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 Love in summer ]를 발표한 죠지와 코스믹 보이.

EP [ Love in summer ]를 발표한 죠지와 코스믹 보이. ⓒ 크래프트앤준

 

옷장을 열어 보면 여름에만 입을 수 있는 옷들이 있다. 패턴이 화려한 하와이안 셔츠들이 특히 그렇다. 'T.P.O(시간, 장소, 상황)'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도서관에 입고 가기에는 민망하고, 한여름의 페스티벌이나 휴양지 여행에 적합한 옷이다. 올여름에는 유독 이런 옷을 활용할 일이 좀처럼 없었다. 범지구적인 팬데믹은 현재진행형이며, 유독 장마가 오래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그 사이 금방 날씨가 서늘해졌다.
 
9월 23일 18시, 가수 죠지(george)와 프로듀서 코스믹보이(Cosmic Boy)가 콜라보레이션 EP < Love in summer >를 발매했다. 두 뮤지션은 이미 여러 차례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던 바 있다. 기대했던 앨범이긴 했지만, 앨범 제목을 처음 접한 순간, '너무 늦은 거 아닌가?' 싶었다.

러나 앨범 수록곡들을 듣다 보니, '사랑'이나 '여름'이라는 단어에 있어 시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P < Love in summer >는 앨범 제목 그대로 '여름의 사랑'을 테마로 삼았다. 선공개 싱글인 'surf'가 여유로운 서퍼(surfer)의 이미지를 빌려 노래했듯이, < Love in summer >의 방향성은 뚜렷하다. 사운드와, 가사에 있어 여름의 분위기를 구현하는 데에 집중했다는 인상이다.

 
 죠지와 코스믹 보이의 콜라보 EP [ Love in summer ]

죠지와 코스믹 보이의 콜라보 EP [ Love in summer ] ⓒ 크래프트앤준

 
 
플레이리스트 개념의 앨범이 많이 나오고 있는 시대다. 그러나 < Love in summer >는 짧은 트랙수에도 불구하고, '앨범'의 구성에 충실했다. 'Summer(Intro)'가 앨범의 문을 연다. 자동차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 듯한 효과음이 들린다.  'Can i cosmic?'이라는 코스믹 보이의 시그니쳐 사운드와 함께 낭만적인 기타 연주와 코러스가 등장하고, 이윽고 'Love In Summer'가 이어진다.

인트로와 'Love In Summer'가 한 곡처럼 구성되어 있다. 타이틀곡 'water'는 정의되지 않은 관계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관계에 있어 애정어린 보상을 받고 싶어하는 이의 모습을, 사막 한 가운데에서 물을 찾는 사람에 비유했다.
 
"한 모금이라도 좋아 내게 물을 부어줘"
- 'water' 중

 
아날로그한 기타, 곡 전반에 깔려 있는 오르간이 곡에 독특한 질감을 더 했으며, 멜로디컬한 랩에 능한 pH-1의 피쳐링이 곡에 적절한 포인트로 남았다. 뮤직비디오 역시 편안한 이미지가 강조된다. 호리병 모양의 캐릭터가 해저 공간을 방황하며 떠돌아다니는 애니메이션이 꽤 귀엽다.

다섯번째 트랙 '그래왔던것처럼'에는 알앤비 뮤지션 유라(youra)가 참여했다. 유튜브에서 조회수 800만 회를 돌파한 코스믹 보이의 'Can I Love?'을 즐겨 들었던 사람이라면 더욱 반가운 조합이다. 시티팝 같은 음악의 기타 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소구할 수 있는 곡이다.
 
드라마틱한 무언가가 있다기보다는, 일관성과 연속성으로 편안함을 확보한 앨범이다. 죠지와 코스믹 보이는 이 앨범에서 하나의 정서를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 Love in summer >는 곡의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는 기타 사운드와 여유로운 그루브 위에서, 누구에게나 있었을법한 순간들을 소환해낸다. 

이 앨범이 소환하는 여름은 어떤 모습이었는가, 그 시절에 나누었던 사랑은 어떤 온도인가? 그것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절이라고 해도 괜찮다. 익숙한 길을 걸으며 괜한 감상에 빠지는 것도 좋다. 여름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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