 상향 조정했다. 산업화를 일찍 이뤄낸 독일은 한때 세계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였지만, 2000년부터 재생에너지법을 시행해 환경을 보호해 나가고 있다.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를 65%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전력 생산의 1/3을 원자력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는 스위스는 원자력 발전 비율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력과 신재생에너지로 2050년까지 탄소 중립국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법안을 마련해 국민 투표에 붙였다. 결과는 58.2%의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원자력 의존도가 36%가 넘는 스위스가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우리의 삶 속으로 파고든 기후위기

한국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은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약 9백메가와트 규모의 신재생 설비를 보급하여 운영하고 있다. 자체 수립한 '재생에너지 2030 이행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총사업비 약 20조 원을 투자해 신재생 설비 8.4기가와트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서 2030년까지 회사 전체의 신재생 설비를 24% 증대시켜 전체 설비 용량의 약 1/4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으면 화석연료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고 또 연료 효율 이런 걸 최대한 증진시켜야 할 거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미 배출된 온실 기체를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흡수할 건지 그러한 기술을 동시에 개발해야 하는 거죠." (박지형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그리고 '연료 전지'의 보급도 고려할 만하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경기그린에너지 발전소는 2013년 준공됐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로 세계 최대 연료전지 발전소이기도 하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공급해 대기 중의 산소와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직접 변환 발전하는 장치를 뜻한다. 별도의 연소 과정이 없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없어 친환경적이다. 

또, 전력 생산이 지속적이고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소음과 진동도 적어 도시에 전력을 공급하기에 적합하다. 뿐만 아니라 공간을 적게 차지해 효율적이다. 태양광 발전에서 50메가의 전력을 얻으려면 연료 전지보다 75배의 공간이, 풍력 발전은 100배의 공간이 더 필요하다. 현재 연료 전지 발전소의 전력량은 화성시 전체 가정 전력 사용량의 70%를 충당한다. 
 
 MBN 특집 다큐 <기후 위기대응, 탄소 사회의 종말> 1부 '일상의 도전, 나로부터 탄소 제로'의 한 장면

MBN 특집 다큐 <기후 위기대응, 탄소 사회의 종말> 1부 '일상의 도전, 나로부터 탄소 제로'의 한 장면 ⓒ MBN

 
흔히 인공 태양이라 부르는 핵융합 에너지도 미래의 신재생 에너지로 떠오르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란 핵들이 결합해 무거운 핵이 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에너지이다. 일단, 자원이 무한하고 탄소 배출이 없다는 점에서 청정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또 원자력발전같이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게다가 넓은 면적이 필요하지 않다. 

국산 초전도핵융합장치 '케이스타(KSTAR)'는 2020년 1억도의 플라즈마를 20초간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장 기록으로 핵 융합 연구의 전환점 마련했다. 물론 상용화가 되려면 24시간 내내 돌아가야 하는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2025년~26년쯤 300초 정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핵융합 에너지를 사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일주일에 하루 자동차 사용하지 않기 = 이산화탄소 연간 445kg 감소
냉난방 온도 1도 조정 = 연간 110kg 감소
백열등을 형광등으로 교체 = 연간 17kg 감소
빨래는 한번에 모아서 하기 = 연간 14kg 감소
샤워시간 1분 줄이기 = 연간 4.3kg 감소 


기후 위기는 우리의 삶 속으로 파고들었다.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미래의 문제이자 현재의 고민이다. 세계는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당장 2035년에는 석유로 달리던 내연기관차 퇴출이 예고돼 있다. 이는 곧 생존을 위한 투쟁이다. 이제 변화는 불가피하다. 지구를 위해, 인류를 위해 우리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나부터 일상 속에서 탄소 제로를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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