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기하가 첫 산문집을 내고 작가로 데뷔했다. 제목부터 장기하답다는 인상을 주는 <상관없는 거 아닌가?>라는 에세이로, 장기하와 얼굴들 해체 후 음악작업 대신 글로써 자신의 생각을 풀어낸 결과물이다. 

이 책을 소개하는 출간기념 기자간담회가 9일 오전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글로 표현하지 않으면 전달할 수 없는 생각들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한 가수 장기하의 출간기념 기자간담회가 9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렸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한 가수 장기하의 출간기념 기자간담회가 9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렸다. ⓒ 문학동네

 
<상관없는 거 아닌가?>는 평범한 생활인으로서 장기하의 삶에 대한 생각들과, 뮤지션으로서의 장기하의 노래에 관한 생각들이 버무려진 산문집이다. 지금까지 만든 노래들처럼 자신만의 시각이 깃든 개성 있는 글들로 채워졌다. 

처음 출간하는 책인 만큼 본인도 설레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간담회 당일이 출간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초판이 매진돼 중쇄에 들어간 것에 대해 소감을 묻자 장기하는 "지금은 제가 긴장해서 차분해보일 수 있는데 사실은 격양돼 있다. 너무 좋고 감사하다"고 답했다. 덧붙여 그는 "음반을 낸 지도 2년 정도 됐는데, 오랜만에 정말 많은 분들이 반응을 해주신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그 점이 가장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장기하와 얼굴들 해체 후 1년 반이라는 시간을 보낸 그에게 어떻게 지냈는지 물었다. 이에 장기하는 "1년 정도는 책을 쓰는 데 집중했고 그 외의 시간은 놀았다"며 "여행을 다녀왔다. 작년 상반기에 베를린에 한 달 반 머물다 왔는데 그때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은 여행이 어려워지다 보니"라고 했다. 

"해체 후 장기하와 얼굴들로 산 10년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일적인 부분이나 커리어를 떠나서 저에게 행복한 시기였다는 결론을 내렸고,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계속 그리워하게 될 10년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상관없는 거 아닌가?>는 어떤 계기로 쓰게 된 걸까. 이 물음에 장기하는 "쉬면서 지인들과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하다 보니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며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말로 표현하기에는 뭔가 부족하고 잘 표현이 안 된다는 느낌을 종종 받았고, 결국 글로 표현하지 않으면 전달할 수 없는 생각들이 내 안에 쌓였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것들을 글로 풀어보게 됐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세 줄 써놓고 손도 못 대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한 가수 장기하의 출간기념 기자간담회가 9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렸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한 가수 장기하의 출간기념 기자간담회가 9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렸다. ⓒ 문학동네

 
<상관없는 거 아닌가?>라는 제목의 이유도 들어볼 수 있었다. 그는 "제가 책을 좋아하는 건 맞는데, 책을 잘 읽지는 못한다. 책을 좋아하는 것과 많이 읽는 건 상관없는 거 아닌가? 라고 프롤로그에 썼는데, 그걸 그대로 가져와 제목으로 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고서 생각해보니 자기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 중 상관없는 것들이 꽤 많은 것 같았다. 별로 상관없는데,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 괜히 나 자신을 괴롭히는 것들에 대해 써보게 됐다."

처음 책을 쓰는 만큼 장기하는 "글쓰기라는 것 자체에 익숙해지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하루키를 흉내 내서 일정한 시간에 앉아 한번 써보려고도 했는데 글이 잘 써지는 시간대 같은 건 대중없더라"며 자신만의 글쓰기 패턴을 찾는 과정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초반에는 특히 쉽지 않았다. "세 줄 써놓고 다음날까지 그 다음을 못 쓰겠더라. 이렇게 해서 책 한 권 분량을 내가 쓸 수 있을까 걱정이 되더라. 그런데 어느 정도 글 쓰는 게 익숙해지고 난 다음에도 작성을 해 나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그는 고백했다.

그렇다면 장기하의 이런저런 생각들을 글로써 뱉어낸 이 책을 관통하는 큰 줄기의 생각은 무엇일까. 그가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20~30대 청년분들에게 조언 같은 걸 해달라는 질문이 가장 난감하다. 저는 그런 말을 할 수 없다고 느끼고, 사람마다 상황이 다 달라서 무척 조심스럽다. 하지만 질문을 주셨으니 답을 하자면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세상이 정해져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는 것. 10명 중 7명이 이 길을 걸어간다 해도 그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이라고 할 순 없다. 정해진 길이라는 게 있다는 생각 자체가 틀린 것일지도 모른다."  

하반기부터는 솔로 1집 준비할 것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한 가수 장기하의 출간기념 기자간담회가 9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렸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한 가수 장기하의 출간기념 기자간담회가 9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렸다. ⓒ 문학동네

 
장기하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이에 "저는 멀티가 안 되는 사람이라, 책을 쓰는 동안에 음악을 도저히 같이 못 만들겠더라"고 운을 떼며 "이제 책이 완전히 완성돼서 나왔으니까 하반기부터는 제 솔로 1집을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언니네 이발관 이석원의 산문집 <보통의 존재>를 좋아한다는 그는 "저도 석원 형처럼 책의 뉘앙스와 그 시기에 내는 앨범의 뉘앙스를 동일하게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직접 책을 써보니까 저의 경우는 그렇게 동일하게 되진 않을 것 같더라. 다만 책을 쓰는 동안 생각들을 많이 정리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슷한 뉘앙스가 앨범에도 들어가지 않을까 싶긴 하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글을 쓰는 것과 음악을 만드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노래를 만들었는데 위로를 받았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게 신기했다. 제게 있어서 글을 쓰는 건 노래를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더 본격적으로, 체계적으로 나 자신을 위로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