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킹> 인터뷰 사진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MBC드림센터에서 <스톡킹> 심수창 해설위원, 정용검 캐스터, 이성호 PD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MBC스포츠플러스

 
MBC스포츠플러스 유튜브 웹 예능 <스포츠 토크의 킹-스톡킹>(아래 <스톡킹>)은 야구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프로그램이다. 스포츠 선수들이 직접 나와서 경기 비하인드 스토리, 재미난 훈련 에피소드 등을 공개하며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방송으로 한국시리즈까지 모두 끝난 지금 야구 팬들이 가장 기다리는 콘텐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 10만 구독자를 달성한 <스톡킹>의 정용검 캐스터와 심수창 해설위원, 이성호 PD를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MBC드림센터에서 만났다. 10만 구독자 달성은 지난해 12월 MBC스포츠플러스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을 시작한 지 꼬박 1년 만에 얻은 성과다. 

앞서 <스톡킹>은 10만 구독자를 달성하면 조인성 LG 트윈스 코치를 섭외하기로 시청자들과 약속했었다. 이에 대해 세 사람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만 밝히며 말을 아꼈다. 심수창 위원과 조인성 코치는 10여 년 전인 선수 시절, 경기 도중 마운드에서 언쟁을 벌였던 바 있다.

심수창 위원은 <스톡킹> 홍보를 위해 조인성 코치 섭외 공약을 내걸었고, 이 유명한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싶어하는 팬들이 10만 명이나 모인 것. 심 위원은 "10만 명이 이렇게 빨리 달성될 줄 몰랐다. 사실 10만 명 달성을 못할 줄 알고 내건 공약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준비 중이니 기다려 달라"고 덧붙였다.

"콘텐츠 없는 비시즌, '뭐라도 해보자' 마음으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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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검 캐스터 ⓒ MBC스포츠플러스

 
정용검 캐스터와 심수창 위원, 이성호 PD는 야구 팬들이 <스톡킹>을 이렇게 좋아할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정용검 캐스터는 "비시즌인 겨울에 콘텐츠가 없어서 고민하던 중에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라며 "녹화 전에 사전 미팅도 한 번 하지 않았을 만큼 회사에서도 크게 기대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톡킹>은 정우람 선수를 초대한 2회부터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여기엔 심수창 위원의 공이 컸다. 프로그램의 초기 기획단계부터 함께 했었다는 정용검 캐스터는 "당시 <스톡킹>을 기획한 PD가 젊은 감각을 원했다. 저는 심수창 위원과 친분이 아예 없었던 터라 (캐스팅 제안에) 반신반의 했는데 첫 녹화 후에 '재밌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스톡킹>을 초기 기획한 PD는 현재 휴직 중이다). 선수들을 게스트로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지금의 포맷 역시 심수창 위원이 제안한 것이라고. 

"심수창 해설위원이 첫 회 녹화를 하고 나서 선수들을 불러서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더라. 자기가 선수들을 섭외하겠다고. 2회에 한화 정우람 선수가 심수창 위원과의 친분 하나로 현장에 와줬는데 그때 녹화하고 '이거다, 이걸로 가야겠다' 싶었다. 그러면서 지금의 구색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정용검)

지난해 현역 은퇴한 심수창 위원은 자신에게 처음 손 뻗어준 프로그램이 <스톡킹>이었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일단 그냥 '오케이' 했다. 어떤 프로그램인지도 몰랐지만 한 번 해보겠다는 마음이었다. '내가 잘해야지 이 프로그램도 살고 나도 함께 살 수 있겠다' 싶었다. 난 뭐든지 맡은 바를 열심히 하는 타입이다. 내가 나오는 프로그램이니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야구 팬들이 <스톡킹>에 열광하는 이유

<스톡킹>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는 심수창 위원의 유쾌한 언변이다. 그는 자신의 현역 시절을 거침 없이 희화화 하면서 분위기를 이끈다. 프로야구 역사상 개인 최다 연패 기록인 18연패 에피소드는 물론,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퀵후크(선발투수를 빠르게 교체한다는 뜻의 야구 용어)로 강판된 경기를 '제로퀵'이라 부르며 농담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선수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심 위원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웃음을 만들어낸다. 

많은 야구 팬들이 <스톡킹>에 열광했던 이유 역시 여기에 있었다. 심수창 위원은 '선수 출신으로서 자존심이 상하거나 꺼려지진 않냐'는 질문에 "나는 그런 게(안 좋은 기록도) 너무 재밌다. 진심이다. '자학 개그'를 모토로 삼아서 일부러 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사실대로 얘기할 뿐이다. 방송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일상에서도 늘 그랬다"고 멋쩍게 답했다. 이에 정용검 캐스터는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위원님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선수들의 과거 재미난 실수나 부끄러운 경기 기록까지 모두 들춰내는 '독한 프로필' 코너는 <스톡킹>의 히트 상품이다. 심수창 위원이 서슴없이 자신을 깎아 내리니, 게스트로 출연한 선수들 역시 자신의 안 좋은 기록도 웃어 넘길 수 있게 된다. 이성호 PD는 "실제로 (독한 프로필을) 기분 나빠했던 선수는 없었다. 사실은 나름대로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작가들과 처음 자료를 모을 때는 더 세고 독한 것들도 많다. '이런 건, 나도 못 듣겠다' 싶은 건 빼면서 톤을 조절한다. 선수들은 괜찮을까 싶어서 걱정도 했는데 의외로 잘 들어주시더라. '약하다, 더 센 독한 프로필을 원한다'는 팬들의 반응도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더 심하게 할 수는 없다."(이성호 PD)
"난 더 했으면 좋겠다. 뭐 어때."(심수창)


"이제 서로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 정도"
 
 <스톡킹> 인터뷰 사진

심수창 해설위원 ⓒ MBC스포츠플러스

 
팬들은 <스톡킹>의 또다른 재미 포인트로 정용검 캐스터와 심수창 위원의 호흡을 꼽는다. 심수창 위원이 재미있는 '야구 애드리브'를 날리면, 정용검 캐스터 특유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이어진다. 1년여 시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춘 정용검 캐스터와 심수창 위원은 "이제 서로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 정도"라며 마주 웃었다.

"눈이 마주치면 심수창 위원님이 제가 뭘 원하는지 딱 알더라. 녹화를 하다 보면, 재미가 없어지는 것 같은 순간이 있다. 환기시켜야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 심 위원을 쳐다본다. 그러면 심수창 위원이 고개를 살짝 숙이곤 바로 재미있는 애드리브를 날린다."(정용검)

이어 이성호 PD는 심수창 위원의 센스에 감탄했던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저는 장민석, 김경언 선수 편부터 녹화에 참여했다. 그때 장민석 선수가 조금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심수창 위원이 '(장민석) 선수 시절 별명이 미친 고라니였다'는 말을 던지더라. 그때부터 흐름이 재미있게 바뀌어서, 그 부분을 통째로 살릴 수 있었다. 심 위원에게 그런 센스가 있다."(이성호 PD)

<스톡킹>은 매주 월, 수, 금 오후 6시 유튜브를 통해 15분 내외의 분량으로 공개된다. 대개 2주에 한번 녹화를 하고, 해당 녹화분을 총 6회로 나눠서 방송하는 식이다. 정용검 캐스터는 "PD가 바뀌면서 촬영시간이 급격하게 늘었다. 그 전에는 2시간 정도면 촬영을 마쳤는데, 직전 녹화에선 무려 6시간 반 동안 촬영했다"며 "이성호 PD가 야구를 많이 알고 좋아하니까 준비를 엄청 많이 해온다"고 장난스럽게 호소했다.

녹화 시간이 길다는 것은 이미 방송에서도 여러 번 언급된 사실이어서, 팬들은 '미공개 방송분'을 달라며 아우성 치기도 한다. 그러나 편집할 때 논란이 되거나 비난받을 수 있는 부분들을 제외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분량이 줄어든다고. 이성호 PD는 "재미 없는 부분도 빼지만 무엇보다 '소탐대실'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편집한다. 재미있지만 (문제 소지가 있어서) 날린 것도 많다"고 말했다. 반면 이 PD는 민감한 소재라도, 목적이 분명한 부분은 방송에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내보낼까 고민되는 것들도 많았다. (민감한 내용을) 내보내는 데 기준이 있다면 '바뀌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다. 팬들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 혹은 야구 코치들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싶은 부분은 목적이 있으니까 (편집하지 않는다). 최근 롯데 김문호 전 선수가 사직구장의 라이트 때문에 포수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얘기를 했다. 어떻게 보면 '포수 사인을 볼 수 있는거야?'라고 인식할 수도 있다. 이건 서로한테 공정하지 않은 것이지 않나. 만약 이 방송분이 나가면 조명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한다."(이성호 PD)

6시간여 녹화 끝에 탄생한 한두 시간 분량의 편집본은 제작진의 여러 고민과 회의가 녹아 있는 결과물인 셈이다. 최근 프로야구 비시즌을 맞아 <스톡킹>의 MBC스포츠플러스 채널 정규 편성을 바라는 팬들도 있었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모두 잘라낸 편집본이라면 TV 방송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성호 PD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야구 팬들이 <스톡킹>을 왜 좋아하는지 생각해봤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야구 팬들이 왜 <스톡킹>을 좋아할까 생각해봤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야구에 대해서 많이 알기도 하지만, 야구에 대해서 열려 있다. 야구 개그를 제일 잘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야구 선수들이 야구 개그를 제일 잘한다. 야구 선수들이 방송에 나와서 야구 개그를 하니까, 그게 재미있는 것이다. 야구로 가장 웃길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 선수들이 직접 느낀 걸 얘기하니까 재미있다. 야구를 잘 아니까, 잘 아는 사람들에게만 재밌는 것이다. 

그래서 정규 편성 계획은 전혀 없다. 유튜브로 남겨놓을 것이다. 대신 홍보를 위해 5분 편성으로 짧게 방송하고 '풀 버전은 유튜브에서 보세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해민 선수 편부터 그렇게 하고 있다."(이성호 PD)

 
 <스톡킹> 인터뷰 사진

이성호 PD ⓒ MBC스포츠플러스

 
사실 <스톡킹>에는 유명한 스타 선수들보다 1군에 얼굴을 오래 내비치지 못한 선수들이 더 많이 나온다. 야구 팬들이 <스톡킹>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톡킹>에 출연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심수창 위원의 인맥이다. 2004년 LG 트윈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등 은퇴 전까지 여러 팀을 거친 심수창 위원은 함께 뛰었던 선수들을 주로 불러모아 이들과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네 팀을 제외한 팀 선수들이 초대되는 경우는 적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심 위원은 "좋아하는 팀 선수가 많이 나오지 않아, 서운해 하는 팬들의 반응을 알고 있다"며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KIA 윤석민 전 선수도 그래서 섭외한 것이었다. KIA 팬들이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었더라. 윤석민 선수와도 (같은 팀이었던 적이 없어서)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는데, 몇 년 만에 연락을 했다. 개인 골프채널 방송을 녹화 중이었는데, 거기까지 직접 찾아가서 섭외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 위원은 섭외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미디어 노출에 관한 구단과 선수들, 팬들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섭외하면서 어려움도 많이 겪는다. 솔직히 우리나라 정서상 선수들이 미디어에 나오는 걸 많이 꺼린다. (미디어에 나오면 그 선수가) 못했을 때 팬들이 비난을 너무 많이 하니까. 그런 압박을 선수들이 많이 받는다. 저는 오히려 일본, 미국처럼 선수들의 미디어 노출이 자연스럽고 많아졌으면 좋겠다. 한 단계 나아가서 구단에서 이 선수를 내보내주세요, 이렇게 요청도 하셨으면 좋겠다. 열린 마음으로, 이제 구단들도 개별 유튜브를 하지 않나. 선수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스톡킹>에 내보내 주세요. 이런 역섭외도 왔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팬들도 선수들이 <스톡킹>에 나오면 좋아하니까."(심수창)

"이번에 롯데 자이언츠 신인인 김진욱, 나승엽 같은 친구들도 되게 화제를 모으지 않았냐. 우리가 그 선수들을 소개하고 재밌게 만들어서 내보내고, 그러면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도 있다."(정용검)


한편 심수창 위원은 최근 <스톡킹>을 통해 프로 예능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톡킹>을 시작으로 MBC <라디오스타>,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2> 등 여러 예능을 종횡무진 하고 있는 그는 "방송 출연을 통해 야구를 더 잘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예능을 택하면서 딱 한 가지를 목표로 했다. 다른 스포츠 종목 출신 예능인은 많은데 야구 선수 출신 예능인이 별로 없다. 양준혁 위원이 거의 처음이었고. 저는 <도시어부>에 나가면서 손아섭, 송승준 선수를 초대했는데 그 역시 야구를 더 잘 알리고 싶고 야구 선수에 대해서도 알리고 싶어서였다. 

야구를 그만두고 전보다 방송에 많이 나오게 됐다. 그러면서 야구 선수들과 같이 뭔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예능에 나가서 내 이름을 알리면 야구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을까. 나란 사람을 좋아해서 내 해설을 들어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 <스톡킹> 역시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이미지가 좋아지고, '이 선수가 이런 선수였구나' 몰랐던 면들을 팬들도 알게 되면 서로 플러스이지 않나. 그런 게 하고 싶었다."(심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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