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하는 김광현

투구하는 김광현 ⓒ AP/연합뉴스

 
김광현이 눈부신 호투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2승을 챙겼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3피안타2볼넷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7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간 김광현의 시즌 성적은 2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0.83으로 향상됐고 경기는 23안타를 폭발한 세인트루이스가 16-2로 대승을 거뒀다.

사실 이날 경기는 신시내티가 자랑하는 에이스 소니 그레이가 1회를 채우지 못하고 대거 6점을 허용한 순간부터 이미 세인트루이스 쪽으로 기울어졌다. 하지만 김광현은 자칫 긴장이 풀어질 수 있었던 경기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5이닝 동안 무실점 투구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평균자책점 9.00으로 빅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던 김광현이 선발 4경기 만에 꿈의 '0점대 평균자책점'에 도달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사이영상 후보' 그레이를 1회에 강판시킨 화끈한 득점지원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폭풍영입'으로 전력을 대폭 보강한 것과 달리 김광현의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지난 1일 트레이드 마감시한까지 단 한 건의 트레이드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팀 내 1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독특한 상황' 때문이다. 김광현과 세인트루이스는 현재의 전력으로 시즌 끝까지 가을야구에 도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주전 유격수 폴 데종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복귀하면서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고 신시내티 선발 소니 그레이에게 강했던 브래드 밀러는 4번 지명타자에 배치됐다. 김광현과의 배터리 호흡은 3경기 연속 주전포수 야디어 몰리나와 맞췄다. 이에 맞서는 신시내티는 일본인 타자 아키야마 쇼고(8번 중견수)를 포함해 라인업에 3명의 좌타자를 포함시켰다.

세인트루이스는 1회초 공격에서 신시내티 에이스 그레이를 상대로 무려 6점을 선취하며 그레이를 0.2이닝 만에 강판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든든한 득점지원을 받고 그레이트 아메리카 볼파크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조이 보토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닉 카스테야노스에게 공 한 개로 유격수 앞 병살을 유도했고 맷 데이비슨마저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세 타자로 1회 투구를 마쳤다.

세인트루이스는 2회에도 브래드 밀러의 투런 홈런으로 스코어를 8-0까지 벌렸고 김광현은 2회말 신시내티의 중심타자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와 마이크 모스타카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김광현은 2사 후 아리스테이데스 아퀴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호세 가르시아를 중견수 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세인트루이스는 3회 공격에서 한국인 어머니를 둔 토미 '현수' 에드먼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추가했고 김광현은 3회말 선두타자 아키야마를 좌익수플라이로 처리했다. 김광현은 1사 후 커트 카살리와 보토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카스테야노스에게 두 타석 연속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날 경기의 첫 득점권 위기를 넘겼다.

그레이 조기강판과 무관하게 집중력 유지한 김광현

여유 있는 리드 속에 두 번째 타석을 맞는 신시내티의 중심타선을 만난 김광현은 4회 선두타자 데이비슨을 유격수 데종의 호수비에 도움을 받아 땅볼로 잡아냈다. 1사 후 4번타자 수아레스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으며 첫 장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모스타카스를 좌익수플라이, 아퀴노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세인트루이스는 5회초에도 밀러와 몰리나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도망갔다.

김광현은 5회 가르시아와 아키야마에게 정타를 허용했지만 좌익수 에드먼의 정면으로 향하면서 가볍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김광현은 2사 후 이날 경기 김광현에게 첫 안타를 때려냈던 카살리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첫 삼자범퇴 이닝으로 가볍게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5회까지 던진 85개의 공은 빅리그 데뷔 후 김광현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였지만 이날 김광현은 실점은커녕 3루까지 주자를 내보내지도 않았다.

6회초에도 2점을 뽑은 세인트루이스가 스코어를 13-0까지 벌린 가운데 마이크 쉴트 감독은 6회부터 불펜투수 라이언 헤슬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물론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가 무산된 것은 아쉬웠지만 점수차가 이렇게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데뷔 후 가장 많은 공을 던진 루키가 무리해서 마운드를 지킬 필요는 없었다(공교롭게도 세인트루이스의 헤슬리는 김광현이 내려가자마자 보토에게 홈런을 맞았다).

아무리 2경기 연속 6이닝 비자책 호투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해도 빅리그 경험이 부족한 루키 김광현에게 빅리그 75승 경력의 그레이는 분명 벅찬 상대였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타선이 그레이를 1회에 강판시켜 주며 김광현이 편안한 환경에서 투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줬다. 특히 4번에 배치된 밀러는 결승 적시타를 포함해 혼자 홈런 2방을 터트리며 4안타7타점으로 김광현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마운드 위에서 큰 점수 차이를 의식하지 않은 김광현의 집중력도 매우 돋보였다. 김광현은 이날 지난 2경기에서 단 1개에 불과했던 볼넷을 2개나 내주며 시종일관 신중한 투구를 이어갔다. 1회와 3회 카스테야노스에게 유도한 2개의 병살타 역시 김광현의 호투를 도운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17이닝 연속 비자책으로 시즌 2승째를 따낸 김광현의 다음 등판은 오는 7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가 될 확률이 높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