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방영된 KBS '축구야구말구'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KBS '축구야구말구'의 한 장면. ⓒ KBS

 
축구와 야구계를 대표하는 스타 이영표와 박찬호를 앞세워 사회생활체육 고수들과의 스포츠 맞대결을 펼치는 KBS 2TV <축구야구말구>가 최근 큰 위기에 봉착했다. 핵심 선수 박찬호가 경기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해 급히 병원을 찾게 된 것.

이 프로그램의 주축이 되는 출연자가 뛸 수 없게 된 상황이라 다음 날 예정된 두 번째 시합뿐만 아니라 향후 제작에도 난항이 예상됐다. 이에 제작진은 의외의 선택을 내린다. 바로 제3의 멤버이자 메탈코치인 승희(오마이걸)를 대타 선수로 시합에 출장시키는 것이다. 유명 스포츠 스타들도 몇 차례의 연습만으로 적응하기 어려운 사회 체육 경기에 완전 초보자가 쉽게 적응할 수 있을까 우려되기도 하는 상황.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방영된 <축구야구말구>는 사회체육고수들인 창원 지역 70대 배드민턴 어르신들과의 복식 경기 내용을 중점적으로 담았다.

박찬호 돌발 부상... 승희 속성 과외 후 출장​
 
 지난 7일 방영된 KBS '축구야구말구'의 한 장면.  무릎 부상을 당한 박찬호를 대신해 오마이걸 승희가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로 부터 속성 과외를 받고 경기 출전에 나섰다.

지난 7일 방영된 KBS '축구야구말구'의 한 장면. 무릎 부상을 당한 박찬호를 대신해 오마이걸 승희가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로 부터 속성 과외를 받고 경기 출전에 나섰다. ⓒ KBS

 
한 주 전 방송된 <축구야구말고>에서 박찬호는 전직 국가대표가 포함된 어머니들과의 배드민턴 시합에서 0-3으로 완패했을 뿐만 아니라 무릎 부상까지 당했다(MRI 촬영 결과 무릎 연골이 심하게 손상된 것을 발견했지만 이는 오랜 선수생활로 인한 것이었다).

경기도중 얻은 부상으로 인해 인대가 살짝 찢어졌고 의사는 얼음찜질을 하고 휴식을 취하면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심각한 부상이 아님에 <축구야구말구> 제작진은 한숨 돌릴 수 있었지만 당장 두 번째 경기에 출전할 선수가 사라지면서 큰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이영표 혼자 단식 경기를 치러야 하나 고민되는 상황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승희가 박찬호를 대신해 복식조에 합류하게 된다. 경기 당일 이른 아침부터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로부터 속성 과외를 받은 승희는 빼어난 운동 신경 덕분에 쉽게 기술을 익혀 이용대와 이영표를 놀라게 만들었다. 

대신 중계 캐스터 역할은 자연스럽게 박찬호의 몫이 되었다. 쉴 새 없이 떠드는 그의 입심에 해설자 이용대가 치고 들어갈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이른바 '토크 지옥'에 빠지는 재미는 상황도 연출됐다.   

의욕적으로 경기에 임한 이영표·승희 조는 70대 배드민턴 고수들과의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상대편 빈자리를 꿰뚫는 승희의 서브 공격 득점이 이어지면서 <축구야구말구>팀이 첫 승리를 획득하는가 했지만 생활체육 달인들의 벽은 너무도 높았다. 속성 과외 과정에서 미처 서브 리시브 방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승희는 잦은 범실을 했고 이영표 혼자만의 후위 공격으론 20~40년 경력 어르신들을 이기기에 역부족이었다.   

역할 바꾸기를 통한 분위기 전환​
 
 지난 7일 방영된 KBS '축구야구말구'의 한 장면.  전날 경기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한 박찬호가 중계 캐스터로 나서 특유의 '투머치' 입담을 마음껏 선보였다.

지난 7일 방영된 KBS '축구야구말구'의 한 장면. 전날 경기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한 박찬호가 중계 캐스터로 나서 특유의 '투머치' 입담을 마음껏 선보였다. ⓒ KBS

 
결국 세트스코어 0-3로 또 한 번의 완패. 평생 운동으로 단련된 박찬호·이영표 조합도 넘기 힘든 사회체육인들의 기량을 감안하면 운동 초보 승희로선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그런데 돌발 부상이 가져온 역할 바꾸기는 의외로 <축구야구말구>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당일 속성 과외 만으로 수십년 연습한 생활체육인들과 시합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놀라운 재능을 뽐내면서 승희의 새로운 능력을 엿본 것도 소득이다. 이용대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만큼 브레이크 없는 입심으로 캐스터 역할에 충실했던 박찬호도 중계방송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다. 

​예고편을 통해 보인 세 번째 시합에선 '박찬호 아바타' 역할을 맡아 줄 미지의 인물이 선수로 등장해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7일 방영분 속 승희의 경기 투입은 일회성이 될 공산이 커졌지만 '아이돌 출연=감초 역할' 식의 정형화된 공식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을 능동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위기는 때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스포츠계 진리는 예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   
 
 지난 7일 방영된 KBS '축구야구말구'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KBS '축구야구말구'의 한 장면. ⓒ KBS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축구야구말구 박찬호 이영표 승희 이용대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