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현대건설과 기업은행을 차례로 꺾고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25-19,29-27)으로 승리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2라운드 첫 경기 패배 후 연승을 달리며 5할 승률을 회복한 GS칼텍스는 2위 기업은행과의 승점 차이를 2점으로 좁히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승점13점).

GS칼텍스는 득점 부문 1위(254점)를 달리고 있는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가 50%의 공격성공률과 함께 28득점을 퍼부었고 '에이유' 유서연도 서브득점 3개를 포함해 12득점으로 활약했다. GS칼텍스는 전통적으로 뛰어난 공격력에 비해 블로킹이 약한 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시즌에는 세트당 2.50개로 팀 블로킹 1위를 달리고 있다. 바로 블로킹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한수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대영-배유나 이적 후 급격히 약해진 GS칼텍스 센터진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신센터 문명화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신센터 문명화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 한국배구연맹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베띠와 이소영, 정대영,배유나(이상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한송이(KGC인삼공사) 등이 활약하던 2013-2014 시즌 프로 출범 후 두 번째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베띠를 중심으로 베테랑 한송이와 신예 이소영으로 구성된 좌우 날개 공격도 좋았지만 정대영과 배유나로 구성된 중앙은 김희진과 유희옥이 버티던 챔프전 상대 기업은행보다 경험과 기술 면에서 한 수 위였다.

하지만 GS칼텍스가 자랑하던 센터 콤비는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2014년 FA자격을 얻은 정대영이 이효희 세터와 함께 도로공사로 이적해 콤비를 형성했고 2년 후에는 배유나마저 도로공사로 떠났다. 정대영과 배유나는 박정아까지 합류한 2017-2018 시즌 도로공사를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여자부를 대표하는 막강한 중앙 공격수 콤비임을 재확인했다.

반면에 우승 후 2년 사이에 정대영과 배유나를 차례로 잃은 GS칼텍스의 중앙은 말도 못하게 약해졌다. 이선구 감독은 2014-2015 시즌부터 윙스파이커였던 한송이를 센터로 변신시켰지만 어린 시절부터 윙스파이커로만 활약하던 한송이가 중앙 공격수 자리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물론 현재의 한송이는 지난 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센터부문 BEST7에 선정될 정도로 센터 자리에 완벽히 적응을 마쳤다).

2015-2016 시즌에는 센터가 주포지션인 외국인 선수 캐서린 벨(등록명 켓벨)을 영입했고 배유나까지 빠진 2016-2017 시즌에는 리그 최고의 멀티 플레이어 표승주(기업은행)를 중앙공격수로 변신시키기도 했다. 2016년12월 차상현 감독 부임 후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김유리,문명화 같은 20대 센터들을 차례로 영입했고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김현정(기업은행) 이라는 유망주를 지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GS칼텍스의 중앙에는 상대 센터의 속공을 견제하면서 주공격수의 스파이크를 막을 수 있는 경험 많고 든든한 센터 자원이 필요했다. 마침 FA표승주가 기업은행과 계약하면서 염혜선 세터(인삼공사)가 보상선수 지명을 받아 GS칼텍스로 이적했고 세터 자원이 풍부했던 GS칼텍스는 이재은 세터의 은퇴로 세터난에 시달리던 인삼공사에게 거래를 제안했다. 그렇게 국가대표 출신 센터 한수지는 GS칼텍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수지 가세 후 한층 강력해진 GS칼텍스의 센터진
 
 염혜선 세터를 내주고 영입한 한수지는 GS칼텍스 중앙의 수준을 한층 끌어 올렸다.

염혜선 세터를 내주고 영입한 한수지는 GS칼텍스 중앙의 수준을 한층 끌어 올렸다. ⓒ 한국배구연맹

 
많은 배구팬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한수지는 공격수들에게 볼을 배급하는 세터 출신이다. 그것도 그저 그런 세터가 아니라 2006-2007 시즌 신인왕과 2009-2010 시즌 세터상, 그리고 2011-2012 시즌에는 인삼공사의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던 엘리트 세터였다. 그러던 2016년 한수지는 당시 팀을 이끌던 서남원 감독의 권유에 따라 센터로 변신했고 센터 변신 첫 시즌에 블로킹 3위(세트당 0.71개)에 오르며 배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렇게 매 시즌 블로킹 부문 5걸에 포함되며 리그 정상급 센터로 활약하던 한수지는 지난 2018년 인삼공사와 연봉 3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18-2019 시즌이 끝나고 이재은 세터가 은퇴하면서 세터난에 시달린 인삼공사는 국가대표 출신 염혜선 세터를 매물로 들고 나온 GS칼텍스의 트레이드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인삼공사는 팀 내 최고연봉선수였던 한수지를 GS칼텍스로 떠나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한수지는 이적 첫 시즌부터 전 경기에 출전해 세트당 0.66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블로킹 부문 3위에 올랐다. 2018-2019 시즌 팀 블로킹 5위였던 GS칼텍스도 한수지가 가세한 지난 시즌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 이어 팀 블로킹 2위로 뛰어 올랐다.블로킹 부문에서 나란히 3,5위에 오른 한수지와 러츠의 존재가 절대적이었다. 특히 한수지는 높이가 아쉬웠던 GS칼텍스에겐 '마지막 퍼즐' 같은 존재였다.

한수지는 이번 시즌에도 속공 6위(40%)에 블로킹 부문에서는 전체 1위(세트당 0.88개)를 달리고 있다. 한수지는 블로킹 성공개수(28개)도 가장 많지만 유효블락(자기팀 공격으로 연결되는 블로킹)에서도 50개로 기업은행의 김수지(68개)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한수지는 21일 기업은행전에서도 3번의 세트에서 4개의 블로킹(세트당 1.33개)을 성공시켰다. 공격점유율이 4.03%에 불과했던 한수지의 활약이 나빴다고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한수지는 1989년2월생으로 11시즌 연속 블로킹 여왕에 오른 양효진보다 한 학년 선배다. 하지만 한수지는 센터 변신 5시즌 만에 양효진의 아성을 넘어 생애 첫 블로킹 여왕 자리를 노리고 있다(양효진은 이번 시즌 초반 세트당0.35개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한 만큼 이번 시즌 블로킹 여왕을 예측하기엔 지나치게 이르지만 한수지의 가세가 GS칼텍스를 더욱 좋은 팀으로 성장시켜 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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