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투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두산 알칸타라와 허경민(사진: 두산 베어스)

지난 7월 투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두산 알칸타라와 허경민(사진: 두산 베어스) ⓒ 케이비리포트

 
[7월 투수 MVP: 두산 알칸타라]

7월 투수 MVP 선정은 두 외국인 선발 투수 사이에서 많은 고심을 했다. 두산 베어스 알칸타라와 롯데 자이언츠 스트레일리가 그 주인공들이다. 

두산 알칸타라는 총 5경기에 나서 3승 33이닝 평균자책점 1.09를 기록했고, 롯데 스트레일리는 총 6경기에 나서 4승 1패 38.2이닝 평균자책점 1.16을 기록했다. 얼핏 승수와 이닝만 보면 스트레일리의 활약이 더 빛난다. 실제로 KBO가 선정한 7월 MVP 후보에도 투수로는 유일하게 스트레일리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투구 세부지표 및 등판 경기별 내용을 들여다보면 알칸타라가 살짝 우세하다. 지난 7월 알칸타라는 두산 김태형 감독이 왜 그를 개막전 선발로 내보내며 1선발로 낙점했는지를 입증하는 투구를 펼쳤다.

우선 그는 7월에 등판한 5경기 모두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7이닝 무실점 경기가 2번이나 있었고 7이닝 1실점 경기가 1번, 6이닝 2실점 경기가 2번 있었다.

월간 평균자책점 1위(1.09)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피안타율 3위(0.193), 피출루율 1위(0.210), 피장타율 1위(0.210), 탈삼진 3위(34개) 등 대부분의 기록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승수, 탈삼진수, 이닝수 등 등판 경기 수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록을 제외하고는 알칸타라가 미세하게 더 좋은 투구를 보였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과 K/BB 지수(삼진과 볼넷의 비율)다. 7월 알칸타라의 WHIP 역시 1위(0.79)로 스트레일리(0.83)보다 좋은 지표를 남겼다. 평균적으로 한 이닝에 한 명의 타자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매우 위력적인 투구였다.

K/BB 지수는 더욱 압도적이다. 한 달간 그는 총 34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단 3개의 볼넷만 허용했다. 5경기 중 3경기는 무4사구 경기를 펼치며 제구도 한층 발전된 모습이다. 
 
 두산 이적 후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도약한 알칸타라

두산 이적 후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도약한 알칸타라 ⓒ 두산 베어스

 
알칸타라의 K/BB 지수는 무려 11.33으로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압도적인 1위다. 웬만한 특급 불펜 투수들보다도 좋은 지표를 보여주며 상대 타자들을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 이 기록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외부적 요인보다 알칸타라 본인의 실력 향상이 바탕으로 된 성과이기 때문이다.

사실 알칸타라는 시즌 초반부터 지난해보다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두산의 좋은 수비력과 투수 친화적인 잠실 구장의 특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야수들의 능력과 구장의 특징은 투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분명하다.

그러나 삼진과 볼넷의 경우에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심리적 요인이 주는 영향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삼진과 볼넷의 경우는 외부 요인보다 투수의 제구와 구위, 즉 투수의 순수 능력으로 얻어내는 결과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흔히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으로 불리는 FIP에서 삼진과 볼넷이 계산 과정에 쓰이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그런 면에서 알칸타라는 외부 요인과 상관없이 본인의 실력 자체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것을 해당 기록을 통해서 유추해볼 수 있다.

올시즌 알칸타라의 투구가 유독 빛나는 이유는 등판이 거듭될 수록 에이스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니퍼트와 린드블럼처럼 선발 등판이 예고되면 경기를 이길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는 투구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투구 결과가 좋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경기당 평균 103구를 던지면서 마운드에서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교체 타이밍이 가까워지는 상황에서도 한 이닝을 더 책임지는 등 불안한 두산의 불펜에 쉴 틈을 불어넣어 줬다. 실제로도 그는 두산이 전날 패한 경기에 등판해 연패를 당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스토퍼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는 시즌 초반 무서운 페이스로 승수를 쌓아가며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랐지만 7월에는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 지원 부족으로 승리를 날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KBO리그에서 활약한 이후 지난 7월은 알칸타라에게 가장 완벽한 한 달이었다. 

현재 리그 3위인 두산은 전력상 불안 요소가 적지 않다. 믿을만한 불펜이 부족한 것은 물론, 선발진에서도 알칸타라를 제외하고는 확실한 신뢰를 주는 투수가 없다. 

두산은 매년 우승을 노리는 강팀이다. 우승팀이 되기 위해서는 타팀의 1선발과 맞대결을 펼쳐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에이스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올시즌 알칸타라가 과거 니퍼트-린드블럼처럼 두산을 우승으로 이끄는 에이스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는 이유다.

[7월 타자 MVP: 두산 허경민]
 
 FA로이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두산 허경민

FA로이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두산 허경민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내야의 핵심인 허경민의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공수주 모두에서 리그 최상급 활약을 펼치며 강력한 7월 MVP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올시즌 후 그는 개인 첫 FA 자격을 얻게 되는데 시즌이 갈수록 그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시즌 출발은 불운했다. 비시즌 코뼈 골절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고 6월 초에는 손가락 미세 골절로 약 3주가량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허경민이 빠진 자리에서는 이유찬, 권민석, 서예일 등의 어린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으나, 내야 수비의 핵심인 허경민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무리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허경민은 애초 기대의 200% 이상을 충족시키는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다. 7월 한 달간 83타수 41안타 11득점 12타점 6도루 타율 0.494 OPS 1.093을 기록했다. 월간 타율 1위, 출루율 1위, 안타 1위, 도루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는 7월에 단 1경기만 제외하고 모두 선발 출전하여 모든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총 22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한 것인데 멀티히트 경기가 절반 이상인 14경기에 달한다.

7월 5일 한화전에는 5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기도 했다. 또한 그의 7월 출루율은 무려 0.539에 달했는데 많은 출루와 동시에 도루도 6개나 기록하며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다.

지난해까지 타격 생산력이 다소 아쉬웠던 허경민은 올시즌 폭발력까지 갖춘 완전체로 거듭나고 있다. 7월 마지막 날을 기준으로 규정 타석을 채운 그는 현재 KBO 타격 기록 부문을 휩쓸고 있는 로하스의 타율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5일 기준 0.381).

그의 매서운 활약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유격수 겸업이라는 매우 어려운 과제 속에서 일궈낸 성적이기 때문이다. 유격수로 총 14경기 출장해 106이닝을 소화했는데 실책은 단 1개에 불과했다. 0.982라는 뛰어난 수비율을 보여주며 유격수 겸업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또한 타순이 자주 바뀌는 허경민은 타선에서 어떤 곳도 가리지 않고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타선에서 '허경민 시프트'를 활용하듯 그를 타선 배치의 핵심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심타선 바로 뒤에 배치해 그의 결정력을 믿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발전을 거듭하며 기세를 최고조로 올리고 있는 허경민. 시즌 종료 후 그의 가치가 어느정도 치솟아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6월 '비상'한 kt위즈 로하스와 LG트윈스 정찬헌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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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승호/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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