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점유율 62.7%로 압도했고 슛을 모두 20개나 퍼부었지만 기대했던 골은 너무 늦게 나와버렸다. 이겼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결과였기에 울산 선수들은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다. 89분에 극장 동점골이, 그보다 더 놀라운 역전 결승골이 추가 시간 135초만에 터져나왔으니 근래에 보기 드문 역전 드라마가 완성된 것이다.

김도훈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산 현대(한국)가 한국 시각으로 24일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에 있는 에듀케이션 시티 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퍼스 글로리(호주)와의 세 번째 게임에서 후반전 종료 직전 교체 선수들이 만든 놀라운 골들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조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경기에서 연승을 거둔 K리그1 울산 현대의 김도훈 감독이 2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퍼스 글로리(호주)와 2020 ACL 조별리그 F조 3차전을 마치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경기에서 연승을 거둔 K리그1 울산 현대의 김도훈 감독이 2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퍼스 글로리(호주)와 2020 ACL 조별리그 F조 3차전을 마치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해결사는 역시 '주니오'

이번 시즌 준우승 기록 둘(2020 K리그 1, FA컵)의 아쉬움을 씻어내기 위해 K리그 1 다른 클럽들(전북 현대, 수원 블루윙즈, FC 서울)보다 의욕적으로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고 있는 울산 현대가 하마터면 뼈아픈 패배 기록을 안고 주저앉을 뻔했다.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퍼스 글로리의 밀집 수비를 쉽게 벗겨내지 못하고 후반전 중반까지 답답한 게임 소용돌이에 빠진 것이다. 55분이나 되어서야 첫 유효 슛 기록을 남겼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 유효 슛도 후반전 교체 선수 김인성의 것이었고, 상대 골키퍼 벨라피가 쉽게 잡아낼 수 있었던 약한 발리슛이었다. 그만큼 스타팅 멤버들이 퍼스 글로리의 밀집 수비 앞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에 벤치를 지키고 있는 김도훈 감독은 60분에 미드필더 고명진과 골잡이 주니오를 한꺼번에 들여보내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리고 76분에는 정훈성과 박주호까지 급하게 뛰어들어갔다. 71분에 먼저 한방을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퍼스 글로리의 살림꾼 디에고 카스트로가 왼쪽 측면에서 밀어준 공을 받은 다니엘 스타인스가 울산 페널티 구역 반원 안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먼저 골을 터뜨렸다. 

상대 골문으로 시원한 슛조차 날리지 못한 울산으로서는 먼저 골을 내주는 바람에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말았다. 다섯 장의 교체 카드까지 다 사용했지만 퍼스 글로리 열 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촘촘하게 움직이고 있는 밀집 수비 공간을 좀처럼 열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양쪽 측면으로 공을 빼놓고 얼리 크로스를 노릴 수 있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키다리 공격수 비욘 존슨의 높이를 겨냥하여 무작정 크로스를 남발하기도 했지만 후반전에 바꿔 들어온 김인성(왼쪽), 정훈성(오른쪽), 박주호(왼쪽) 덕분에 좀 더 정확하고 빠른 크로스가 가능했다. 그래서 우선 급한 불을 끄는 극장 동점골이 89분에 나왔다. 

정동호의 오른쪽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살짝 방향이 바뀌어 윤빛가람의 가슴 앞에 떨어졌고 윤빛가람은 슛 욕심을 부리지 않고 옆으로 부드럽게 밀어주었다.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후반전 교체 선수 김인성이 골 라인으로부터 약 13미터 지점 정면에서 정확한 오른발 감아차기를 성공시켰다. 이 극장골만으로도 울산은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한숨을 돌리는 사이에 퍼스 글로리의 역습이 아찔하게 다가왔다. 브루노 포르나롤리의 오른발 슛이 울산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갈 듯 보였다. 하지만 조수혁 골키퍼가 포기하지 않고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내던지며 기막히게 그 공을 쳐냈다. 올 시즌 K리그 1에서 울산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던 조현우가 국가대표 팀의 오스트리아 A매치 일정에 소집되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실제 게임은 뛰지도 못하고 격리된 것을 감안하면 이 또한 극적인 순간이었다.

결승골을 내줄 것 같았던 아찔한 순간을 뒤로 하고 울산 선수들은 3분이 표시된 추가 시간에 집중했다. 이번에는 그들이 역전 결승골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추가 시간도 2분이 지나고 15초가 더 흐르는 순간 극장 동점골의 주인공 김인성이 왼쪽 측면에서 공을 받아놓고 반대쪽으로 낮고 정확한 오른발 크로스를 보내주었다.

바로 그곳에는 또 다른 교체 선수 골무원 주니오가 버티고 서 있었다. 주니오의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슛은 더 볼 것도 없었다. 퍼스 글로리의 골키퍼 벨라피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주니오의 완벽한 발리슛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그야말로 버저 비터나 다름없는 짜릿한 대역전 결승골 순간이었다. 역시 해결사는 '주니오'였다.

이렇게 2승 1무 기록을 찍은 울산 현대는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상하이 선화(중국)와 나란히 1, 2위에 올라 16강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이제 울산 선수들은 27일(금) 같은 장소에서 퍼스 글로리를 다시 한 번 만난다. 그리고 FC 도쿄와의 다섯 번째 게임(11월 30일), 상하이 선화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게임(12월 3일) 일정이 빠듯하게 기다리고 있다.

2020 AFC 챔피언스리그 F조 결과(24일 오후 10시, 에듀케이션 시티 경기장, 도하)

울산 현대 2-1 퍼스 글로리 [득점 : 김인성(89분,도움-윤빛가람), 주니오(90+3분,도움-김인성) / 다니엘 스타인스(71분,도움-디에고 카스트로)]

울산 현대 선수들
FW : 비욘 존슨
AMF : 이근호(60분↔주니오), 이상헌(46분↔김인성), 이청용(60분↔고명진)
DMF : 신진호(76분↔정훈성), 윤빛가람
DF : 데이비슨(76분↔박주호), 불투이스, 김기희, 정동호
GK : 조수혁

F조 현재 순위
울산 현대 7점 2승 1무 6득점 3실점 +3
상하이 선화 6점 1승 1패 4득점 4실점 0
FC 도쿄 4점 1승 1무 1패 2득점 2실점
퍼스 글로리 1점 1무 3패 2득점 5실점 -3

◇ 울산 현대의 조별리그 일정표
11월 27일(금) vs 퍼스 글로리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11월 30일(월) vs FC 도쿄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12월 3일(목) vs 상하이 선화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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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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