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영된 MBC '나혼자산다'의 한 장면.  공개코미디 무대를 잠시 떠나는 개그우먼 장도연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지난 2일 방영된 MBC '나혼자산다'의 한 장면. 공개코미디 무대를 잠시 떠나는 개그우먼 장도연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 MBC

 
2일 방영된 MBC <나혼자산다>에선 개그우먼 장도연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장도연은 2012년부터 출연해온 tvN <코미디빅리그>의 2021년 1쿼터를 끝으로 공개코미디 무대를 잠시 떠나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10년 가까이 쉼 없이 아이디어 짜내면서 공개 코미디를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방전'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만큼 매주 새로운 개그 소재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내는 극한 직업이 바로 코미디언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각종 예능 프로 활동을 병행하면서 무대에서 열정을 불태워 온 장도연으로선 가장 필요했던 것이 휴식이었을 것이다.

<코빅> 인기코너 '1%'로 최근 맹활약
 
 tvN '코미디빅리그' 코너 '1%'의 한 장면.  얼마전 막을 내린 2021년 2쿼터 최종 2위를 차지할 만큼 장도연과 동료 민찬기는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tvN '코미디빅리그' 코너 '1%'의 한 장면. 얼마전 막을 내린 2021년 2쿼터 최종 2위를 차지할 만큼 장도연과 동료 민찬기는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 CJ ENM

 
​지난달 21일 막을 내린 <코빅> 코너 '1%'에선 프로게이머 출신 배우 민찬기와 총 2쿼터에 걸쳐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아직 시청자들에겐 낯선 존재였던 민찬기는 이 코너의 인기에 힘입어 적잖은 열성팬들을 얻었고, 장도연 또한 '로맨틱 개그 장르'에 최적화된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코너에서 장도연은 ​KBS <개그콘서트> 시절부터 이어져온 독한 분장, 치고 빠질 줄 아는 상황 판단력 등을 적절하게 사용하며 그간 <코빅>에서 그가 선보였던 각종 개그 중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박수칠 때 떠난다'라는 표현이 있다지만 그녀의 잠정 하차는 열성 시청자들에겐 큰 아쉬움을 안겼다. 

​"제가 오래 한 프로그램이 많이 없거든요. 프로그램과 제가 같이 없어지거나 잘리게 되거나..."

타의로 그만두는 게 흔했던 그녀에게 <코빅>은 가장 오랜 시간 일해온, 그리고 연예 인생 최초로 자의로 쉬겠다고 결정한 프로이기도 했다. 마지막 녹화를 위해 분장실을 찾은 그녀를 만난 <코빅> 스태프들 또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20대에 왔는데 서른 넘었다"는 분장 선생님 말처럼 장도연에게 20대 후반 이후 지난 10년은 <코빅>과 함께 성장해온 시간이기도 했다.  

예능 대부도 인정한 차세대 MC 유망주
 
 지난 1월 공개된 카카오TV '찐경규'의 한 장면.  당시 자신의 캐릭터를 고민하던 장도연과 이경규의 대화는 최근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공개된 카카오TV '찐경규'의 한 장면. 당시 자신의 캐릭터를 고민하던 장도연과 이경규의 대화는 최근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 카카오TV

 
잠시 시계를 3개월 전으로 되돌려 보자. 공교롭게도 <나혼자산다> 방영과 맞물려 지난 1월 장도연이 초대손님으로 등장했던 카카오TV <찐경규>가 요즘 '지각'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방송은 채널A <도시어부>, KBS <개는 훌륭하다> 등에 함께 출연하는 개그계 대선배 이경규와 격식 있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나 고민을 상담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이날 장도연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나에겐) 딱 뭐가 없다"라는 것이었다. 선배 안영미, 박내래처럼 '찐하게' 19금 개그를 펼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파이팅이 넘치지도 않고 김숙처럼 멋있다고 할 만한 '포스'도 없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곰곰이 이야기를 듣던 이경규의 지적과 충고는 당사자에겐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줄 만한 말이었다.

​"19금 이런 거 하지마. 우리나라에서 오프라 윈프리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너다. 너는 누구와도 티키타카가 되는 사람이다. 도연이는 캐릭터에 신경 쓰지 마. 그 프로그램에 맞는 캐릭터를 살려주면 되는 거야."​

​이보다 앞서 KBS N <무엇이든 물어보살>과 컬래버레이션 녹화로 진행된 <찐경규>에서도 이미 이경규는 장도연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었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다룬 '차세대 MC' 16강전에서 그녀를 첫 손가락에 꼽은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경규가 당시 방송에서 장도연에게 건넨 말은 그저 초대손님을 위한 추켜세우기식 발언은 분명 아니었다.  

지금보다 더 잘 될 수 있는 희극인... 더 용감해졌으면
 
 지난 2일 방영된 MBC '나혼자산다'의 한 장면.  공개코미디 무대를 잠시 떠나는 개그우먼 장도연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지난 2일 방영된 MBC '나혼자산다'의 한 장면. 공개코미디 무대를 잠시 떠나는 개그우먼 장도연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 MBC

 
천하의 예능 대부도 인정할 만큼 장도연은 재능이 많은 개그우먼 중 한 명이다. 이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10년 가까이 해왔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되는 일이다. 

물론 장도연이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니다. ​초대손님으로 늘 신선한 웃음을 선사해 기대 속에 고정으로 투입되었던 <도시어부> 시즌1에선 예상과 달리 미지근한 반응을 얻기도 했다. 또 2019~2020년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와 얼마전 방영된 KBS 특집 < Let's BTS >에선 조심스러운 자세로 스스로를 울타리 안에 가두는 듯한 다소 아쉬운 모습도 보여줬다. 

오랫동안 공개 코미디, 예능에서 장도연이란 인물을 지켜봤던 시청자의 입장에서 방송 속 장도연은 지금보다 용감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위축 또는 주저하는 듯한 자세는 이번 휴식을 통해 떨쳐낼 수 있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코빅> 제작진에게 건넨 "더 좋은 개그로 돌아오겠습니다"라는 작별 인사는 시청자들과의 약속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앞으로의 장도연은 분명 지금보다 더 잘 될 수 있는 희극인이다. 공개코미디 무대에서 그를 꼭 다시 볼 수 있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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