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수향이 애절하고 애틋한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근사한 연기를 마무리했다.

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극중 예지 역을 맡은 임수향은 서진(하석진 분)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지만, 자신을 오랜 세월 사랑해왔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서진의 동생 서환(지수 분)의 마음 앞에서 갈등하는 인물을 열연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임수향을 만나 지난 15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의 종영 인터뷰를 나눴다. 

"이렇게 기구한 인물인지 몰랐다"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예지 역의 배우 임수향.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예지 역의 배우 임수향. ⓒ FN엔터테인먼트

 
밝고 말랑말랑한 작품을 하고 싶었다는 임수향. 그는 "뒤로 갈수록 감정의 소용돌이가 세게 치더라. 이런 인물인지 몰랐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기구했던 것 같다(웃음)"며 이 작품을 연기하면서 받은 인상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곧이어 "배우로서 연기할 맛이 나는 캐릭터였다"며 예지 역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 보였다. 

그가 이 작품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그 애정을 증명하는 일화는 많았다. 먼저 그는 이 작품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연기적으로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20살 때 연기를 처음 배울 때의 선생님을 다시 찾아가서 같이 대본을 분석하고 리딩을 한 것. 그는 "틈틈이 찾아가 선생님과 같이 대본을 통째로 외웠다"며 "현장에선 대본을 안 봐도 될 정도로 연습했다. 내가 조금만 다르게 표현해도 극 전체가 달라지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그래서 더 집중해서 했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의 바탕에는 이야기 자체에 푹 빠져드는 몰입이 깔려 있었다. "작가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그는 "예지는 진이도 사랑한 거 같다. 환이도 사랑했고. 다른 종류의 사랑이라서 그렇지"라며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기도 했다. 

"7년 후에 사랑하는 사람(서진)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났을 때, 실제 저였다면 안도감과 반가움이 먼저 들다가 슬픔이 몰려왔을 것 같다. 그런 다음엔 배신감이 크게 들었을 것 같다. 솔직히 저는 예지가 왜 그 집에 계속 살고 있을까 생각했다. 예지한테는 가족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심했던 것 같다. 실제의 나라면 그 집에서 나왔을 것 같지만, 예지의 입장에선 다시 혼자가 되는 게 무서울 수 있었겠다 싶다."

그렇다면 현실의 임수향이라면 두 남자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 물음에 그는 "저도 예지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며 "마음속으로 품어두어서 예쁜 사랑이 있잖나. 환이를 그런 존재로 남겨놨을 것 같다. 첫사랑으로 기억하는, 예쁜 기억들의 힘으로"라고 대답했다. 

극중 서진과 서환을 각각 연기한 하석진과 지수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임수향은 "석진 오빠는 저보다 나이도 있고 경력도 많으셔서 좀 더 노련한 면이 있었고, 지수는 또래고 하다 보니 장난도 많이 치면서 재밌게 촬영했다"며 웃어보였다. 

멈추지 않고 흐르던 눈물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예지 역의 배우 임수향.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예지 역의 배우 임수향. ⓒ FN엔터테인먼트


연기할 때 감정적으로 가장 격하게 소용돌이쳤던 신이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이에 임수향은 16부를 꼽으며 "그 회차는 거의 매 신을 울음을 삼키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모든 신이 너무 슬퍼서, 안 울어야지 생각하면서 연기하니까 더 슬프더라"고 회상했다. 

"저 자체가 예지에 몰입이 많이 돼 있어서 진짜 많이 울었다. 마지막에 '건강하세요'라는 말이, 너무 울컥하는 바람에 안 나오더라. 엄마한테 '엄마랑 같이 살래' 하고 막 울면서 이야기하는 장면도 있었는데, 그땐 정말 아이 같은 울음을 울고 싶어서 원없이 울었던 것 같다."

이 드라마처럼 가슴 절절한 사랑을 해본 경험이 있는지 그에게 질문했다. 이 물음에 임수향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저는 사랑에 있어서 늘 절절하다"고 대답했다. 그는 "과거에 만났던 사람을 항상 미화해서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며 "예전에 내가 만났던 사람을 원수로 만들고 싶진 않다. 그러면 그때의 제가 없어지는 느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수향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내가 결혼을 하면 어떨지'에 관해 생각해봤다고도 말했다. 그는 "현모양처 같은 예지를 보면서 나한테도 그런 면이 있을까 싶었다"며 "저는 원래 챙김을 받는 스타일의 사람인데, 결혼을 하면 내가 챙겨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결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영혼이 같은 사람을 만나면 결혼할 수 있을 것 같고, 결혼을 하고 싶기도 하다"고 스스럼없이 대답했다. 

끝으로 이 작품의 제목처럼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언제였는지 물었다. 

"저는 저희 드라마에서 아역 하는 친구를 보고 '너 때가 제일 예쁘다'고 말했다. 그런데 저희 엄마가 저를 보고는 '너 때가 제일 예쁘다'라고 하시는 거다. 그걸 듣고 느낀 게, 그때그때 나는 계속 예쁜 나였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예쁠 건데 그 순간에는 내가 너무 힘들고 지친 바람에 살아가느라 그걸 몰랐구나 싶더라. 지금이 제일 예쁘다고 결론 내렸고,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갈 거다."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예지 역의 배우 임수향.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예지 역의 배우 임수향. ⓒ FN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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