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강릉컬링센터.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강릉컬링센터. ⓒ 박장식


'코로나 19' 탓에 지난 2월 제101회 전국동계체전 이후 무려 반 년 가까이 대회가 없었던 컬링이 돌아온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를 강원도 강릉시의 강릉컬링센터에서 오는 9월 7일부터 24일까지 18일간 개최한다고 밝혔다.

실업 및 협회에서 활동한 컬링 선수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합을 넘어 훈련할 기회를 상당수 잃었다. 컬링장이 닫혀 다른 지역의 컬링장을 찾아가거나, 아예 훈련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잖았다. 시합 역시 다른 팀과의 연습경기나, 자체 경기만으로 간단히 소화하는 정도였기에 단비와도 같은 대회 소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동계AG 국가대표 출전권 걸려

개최지가 여전히 안개 속인데다 코로나19로 인해 개최가 불확실하기는 하나, 이번 한국컬링선수권은 2021 동계 아시안게임과 각 부문별 세계선수권의 출전권이 걸려 있다. 동계AG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앞서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찾고, 올림픽의 문을 당당히 여는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발전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경기 일정이 두 배 정도 길어진 것도 주목할 점이다. '단판 승부'로 국가대표 선발 여부가 결정되는 대신, 최대한 여러 번 맞붙으며 경쟁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특히 결승전에서 '단 한판 싸움'으로 경기가 끝났던 점은 5선 3승제로 바뀌어 긴장감을 더한다.

당초 예선 라운드로빈을 거쳐 4강 이후로는 토너먼트를 거치는 방식도 손보았다. 참가팀이 여섯 팀 이상일 때에는 라운드 로빈을 거쳐, 상위 네 팀이 리그전을 펼쳐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5팀 이하일 때에는 더블 라운드 로빈(모든 팀이 두 번씩 맞붙는 순위 결정 방식)으로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이에 따라 한 팀이 결승전까지 적어도 13경기, 참가팀이 많으면 그에 비례해 더욱 많은 경기를 치뤄야 하는 구조가 되었다. 각 팀에서는 장기전에 대비한 체력 싸움, 지구력 싸움이 국가대표 선발에 큰 변수가 된 셈이다. 연맹 관계자는 "대표자 간담회와 설문조사를 통해 세부 규정을 손보았다"고 전했다.

경북체육회·경기도청, 국가대표 디펜딩 가능할까
 
 현재 여자팀 국가대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청 컬링팀.

현재 여자팀 국가대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청 컬링팀. ⓒ 박장식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은 5월 진천선수촌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9월 강릉컬링센터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선수들 대부분이 강릉에서 전지훈련을 갖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익숙한 경기장에서 나은 기량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여자팀 국가대표는 경기도청(스킵 김은지)이, 남자팀은 경북체육회(스킵 김창민)가 맡고 있다. 믹스더블에서도 경북체육회 장혜지-성유진 조가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데, 올해 세계선수권 등이 개최되지 않아 현지까지 갔다가 돌아와야만 했거나 애써 얻은 출전 기회가 무산되는 등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여자부가 가장 큰 혼전이 예상된다. 올해 한국선수권대회에는 여덟 팀이 참가권을 얻었지만, 현실적으로 실업팀의 태극마크 수성이 예상된다. 이번 선수권대회에 나설 실업팀은 현 국가대표인 경기도청, 전 평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경북체육회, 그리고 전 국가대표인 춘천시청과 전북도청까지 4곳이다.

최근 전력유출이 있었으나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2년 연속 국가대표 수성에 나서는 경기도청, 그리고 올림픽 이후 다시 태극마크를 목표로 하는 경북체육회(스킵 김은정)의 경쟁이 주목된다. 2년 전 젊은 피로 무장해 '깜짝 국가대표'에 오른 춘천시청(스킵 김민지), 전력 보강에 나서며 10여년 만의 국가대표 출전권 수성을 노리는 전북도청(스킵 엄민지)도 다크호스이다.

믹스더블의 '집안 경쟁'도 볼거리다. 이미 국가대표를 지키고 있는 장혜지-성유진 조도 기량이 좋지만, 컬링리그를 통해 큰 인기를 끈 경북체육회 송유진-전재익 조 역시 자신감을 바탕으로 무장해 태극마크를 노린다.

남자부에서는 한동안 '언터처블'의 면모를 보였던 경북체육회와의 맞대결이 주목된다. 지난 전국체전에서 경북체육회를 상대로 완승을 가져간 강원도청(스킵 김종덕), 그랬던 강원도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서울시청(스킵 김수혁)이 강력한 경쟁 후보이다.

6개월 만에 돌아오는 한국선수권에서 컬링 팬들의 '직관'도 가능할 지 주목된다. 현재도 관계자 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한 진천선수촌과는 달리, 강릉컬링센터는 최근 시민들의 컬링 체험을 위한 개방도 진행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현재는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치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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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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