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을 상대로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끝내 패했다.
 
한국시간 15일 오후 10시, 이집트 알 살람 스타디움에서 '이집트 U-23 친선대회'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펼쳐졌다.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등 선전했지만 아쉽게 3-1 역전패했다.
 
김학범호는 지난 이집트전에서 합격점을 줄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승우, 백승호, 김정민 등 해외파를 선발 투입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많은 과제를 남겼다.

이집트전에 이어 약 40시간 만에 만난 브라질은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브라질은 이번 친선대회를 준비하며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레알 마드리드(호드리구), 도르트문트(헤이니에르), 아스날(가브리엘 마갈레스), AS모나코(엔리키) 등이다. '세계 축구의 화수분' 다운 모습이다.
 
브라질은 대한민국과의 A대표팀 통산 전적에서 6경기 5승 1패로 크게 우위다. U-23 대표팀 역시 2전 2승으로 마찬가지다. 특히 브라질은 지난 2012 런던올림픽 4강에서 한국을 3:0으로 꺾으며 결승에 진출한 바 있다.
 
한국은 이날 브라질전을 준비하며 선발 명단에 큰 변화를 줬다. 김학범 감독은 이집트전 대비 선발 명단 7명을 바꿨다. 최전방에 오세훈을 필두로 2선에 김대원, 이동경, 조영욱을 투입한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해외파가 한 명도 없는 점, 왼쪽에서 주로 활약한 김진야를 우측으로 돌린 점 등이 새로웠다.
 
브라질은 9개월 만에 치르는 공식 경기에 대비해 베스트 11을 가동했다. 브라질은 호드리구, 쿠냐, 네리스로 구성된 쓰리톱에 웬델, 마이콩, 헤이니에르를 중원에 배치한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주도권 싸움
 
압도적인 열세에 놓일 것을 우려했으나 한국의 경기력은 상당히 준수했다. 한국은 높은 위치에서의 압박을 통해 브라질을 수차례 몰아세웠고, 주도권을 가져가며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 6분, 한국의 강한 압박으로 브라질의 처리 미스가 나왔다. 이후 상대의 소유권을 차단한 강윤성이 오세훈에게 볼을 연결했다. 오세훈은 빠르게 중앙의 이동경에게 패스를 건넸고, 이동경의 슈팅은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되며 그대로 골문에 빨려 들어갔다. 한국의 압박이 매우 이른 시간 결실로 맺어졌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한국에 또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23분,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볼을 잡은 김대원이 리안쿠에게 파울을 당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상주 상무에서 활약하는 오세훈이 키커로 나섰으나 오세훈의 강력한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브라질에 2점 차로 달아날 수 있는 기회가 아쉽게 무산됐다.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브라질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브라질은 전반 41분, 쿠냐의 득점으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측면에서 전개된 공격 중 호드리구의 슈팅을 송범근이 막아냈지만 이후 세컨볼을 쿠냐가 성공시키며 득점을 터뜨렸다. 네리스의 날카로운 돌파에 허물어진 한국 수비진이었다.
 
한편 한국 또한 공격적인 시도를 포기하지 않는 가운데, 전반전 종료 직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 이동경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가 박스 안으로 전개됐다. 이후 깊은 위치에 있던 이승모가 환상적인 발리 슈팅을 성공시켰지만, 주심은 공중볼 상황의 파울을 선언하며 득점을 취소했다. VAR까지 연결되지 않아 한국으로선 매우 아쉬운 장면이었다.
 
후반전에 돌입한 브라질은 빠른 템포를 가져가며 한국을 압박했다. 전반전에 다소 부족해보였던 조직력 역시 살아나며 브라질의 공격은 한층 매서워졌다. 간결하고 날카로운 원터치 패스로 수비를 허무는 브라질은 세계 최강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후반 15분, 브라질은 네리스와 원터치 패스를 통해 순식간에 침투한 호드리구의 득점으로 경기를 역전했다.
 
김학범 감독은 이승모, 오세훈, 조영욱을 빼고 백승호, 조규성, 정승원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후반 25분, 교체 투입 직후 측면에서 볼을 잡은 정승원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조규성의 헤더까지 연결됐지만 위로 뜨며 아쉬움을 낳기도 했다. 한국은 적극적인 움직임과 함께 공격적인 모습으로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후반 27분, 헤이니에르에게 추가 실점까지 허용하며 격차는 3-1로 벌어졌다.
 
역전패 속 찾게 된 '가능성'
 
결국 한국은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브라질에 3-1 역전패를 당했다. 브라질은 이른 시간 실점과 한국의 강한 압박에 경기 초반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자신들의 경기력을 회복하며 역전에 성공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보여줬다. 반면 한국은 지난 이집트전 무승부보다 값진 가능성을 발견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해외파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11명의 국내파 선수들은 이집트전보다 안정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수비 상황에서 4-4-2 형태를 기반, 2선과 3선의 간격을 좁게 유지하며 상대 공격을 차단한 한국 수비는 이날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좌·우측 풀백 강윤성과 김진야의 오버래핑은 한국의 핵심 공격 루트였다. 비록 3개의 실점을 허용했지만, 전반적인 수비력은 이집트전에 비해 나았다.
 
공격 전개도 나아졌다. 지난 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선발 출전한 김대원은 강윤성과 함께 좌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2선 중앙의 이동경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패스를 통한 연계, 나아가 적극적인 수비 가담까지 보여줬다. 특히 2선에 훌륭한 자원이 많은 이번 U-23 대표팀은 이번 이동경의 활약으로 행복한 고민에 들 것이다.
 
비록 PK를 실축했지만 강력한 브라질 수비를 상대로 준수한 포스트 플레이를 보여준 오세훈, 이번에도 수차례 선방을 보여준 송범근, 교체 출전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정승원과 이승우 등 한국은 다방면에서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브라질을 상대로 내려앉지 않고, 강하게 밀고 나가며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어낸 것 또한 훌륭했다.

10개월 만에 치러진 공식 대회에서 한국은 평가전의 목표를 달성했다. 김학범호는 이번 친선대회에서 쌓은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올림픽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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