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드윅 보스먼을 좋아하는 한 소년이 마련항 추모식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채드윅 보스먼을 좋아하는 한 소년이 마련항 추모식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대장암과 싸우다 세상을 떠난 '블랙 팬서'의 주인공 채드윅 보스먼을 향해 팬들이 특별한 추모에 나섰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각) 미국의 7살 소년 키언 웨스트브룩이 자신의 영웅으로 여기던 '블랙 팬서'를 연기한 배우 보스먼이 사망하자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추모식을 열었다. 

키언은 블랙 팬서의 장난감 피겨를 작은 상자 위에 올려놓고 꽃으로 장식했으며, 그 주위에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등 다른 히어로들의 피겨를 세웠다. 그리고 자신도 '와칸다 포에버' 경례를 했다. 

'블랙 팬서'에 나오는 가상의 흑인 왕국 와칸다인이 두 팔을 가슴에 대고 교차하며 "와칸다 포에버"라고 외치는 경례는 흑인 사회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인사법이 되기도 했다.

키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보스먼은 많은 흑인 소년들에게 '너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고, 흑인 소년들의 좋은 본보기였다"라며 "보스먼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슬펐다"라고 말했다.

키언이 마련한 추모식을 소셜미디어에 알린 그의 아버지 킹 웨스트브룩은 "미국에는 훌륭한 흑인 배우와 훌륭한 흑인이 많고, 보스먼은 두 세계에서 모두 최고였다"라며 "내 아들이 보스먼처럼 멋지고 지적인 인물을 보고 자라서 좋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스먼은 우리에게 히어로 그 이상의 의미였고, (이런 추모식은) 우리가 그를 기억하는 방식"이라며 "그는 흑인들을 단결시켰다"라고 강조했다.

이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내 아들도 핼러윈 때마다 블랙 팬서 분장을 할 정도로 좋아했다", "내 아들은 아직 보스먼이 죽었다는 소식을 모르는데, 너무 슬퍼할까봐 아직 말하지 못하고 있다" 등의 댓글을 올렸다.

한 누리꾼은 "나도 크리스토퍼 리브가 세상을 떠났을 때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라며 "나만의 영웅이 사라지면 마음이 아프다"라고 키언을 위로했다.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인 리브는 승마를 하다가 떨어져 전신마비가 되었고, 2004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채드윅 보스먼을 추모하는 한 소년이 올린 트윗 갈무리.

채드윅 보스먼을 추모하는 한 소년이 올린 트윗 갈무리. ⓒ 트위터

 
이 밖에도 많은 팬들이 블랙 팬서의 피겨나 그림과 함께 '와칸다 포에버' 경례를 하는 사진을 올리며 보스먼을 추모하고 있다. 이날 트위터는 공식 계정을 통해 보스먼의 사망을 알리는 트윗이 가장 많은 '좋아요'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며 "왕에게 걸맞은 추모"라고 밝혔다.

그전까지 가장 많은 '좋아요'를 기록했던 트윗은 2017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흑인 소년들과 악수하며 "누구도 피부색이나 배경, 종교를 이유로 다른 사람을 미워하도록 태어나지 않는다"라고 올린 것이다. 

AP통신은 보스먼을 향한 추모 열기에 대해 "2020년은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던 존 루이스 하원의원에 이어 보스먼까지 흑인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인물이 잇따라 세상을 떠나며 안타까운 소식으로 넘쳐났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비무장 흑인에 대한 경찰 폭력에 분노하며 대대적인 항의 시위에 나선 흑인들에게 이들은 영감을 줬다"라고 설명했다.

흑인 인권 운동가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알 샤프턴 목사는 "그들은 흑인 사회의 중요한 기둥(important pillar)이었다"라며 불안한 시기에는 기둥에 더욱 의지하게 되고, 기둥이 흔들리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스먼은 흑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 흑인 최초의 연방 대법관 서굿 마셜, 흑인 음악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 등처럼 함께 흑인 사회의 기둥이자 역사적 선구자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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