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종영한 엠넷 '캡틴' 최종회의 한 장면.   심사위원 평가의 열세를 온라인 투표 결과로 역전시킨 송수우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1일 종영한 엠넷 '캡틴' 최종회의 한 장면. 심사위원 평가의 열세를 온라인 투표 결과로 역전시킨 송수우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 CJ ENM

 
관심을 모았던 엠넷표 10대 대상 오디션 프로의 결말은 초라했다. 지난 21일 최종 우승자를 배출한 <캡틴(CAP-TEEN)>의 이야기다. <캡틴>은 케이팝 스타를 꿈꾸는 청소년과 학부형을 동시에 소환한, 나름 독특한 구성을 앞세우며 지난해 11월 첫 방송에 돌입했다. 참관 수업 형식을 빌어 부모들이 자녀의 훈련 및 경연 과정을 직접 살펴본다는 방식을 도입했는데 그동안 엠넷 각종 오디션을 둘러싼 조작 논란에 대한 불신을 없앤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방영 내내 <캡틴>은 화제성과 시청률 확보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0%대 시청률은 둘째치고 케이팝 주수요층인 또래 팬들의 관심 유발에도 실패했다. 종영 다음날인 22일 오전 7시 기준 '네이버TV'에서 조회수 1만회 이상을 기록한 <캡틴>영상은 단 7개에 불과하다. 유튜브에 비해 사용자수가 적은 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각종 인기 예능+드라마 프로들과 비교해 눈에 띄는 프로그램 관련 영상이 없었다는 건 <캡틴>에 대한 사람들의 부족한 관심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부모님까지 소환했지만... 반등 실패
 
 지난 21일 종영한 엠넷 '캡틴' 최종회의 한 장면.  국악전공자인  송수우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1일 종영한 엠넷 '캡틴' 최종회의 한 장면. 국악전공자인 송수우가 우승을 차지했다. ⓒ CJ ENM

​<캡틴>이 이렇다 할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이유 중 오디션 예능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신 및 무관심이 한 몫을 차지한다. <프로듀스101> 시리즈의 조작 파문 이후 관련자 사법 처리와 더불어 회사 측의 사과가 있었지만 이것만으론 등 돌린 시청자들의 마음을 붙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여름 방영된 <아이랜드(i-Land)>는 그나마 해외 케이팝 팬들의 응원 속에 저조한 시청률을 뚫고 그룹 엔하이픈의 성공적인 데뷔를 이끌어냈지만 <캡틴>은 여기에 견줄만한 성과도 얻지 못했다.  

​참가자의 부모님까지 출연시키면서 < SKY캐슬 > 오디션 버전이라는 틀을 마련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 방식은 오히려 프로그램에겐 역효과를 가져왔다. 몇몇 학부형의 과도한 개입 장면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시청자들에게 비호감 이미지를 쌓는 결과를 초래했다. 다른 부모들과 각종 신경전을 펼치면서 때론 말다툼까지 벌어져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를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은 해당 장면을 걸러내지 않고 방송에 활용한 제작진을 비판하기도 했다. 부모님의 반대 속에 홀로 출전한 송수우가 심사위원 평가의 열세를 온라인 투표로 뒤집으면서 최종 1위를 차지했고 미국에 있는 가족들을 대신해 언니가 학부형 자격으로 참여한 유지니가 3위에 올랐다. 이는 부모님까지 동원한 경연 예능 <캡틴>에게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업체 문제라지만, 사전 투표 오류까지 발생
 
 지난 21일 종영한 엠넷 '캡틴' 최종회의 한 장면.   심사위원 평가의 열세를 온라인 투표 결과로 역전시킨 송수우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1일 종영한 엠넷 '캡틴' 최종회의 한 장면. 심사위원 평가의 열세를 온라인 투표 결과로 역전시킨 송수우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 CJ ENM

 
​게다가 최종회 전날엔 파트너사 '오잉'에서 이뤄진 투표 프로그램 오류 문제로 해당 투표분은 전원 무효 처리, 순위 결정에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작진의 사과 발표와 함께 공식 홈페이지 투표만 순위 결정에 반영키로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긴 했지만 불신을 키우기 충분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존재한다지만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시즌2, JTBC의 <싱어게인>만 보더라도 여전히 타사의 경연 프로들은 높은 시청률과 관심 속에 순항 중이다. 반면 2010년 < 슈퍼스타K >를 시작으로 각종 오디션 예능의 원조로 불리던 엠넷은 지지부진 그 자체다. <쇼미더머니9>가 간신히 체면유지를 했을 뿐 <보이스코리아 2020>, <캡틴>, <포커스> 등 나머지 경연 프로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우승자가 탄생해도 사람들에게 누군지 이름조차 알리지 못하는 오디션 예능이라면 존재의 가치를 상실한 것과 다를 바 없다. 그저 습관적으로 만들기만 하면 그뿐이라는 안일함은 곤란하다. 현재까지 해 왔던 방식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21일 종영한 엠넷 '캡틴' 최종회의 한 장면.

지난 21일 종영한 엠넷 '캡틴' 최종회의 한 장면. ⓒ CJ ENM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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