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연고로 하는 SK 와이번스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인수했다. 1월 26일 SK텔레콤과 이마트가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2월 23일부로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제 구단 운영의 주체가 본격적으로 SK그룹에서 신세계그룹으로 넘어오게 됐다.

아직 팀 이름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신세계 야구단은 또 한 번 야구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구단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23일 신세계그룹에서는 메이저리그 FA 신분이었던 추신수의 입단 계약 체결 소식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FA 신분이었지만, KBO리그에서는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한 신인 계약으로 지명권을 확보했던 신세계 야구단과 계약 할 수 있었다. 일단 2021년 추신수의 연봉은 27억원이며, 그 중 10억원은 향후 구단과 협의하여 사회 공헌 활동에 활용할 예정이다.

부산 출신의 추신수, 신세계가 지명한 배경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가 KBO리그의 팀에 입단하려면 몇 가지 제약이 있다. KBO리그의 지명을 받지 않았거나 지명 후 입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 리그에 진출했을 경우 해외 리그의 팀의 로스터에서 빠진 시점부터 2년 동안 KBO리그 경기 출전을 할 수 없다.

이 2년의 유예기간에는 퓨처스리그 출전도 불가능하지만 국가대표 기여 이력이 있을 경우 군 복무 차원에서 퓨처스리그 출전이 가능하다. 이 예외 조항의 적용을 받아 2015년 프리미어 12 첫 대회 출전으로 우승에 기여했던 이대은(KT 위즈)이 경찰청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수행한 뒤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해외파 선수들에 대한 특별지명은 2007년 4월에 이뤄졌다. 보통 2년의 유예 기간 동안 군 복무를 수행하면 되지만, 이승학의 경우 군 면제 대상이었기 때문에 관심을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향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해외 리그 선수들을 지명하게 됐다.

2007년 시점에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 있던 한국인 선수들 중 박찬호와 서재응, 김선우, 봉중근 등만 2년 유예기간의 적용을 받지 않는 시점에 해외로 진출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에 대하여 당시 KBO리그 8팀에게 선수 1명 씩 특별지명 기회를 부여했다. 연고지 지명 대상 선수가 2명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가 먼저 1명 씩 고른 뒤, 나머지 6팀이 남은 5명 중에서 지명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부산을 연고로 한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 출신의 투수 송승준(현 롯데 자이언츠 플레잉코치)을 지명했다. 송승준은 바로 롯데와 계약하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병역 문제까지 해결하고 FA 권리도 한 차례 행사했다. 롯데가 2명을 지명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추신수는 당시 SK의 지명을 받았다.

재활 중 선택의 기로, 이후 올스타까지 선정된 추신수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 된 뒤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를 늘리고 있던 중 SK의 지명을 받았다. 2007년 전반기에 소속 팀에서 활약했던 추신수는 투수였던 시절 얻었던 팔꿈치 부상의 여파로 9월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다.

토미 존 서저리는 재활에만 최소 1년이 소요되어 선수 생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술이다. 다만 투수의 경우 재활에만 1년이 필요한데, 야수에게 있어서는 재활 기간이 조금 짧아진다. SK의 지명을 받은 이후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을 때 추신수가 KBO리그로 올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추신수는 재활을 이겨내고 2008년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이후 풀 타임 선수로 자리잡는 데 성공하면서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으로 3할 타율에 20홈런과 20도루까지 동시에 달성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1년 여러 가지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던 추신수는 2013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20홈런과 20도루에 100득점까지 성공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한 추신수는 2018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물론 레인저스에서의 7년이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2014년에는 팔꿈치와 발목 부상이 있었지만 레인저스의 부상자 명단 등재 선수가 30팀 중 가장 많았던 팀 사정으로 인해 시즌 최하위가 확정될 때까지 부상을 안고 뛰어야 했다. 2016년에는 손목 수술 등의 잦은 부상으로 자리를 자주 비웠다.

큰 부상이 없었던 2015년과 2017년, 2018년, 2019년의 평균 성적은 0.260을 조금 넘긴 타율에 22홈런 90득점 정도였다. 0.370 대의 출루율을 기반으로 이뤄낸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7년 1억 30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한 레인저스의 입장에서는 크게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이기도 했다.

또 다시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두 번째 FA

계약 마지막 해였던 2020년은 여러 가지로 안 좋은 변수가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메이저리그가 162경기의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지 못하고 60경기의 단축 시즌으로 열렸다. 추신수 자신도 부상으로 인해 26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두 번째 FA를 앞두고 자신의 가치를 재증명하기 어려웠다.

시즌이 끝난 이후에도 코로나19로 인하여 FA 시장에 한파가 불었다. 풀 타임 주전을 장담하기는 어려웠지만, 추신수에게 관심을 보였던 팀들은 있었다. 내셔널리그가 2020년 한시적으로 지명타자 제도를 시행했기에 내셔널리그 팀도 가능성이 있었지만 2021년 지명타자 제도 도입이 없었던 일로 결정되면서 거취는 불투명해졌다.

1982년 7월 13일 생으로 만 38세였던 추신수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3가지였다. 선수 은퇴 후 미국에서 지도자 활동을 하며 3명의 자녀들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 메이저리그의 다른 팀을 알아보는 것 그리고 KBO리그의 신세계 야구단과 계약하는 것이었다.

절묘했던 추신수와 신세계 야구단의 타이밍

이 상황에서 메이저리그는 스프링 캠프가 시작됐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등은 이미 각자 소속 팀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과 박효준(뉴욕 양키스) 역시 초청 선수 자격으로 스프링 캠프에 참가하여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린다.

그러나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팀을 찾았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23일 신세계그룹이 공식 발표를 통해 신세계 야구단이 추신수와 계약했음을 발표했다. 인천 야구단이 SK텔레콤에서 이마트로 운영 주체가 바뀐 뒤 처음으로 발표된 선수 계약 소식이었다.

신세계 야구단이 추신수와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간 것은 그리 오래 되진 않았다. 2020년 월드 시리즈가 끝난 뒤 FA 시장이 처음 열렸을 때가 아니라 이마트의 구단 인수 작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된 이후의 타이밍이었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 야구단과 추신수의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신세계 야구단의 입장에서는 SK 와이번스의 역사를 이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성공적인 시즌을 위하여 전력 보강이 필요했고, 추신수 역시 FA 신분에서 시즌을 치를 팀을 찾게 된 것이다.

추신수의 영입은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신세계 야구단 현장에서도 반길 소식이었다. 즉시 전력 투입이 가능하며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에서도 분위기를 이끌었던 만큼 팀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게 이끌어 갈 수 있는 베테랑 외야수의 보강이다.

특히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함께 뛰었던 베테랑 김강민이 추신수와 동갑내기 친구라는 점에서 새로운 팀 동료들과 어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진영 코치와도 2009년 제2회 WBC에서 함께 뛰었으며, 최정 역시 WBC와 아시안 게임에서 추신수와 함께 뛴 추억이 있다.

엇갈린 타이밍, 혼자 귀국하는 추신수

추신수는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누구에게나 예외 없는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팀은 현재 제주에서 스프링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데, 추신수는 자가격리로 인하여 제주 캠프에는 합류하지 못하고 남부지역 순회 연습경기 때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인저스에 초청 선수로 스프링 캠프에 참가하는 양현종도 추신수와 한 팀에서 뛰는 타이밍이 엇갈리게 됐다. 양현종은 처음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했을 때 타이밍이 엇갈린 것에 이어 이번 타이밍도 엇갈리게 됐다. KBO리그 시절 인천에서 뛰었던 김광현 역시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추신수와 한 팀에서 뛰는 타이밍이 엇갈렸다.

추신수의 고향 부산의 연고 팀인 롯데 자이언츠와는 이제 상대 팀으로 만나게 된다. 공교롭게 스프링 캠프 순회 연습경기 첫 일정으로 3월 9일과 11일 신세계 야구단과 롯데의 만남이 있다. 다만 이 때까지는 자가격리 일정 문제로 인해 추신수가 연습경기에 나설 수 없다.

추신수가 신세계 야구단에서 사용할 등번호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일단 3월에 임시 유니폼을 사용하며, 팀 이름과 로고 등이 확정되어 정식 유니폼이 나오면 추신수의 등번호도 공개될 예정이다. 추신수가 레인저스에서 사용했던 17번은 현재 이태양의 등번호이기 때문에 둘 중에 한 사람이 등번호를 양보해야 한다.

현재 추신수의 건강 상태에 큰 이상이 없기 때문에 추신수는 향후 몇 년 동안 외야수와 지명타자 역할을 나눠 맡을 예정이다. 확실한 포지션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2013년(중견수)을 제외하면 주로 코너 외야수를 맡았다. 타순에서는 리드오프와 테이블 세터 그리고 중심 타선까지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추신수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현재 신세계 김원형 감독의 몫이다. 부상만 없다면 시범경기부터 국내 팬들에게 인사를 하게 될 추신수가 KBO리그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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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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