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1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문제의 금쪽이가 등장한다. 부모들은 우리 금쪽이의 이런 점 때문에 걱정이라며 도움을 요청한다. '육아의 신'이라 불리는 오은영 박사의 분석은 족집게처럼 정확하고, 그의 금쪽처방은 효과가 직통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금쪽이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부모가 보인다는 것이다. 원인을 찾아가다보면 결국 부모였고, 해결도 부모의 몫이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금쪽같은 내새끼>도 마찬가지였다. 초등학교 2학년인 금쪽이는 운동신경도 좋고 공부도 잘하는 다재다능한 아이였다. 성격도 밝고 명랑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 금쪽이는 집 밖에서는 한없이 착한 아이였지만, 집에서 엄마와 단둘이 있을 때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엄마를 때리는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엄마가 되게 급해요."

3년 전쯤 이혼을 하고 혼자 금쪽이를 양육중인 엄마는 적절한 훈육 방법을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건 올바른 자세라고 칭찬하면서도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전반적으로 양육이 굉장히 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성격 탓도 있겠지만, 아마도 자신도 모르게 압박을 받았던 것이리라. 

계획표를 세우는 과정에서도 트러블이 생겼다. 엄마와 금쪽이는 테블릿 PC를 사이에 두고 실랑이를 했고, 게임으로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엄마는 금쪽이의 의견을 받아주는 듯하다가도 결국 설교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금쪽이는 신고 있던 실내화로 엄마를 맞추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 화가 날 법한 상황이었지만, 엄마는 무슨 까닭에서인지 대응하지 않았다. 

"얘는 영유아가 아니에요" 

"정말 우리 아이랑 친구처럼 지내고 싶다고 생각하세요?"

엄마는 금쪽이와 둘만 살아가기 때문에 고민이 있으면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 선이 헷갈린다며 조언을 구했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고민이었다. 오은영은 '친구 같은 엄마(혹은 아빠)'라는 표현을 오해하면 곤란하다고 전제하면서 친구 같다는 건 아이와 정서적으로 친밀해지는 것이지 실제로 친구인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친구는 사회적으로 동등한 위치에 있는 관계이고, 부모는 부모로서 해야 하는 역할이 있으므로 지도력을 갖고 아이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꼭 필요한 건 부모로서의 권위였다. 오은영은 무뎌진 엄마를 이해하지만 폭력이 나쁘다는 걸 주지시키고 대화를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아무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 엄마에 대한 공경도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1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1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얘는 영유아가 아니에요." 

아파트 단지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딸 때도 갈등은 이어졌다. 엄마는 금쪽이의 곁을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금쪽이가 넘어지자 아기를 끌어안듯 일으켰다. 금쪽이는 엄마의 과잉이 부담스럽고 창피했다. 주변에서 놀고 있는 또래 친구들의 시선이 신경쓰였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했다. 엄마는 걱정이 됐던 것이지만, 엄마의 밀착 케어는 금쪽이를 숨막히게 만들었다. 

금쪽이는 혼자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어서 조금 앞서 걷는 등 엄마와 거리를 유지하려 했지만, 엄마는 "엄마가 안아줄게"라며 기어이 쫓아다녔다. 힘으로 금쪽이를 잡아끌기도 했다. 그러니 금쪽이도 힘으로 대항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엄마도 뒤로 빠졌다. 결정적으로 개입해야 할 순간에 스스로 물러선 것이다. 이쯤되자 엄마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한편, 엄마는 잔소리 끝판왕이었다. 금쪽이가 간식을 먹고 있는데도 공부 얘기를 늘어놓았고, 금쪽이 앞에 문제집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았다. 누가 봐도 초등학교 2학년인 금쪽이에게 버거운 양이었다. 그런데도 엄마는 정신차리라며 테이블을 '쾅' 치고, 빨리빨리 하라고 닦달했다. 또, 정해진 시간까지 과제를 다 끝내지 못하면 회초리를 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더 나아가서 오전 시간을 조리있게 활용하지 못했다며 금쪽이를 힐난했고, 빈둥빈둥대지 말라고 압박했다. 다른 애들은 더 많이 한다고 비교까지 했다. 아직 어린 금쪽이에게 너무 버거운 상황이었다. 엄마는 금쪽이가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길 바랐다. 신애라와 정형돈은 엄마의 과한 로망에 쓴웃음을 지었고, 오은영은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린 한숨을 내쉬었다. 

신애라와 정형돈의 쓴웃음

"금쪽이 엄마가 말씀하시는 걸 들으면서 엄마가 너무 안쓰러웠어요. 금쪽이에게 바라는 게 엄마가 한 맺힌 부분인 거 같아요. 나보다는 좀더 편안하게 행복하게 컸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마음인 것 같아서.." 

오은영은 공부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하는 건 '인내'와 '끈기'라면서 엄마가 지금의 방식을 계속 고수한다면 아이는 공부로는 엄마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될 거라고 경고했다. 그리 되면 정서적 '밥'을 못 먹이게 되고, 정서적으로 허기가 들면 아이가 너무 외롭고 힘들게 된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엄마는 눈물을 쏟았다. 금쪽이를 위해 엄마가 먼저 변해야만 했다. 

엄마는 감정이 널뛰는 편이었고, 금쪽이는 논리적인 아이였다. 금쪽이 입장에선 엄마가 소리를 지르는 게 납득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금쪽이는 억지 웃음으로 불편한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 그럼에도 엄마가 분노를 폭발하면 그에 대항해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오히려 금쪽이는 외할아버지와 있을 때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외할아버지가 엄마와 달리 금쪽이를 잘 헤아려줬기 때문이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지난 1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는 언제 행복해?"
"엄마랑 어디 놀러 갈 때. 옛날에는 엄청 많이 갔는데 요즘엔 안 가. 그냥 공부만 하래."


엄마의 다그침에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해야만 했던 금쪽이는 확실히 정서적 밥이 부족해 보였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공부였지만, 엄마를 사랑하기 때문에 꾸역꾸역 자리를 지키는 금쪽이가 안쓰러웠다. 그런 금쪽이의 걱정거리는 무엇일까. 예상 밖의 대답이었다. "빨리 떠날까봐... 엄마가..."라는 금쪽이의 말에 가슴이 미어졌다. 행복하지 않은 엄마의 표정이 자신 때문일까 걱정했던 것이다. 

오은영은 금쪽처방으로 '심호흡 트레이닝'을 제안했다. 엄마의 감정이 아이와 연결되기 때문에 당황할 때 순간적으로 감정을 내뱉기보다 차분히 가라앉힐 필요가 있었다. 흥분된 감정을 정지시키는 의식적 행동으로 정서적 안정을 찾게 하는 방법이었다. 또, 금쪽이에게는 감정 조절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했다. 화가 날 땐 바람개비를 불거나 알까기를 통해 감정에 대한 이해와 힘 조절을 배우게 했다. 

신애라는 공간을 분리해 금쪽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창고였던 작은방은 금쪽이의 공부방으로 재탄생했다. 금쪽이는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배워나갔다. 엄마는 많은 것을 깨달았다. 금쪽이에게는 해결사 엄마가 아니라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돕는 안내자 엄마가 필요하다는 사실 말이다. 또, 실수를 하더라도 지적하는 대신 격려하고 지지해주는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처음에는 묵묵히 지켜보는 게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넘어지는 법을 배워야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법이고, 그 이후에는 쉽게 넘어지지 않게 될 것이다. 금쪽이를 위해 엄마는 또 한번 성장해야만 한다. 그것이 부모의 몫이니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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