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8년 동안 키움 히어로즈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시즌은 정규시즌을 7위로 마무리한 2017년, 딱 한 차례뿐이었다. 2014년과 2019년에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기도 했다.

어느덧 가을야구 단골손님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팀 내 주전급 선수들이 이탈했고, 전력 보강에 속도를 낸 중하위권 팀들보다 키움의 움직임이 더뎠다.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해줬던 에릭 요키시와의 재계약, 브리검의 자리를 대체할 투수로 조쉬 스미스를 영입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오히려 '허민 의장 사태' 등으로 구단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지난해 연말까지 이어졌다. 팬들의 원성이 점점 커졌고, 키움 구단을 바라보는 야구계의 시선도 곱지 않은 편이었다. 각종 악재 속에서 맞이하는 새로운 시즌, 현재로선 기대보단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언제쯤 선수단이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을까.

언제쯤 선수단이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을까. ⓒ 키움 히어로즈


지난해 아슬아슬하게 가을야구 경험...비시즌 전력 손실까지

중위권을 다투던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가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팀들이 결정되었다.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는 가을야구에 진출한 5개 팀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후 역대 6차례의 시리즈에서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올라간 사례는 전무했다. 지난해의 키움 역시 마찬가지였다.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3회 혈투 끝에 1점 차로 패배하며 한 경기 만에 키움의 가을이 끝나고 말았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전력 손실도 꽤 컸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손을 잡은 김하성이 팀을 떠났고, 이는 공수 양면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이적료를 통해 최소 60억원을 확보하긴 했어도 키움 입장에서 김하성의 이탈은 당장 올 시즌 최대 변수가 됐다.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왔던 베테랑 불펜 투수 김상수마저 팀을 떠났다. 김상수는 12일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9년 40홀드를 기록하며 이미 리그 수준급 필승조임을 검증받았다. 지난해 김태훈, 양현, 조상우, 안우진 등이 주축을 이룬 상황에서 김상수의 비중이 작아지긴 했으나 수치상으로 보면 여전히 필승조로 나설 만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상수의 지난해 ERA(평균자책점)는 4.73으로 2019년(2.86)보다 대폭 상승했다. 반면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3.79로 전년도(3.51)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나진 않았다. 2019년 1.38에서 2020년 1.42로 소폭 올라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나쁘다고 하기 어렵다. 아직 활용도가 높은 김상수를 내준 키움의 선택이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젠 키움이 아닌, SK 유니폼을 입고 뛸 김상수

이젠 키움이 아닌, SK 유니폼을 입고 뛸 김상수 ⓒ 키움 히어로즈

 
바쁘게 움직이는 중하위권 팀들, 안심할 수 없는 키움의 2021시즌

지난해 중하위권 팀들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한화와 함께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처진 SK 와이번스는 FA 2루수 최주환을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 구성도 다른 팀들보다 빠르게 마쳤다.

8위에 머물렀던 삼성 라이온즈도 FA 시장에서 좌타 거포 오재일을 영입해 가을야구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한화는 코치진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고, 시즌 막바지에 5위권 경쟁에서 멀어진 KIA와 롯데도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좋은 일은 적고 잡음이 많았던 키움으로선 변수를 상수로 바꿔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특히, 조쉬 스미스와 더불어 팀에 새롭게 합류할 외국인 타자의 활약 여부에 따라 많은 게 결정될 수 있다. 김하성이 없는 첫 시즌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모터와 러셀보다 외국인 타자의 활약 여부가 팀에 미칠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야구장으로 팬들을 끌어들이는 데 있어서 최고의 요소는 '성적'이다. 이 성적을 받쳐주는 또 다른 요소는 '안정적인 운영'이다. 선수단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프런트가 있을 때,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키움은, 그렇지 못한 상황에 놓여있다.

스프링캠프가 조금씩 다가오는 시점인데도 아직 중요한 것들이 정해지지 않았다. 단순히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 두 명의 이적만으로 걱정하는 게 아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면, 시즌 종료 이후 그것만으로도 선수들은 많은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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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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